일요일, 6월 30, 2024

a word of wisdom

으음~ ~ ~ 따라다라라라. 흥얼거리는 소리. 비오고 난 다음날의 공기. 시원하고 촉촉한 바람. 모기장도 열고 창문을 활짝 열어 모든 것을 받아들이자.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응원을 하고 응원을 받고. 상쾌한 일요일 아침을 보냈네! 감기에 들어 컨디션이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쾌하다. 너른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야지. 너른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사랑해야지.

오늘은 6월의 마지막 날이네. 7월이다. 7월 8일은 마야력에서 새해다. 또 다른 새해가 다가온다. 또 다른 연말을 맞이하는 지금. 지나온 꿈들을 돌아보고 정리해야지. 올해 상반기를 돌아보는 일이자, 또 다른 한 해를 돌아보는 일이 되겠구나. 계속해서 오늘은 정말 그런 날이다. 이 바람이 너무 시원하고 맑게 느껴진다. 내 살결을 감싸는 이 촉감이 참 좋네.

금요일, 6월 28, 2024

팽팽한 줄다리기 같은 것. 오래된 습관은 계속 같은 방향에서 줄을 당기고 있고, 이제 그곳으로만 따라가지 않으려고 반대편에서 그를 잡아당긴다. 어느날에는 힘을 주지 않아도, 끌려가지 않는다.  

화요일, 6월 25, 2024

토요일, 6월 22, 2024

물 속의 생에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지? 물 속의 생에선 해가 지고, 해가 뜨는 일이 없잖아. 내가 만약에 물 속에 살고 있었다면 해는 수면 위에서만 뜨고 지는 것이었겠네. 하지만 땅에 있다고 해서 해가 땅으로 지고, 땅에서 뜨는 것도 아니다. 사실 해는 이 땅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있지. 우리 사이의 공간은 무한히 멀다. 하지만 그 무한함으로부터 조금만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는 우리는 하나의 몸이다. 무한함으로부터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우리 밀도는 더 높은 단단한 하나의 점이다. 우리 사이에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하나의 몸덩이다. 그치만 하나의 몸덩이 안에 무한한 공간이 있다. 무한한 거리가 있다. 무한히 팽창하는 사랑들이. 혹은 하나의 묵직한 사랑. 뭉쳐진 사랑.

yestermorrow

우리의 삶은 매일같이 더 자연스럽다. 모든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면서도 당연한 것이다. 우리가 서로 만나게 된 것은 너무나도 기적같은 일이지만 또한 그래야만 했던 일이다. 우리의 삶이 서로 만났을 때 우리는 우리의 삶을 서로에게 적응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다투고, 포기하고, 배웠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만나기 전에 우리는 이미 서로의 삶을 살고 있었다. 우리는 이미 우리였다. 우리는 이미 배웠으며, 이미 다투었고, 이미 모두 배웠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의 당신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공간에 가득한 소리를 느끼다가 나는 문득 이 공간에 가득찬 당연함을 인지한다. 그리고 그것을 생각한다. 이 자연스러움을. 내가 들이마시는 숨은 당신이 내뱉은 숨이며, 당신이 들이마시는 숨은 내가 내뱉은 숨이다. 우리는 서로의 숨 속에서 자신을 이룬다. 우리는 서로를 통해 자신을 이룬다. 이 공간에 당신이 만드는 소리가 가득하다. 몸을 움직일 때 나는 소리, 웃을 때 나는 소리와 코에서 나는 숨소리, 당신의 컴퓨터에서 나는 소리도. 그 모든 소리 안에 내가 있다. 나는 언제나 그 소리 안에 존재하고 있다. 나는 그 소리다. 

공간을 느끼자, 당신을 느낀다. 오늘은 이미 자연스러워져 있었고, 내일은 이것이 더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오늘은 내일이에요. 어제 누군가에게 '오늘은 내일이예요'하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당연하게 '오늘은 내일인가요?'하고 물었다. 그것은 그냥 흘러가는 날짜를 말하는 것과 같았다. 오늘은 23일이에요. 오늘은 23일인가요? 어제는 내일이에요. 

this is tomorrow.

일요일, 6월 09, 2024

어제는 아침부터 비가 거세게 내렸다. 비를 뚫고 판화 작업실에 가서 작업을 하고,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아직 끝마치지 못한 어제의 판화 작업이 약간 아쉬웠지만 그렇기에 다음주를 또 다시 기대하며... 작업을 끝내고 오지와 만나 밥을 먹었다. 건강한 밥을 먹구, 인사동에 도착해 수많은 인파 속에서 약간은 피로를 느꼈지만, 이내 곧 친구들을 만나 즐거워졌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우리는 밖을 걸으며 그 날씨를 만끽하고 멋진 상점을 우연히 발견해 들러 각자가 발견한 귀중한 것들을 샀다. 윤슬이는 사진집을 사고, 혜빈이는 멋진 원피스를 사고, 나는 귀여운 헤어핀과 팔찌를 샀다. 너무 각자의 것들이 각자에게 잘 어울리고 사랑스러웠네. 
우연히 만난 친구들과 반갑게 길에서 인사를 하고, 어제의 가장 커다란 이벤트 강백수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러 이들스에 갔다. 우리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과 감정에 휩싸여 행복했다. 음식과 술을 마시며 듣는 라이브 공연이라니. 강백수님의 음악은 너무나도 일상적이고도 소소한 표현들로 이루어져있어 모두에게 웃음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나는 눈물도 찔끔 흘렸다. 그의 음악을 들으니 문주와 그의 형제가 살아왔을 시간들이 너무나도 느껴져서 나는 온전히 그에 공명했다. 그리고 문주를 따뜻하게 너무나 꼬옥 안아주고 싶었다. 오지와 함께 문주를 힘껏 안아주었는데 문주는 그 사랑을 느꼈는지 아침에 우리에게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감동스러운 메시지를 남겨주었다. 정말 귀여워.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좋아. 날씨도 좋고. 어제 새로 산 수정들을 꺼내어 정화하기로 했다. 정화하는 김에 오랜만에 모든 수정들도 꺼내어 창문 앞에서 은은한 햇살과 바람을 함께 쐬어주며 팔로산토를 태워 정화해주었다. 수정을 정화하니 나의 몸과 에너지가 개운해지는 기분이 들어 이 넘치는 사랑과 감정을 어찌할 수가 없어 일기를 쓴다. 오늘 내게 다가온 수정들을 앞에 두고 일기를 쓰고 있다. 
우리의 어제와 오늘에 사랑과 순수함이 넘쳐흐른다. 어찌 그렇게도 모두가 사랑스럽고 아름다울까. 모든 것은 그것을 느낄 수 있는 때에 만끽해야지. 이 감정이 사라지지 않기를 계속해서 느낄 수 있기만을 바라지만, 그런 바람과 소망 혹은 집착이 될 수도 있는 그런 마음보다는 겸손하게 현재 내 앞에 나타난 것들에 감사하고 그것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느껴야지. 

수요일, 5월 29, 2024

요즘은 거의 매일같이 큰 에너지를 들이고, 마주하며 지낸다. 오늘 일을 끝내고 나서 너무 힘이 없었는데, 저녁을 먹고나니 힘이 조금 났다. 별 것 없는 탄수화물 폭탄ㅎ 
힘을 많이 써선지 기분도 약간은 가라앉고, 기력이 쇠한 것 같은 오후 시간을 쭉 보냈는데, 별안간 이런 저런 갈래로 갈라지는 길을 수없이 가다가 방금 전에 막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죽기 전에 꼭 읽어야겠다는 다짐이랄까 목표를 마음에 새겼다. 그걸 적으러 왔다. 그냥 그렇게 거대한 체험 자체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갑자기 재밌게 느껴졌다. 살아 있는 동안의 무언가를 해내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 일이 내겐 드문데, 좋네. 그렇게 사람들은 사는 걸까 ㅎ ㅎ ㅎ 
물론, 살아 있다는 것, 살아야 한다는 것, 죽고 싶다는 것, 죽을 것 같은 마음... 이러한 균형을 잡지 못한 의식, 자아에 치우친 의식들이 우리를 늘 사로잡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그럴 수도 있으니까. 때때로 힘들 수도 있으니까...! 그럴 때에 반짝이고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어야 해!"

토요일, 5월 25, 2024

오랜만에 기가 쪽! 빠진 날. 이번주가 유난히 피곤하고 고되긴 했지만, 오늘은 그 고됨의 끝에 온 것 마냥 쭈욱 힘이 빠져버렸다. 집에 도착하기를 간절히 바랐네 오랜만에. 주말의 홍대는 정말 모든 것들로 가득하다. 소리도 너무 많고, 너무나 많은 에너지들과 접촉하느라 기가 잔뜩 쓰였네. 

덕분에 집에 와서 일기를 쓰게 되었네. 우리집의 고요함이 너무나 그리웠다. 감사해라. 고요함을 느끼기 위해 지나온 소란스러움. 요즘 내 머리 속이 포화상태가 되어가는 것 같다. 다시 또 비워지기 위해서... 나에게 또 모든 것들이 들어오고 지나가고 통과하는구나. 힘들지만 어쩔 수 없지. 받아들여야지. 그리고 또 비워내야지. 게워내야지. 

금요일, 5월 10, 2024

return to joy

빛과 바람이 완벽한 시간. 지량의 피아노 소리도 너무 아름다워. 모든 아름다운 순간들은 그 즉시 만끽해야 해. 모든 것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이동하고 있는 중이니까. 아름답다고 한마디 던졌던 순간과 지금의 빛과 소리는 또 달라져 있다. 새들이 날아간다. 세상은 조금 더 어두워졌다. 해는 막 산 뒤로 넘어갔다. 아직 산너머 동네는 아름다운 빛이 가득하겠지. 오늘 낮까지만 해도 너무 졸리고 피곤했는데, 집을 청소하고 쓰레기도 버리고, 할 일들을 하고 나서 그런 것일까, 마음도 아주 편안하고 기분이 좋다. 마음도 정돈이 되었는가보다. 어제 뽑은 카드가 계속 생각난다. return to joy. 기쁨으로 계속 돌아가야지. 

금요일, 4월 26, 2024

the rhythm changes

오늘은 친구의 프리 웨딩 촬영을 해주었다. 아침부터 모여서 뚝딱거리는 몸을 천천히 풀고, 점점 우리는 즐겁고 편안해졌다. 사랑과 웃음이 넘쳐났네. 누군가의 모습을 찍어주면서 오랜만에 느낀 행복과 뿌듯함. 이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구나. 누군가의 소중한 시간을 계속해서 꺼내볼 수 있는 무언가로 기록을 해준다는 것이! 즐겁고 감사했다. 날씨도 너무 아름다웠고...! 정신없고 조금 피곤하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것이 즐거웠다네. 시간은 유형의 것이구나.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정말 오랜만에 카마시 워싱턴의 the rhythm changes가 나왔는데, 재작년 4월이 떠오르면서 상쾌하고 기뻤다. 사랑하는 지량을 만났던 시간이 떠오르기도 했고, 오늘 친구와 친구의 연인을 보면서 큰 사랑과 편안함을 느끼고, 믿음을 느끼고, 두 얼굴에 서로의 얼굴을 담고 있는 것을, 서로의 시간을 담고 있는 것을 보면서 즐거웠네. 촬영을 하면서 하나둘씩 모인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너무 즐거웠어. 귀여워. 모두 사랑해. 우리 혜빈이와 용우 너무 축복해. 지은이, 문주, 윤슬, 가현이, 세희. 모두 사랑해.

수요일, 4월 24, 2024

갑자기 일기를 쓰는 일이 신성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일기를 쓰는 일이 아니라, 쓴 일기를 다시 읽는 일. 일기를 쓰고 있는 다른 날의 나를 그대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다. 시간은 직선이라는 착각 속에서 희미해지는 감각이 다시 보드랍고 유연한 공간에서 생생해진다.

밤 열한 시. 이즈음에 꼭 새벽녘에 꾸었던 꿈이 잘 떠오른다. 오늘은 버스에 앉아서 버스의 승객들을 찍는 사진작가를 만난 꿈을 꾸었다. 꽤 나이가 있고, 작품 활동을 많이 해온 유명한 작가였어서, 그 작업이 이제는 약간 허울만 남은 작업이 아닐까 하고 혼자 짐작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내가 탄 버스에 그 작가가 있었다. 나는 그 사람보다 앞에 앉아있었다. 아마 나도 사진에 찍힐 수 있는 자리였다. 나는 가운데 자리에 앉아있었다. 살짝 그가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 어떻게 그 동네를 사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는 동네 친구인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다가 울었다. 그 눈물을 보자, 언제나 그 마을버스를 타고 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 모습을 찍는 그 작업이 순수하게 느껴졌다. 나는 내가 지레짐작하던 마음을 고쳐먹었다.

아아 졸려. 잠이 쏟아지려고 할 때, 지난 꿈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이 시간이 아닌 저 시간에 닿고 있어서 겹쳐지는 현상인 걸까. 재밌다.

일요일, 4월 21, 2024

나는 이제 죽는다. 온몸에 힘이 빠진다. 숨이 빠져나가고, 모든 긴장이 덜어지고. 아아. 사실 난 언제나 죽는 것이 두렵지 않았어. 죽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던 나날도 있었고, 혹은 죽어도 이제 여한이 없을 만큼 행복한 순간에 나는 그런 생각을 했었지. 그런데 이제 내가 정말로 죽는구나. 마음이 가벼워지고, 몸이 점점 가벼워진다. 나는 이렇게 가벼워지고 싶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었나 봐. 이런 마음을 읽을 내 가족들에게 미안하지만,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기도 했던 것 같아. 그렇게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숨이 모두 빠져나가자 나는 이제 죽었다.

나의 장례식이 열린다. 우리 엄마가 보인다. 엄마는 온몸으로 울고 있다. 너무나 가엽고 불쌍하고 귀엽게 울고 있다. 내가 많이 보아왔던 모습이다. 가여운 우리 엄마는 나에게 연신 미안하다고 내가 불쌍하다고 말을 한다. 내가 아픈 것을 잘 알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한다. 나는 엄마의 귀에다가 대고 ‘엄마 이제 다 괜찮아, 다 괜찮아. 정말 괜찮아.’라고 말한다. 아빠가 다가온다. 아빠는 뜨거운 얼굴로 눈물을 흘리며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모든 말들도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린다. 나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 아빠. 나는 아빠의 귀에다가 대고 말한다. “아빠, 나는 이제 괜찮아. 고마워 말해주어서.” 나는 마음이 편안하다. 그리고 내 동생들이 들어온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내 동생 오지은. 지은이도 눈물을 흘리며 정말 너무나도 슬픈 표정으로 내 앞에 선다. 나는 같이 눈물이 나온다. 너무너무 눈물이 난다. 내 사랑하는 동생 지은이. 너무너무 사랑하는 내 동생 지은이. 지은이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몇 번이고 다시 살 수 있었고, 너무나 재미있고, 언제나 위안이 되었다. 지은아 고마워. 나는 지은이에게 말한다.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너무너무 고마웠다고, 정말 정말 보고 싶다고. 그리고 그 옆에는 쪼르르 우리 귀여운 고양이들이 함께 있다. 미셸과 까미유. 나는 고양이들을 보며 가장 눈물이 많이 흐른다. 가여운 우리 아기들, 내가 우리 아기들보다 먼저 죽었네. 미안해. 더 많이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너무너무 사랑해. 너희들 덕분에 나는 사랑을 배웠어. 정말 정말 그 귀엽고 보드라운 털을 수천 번 더 쓰다듬고 싶고, 안아주고 싶고, 사랑스러운 향기를 맡고 싶다. 내가 다시 살 수만 있다면 미셸 몸에 내 얼굴을 파묻고 미셸과 함께 서로를 느끼고, 사랑을 느끼던, 내 몸과 마음이 온전해짐을 느끼던 그 어느날의 풍경으로 다시 가고 싶다. 하지만 이제 그럴 수가 없다는 사실이 가장 슬프구나.
그리고 이제 나의 반려자, 지량이 보인다. 지량은 너무나 슬퍼하고 있어. 나는 가슴이 너무 아프다. 지량에게 너무 미안하다. 하지만 지량도 내게 미안해한다. 지량은 내게 미안하다고 말하며 운다. 우리가 함께 있는 시간이 이렇게 짧을 줄 몰랐다. 나는 지량을 안아주고 지량에게 괜찮다고 말을 한다. 지량이 너무 심하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너무너무 사랑해.

가족들과 친구들을 모두 만났다. 모두 나에게 생전에 내가 듣기 좋아했던 말을 해주었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쏟아내기도 했다. 나는 그 모든 것을 듣는 것이 좋았다. 그 모든 것을 듣자 나는 편안해졌다.

관 속에 뉘인 나는 이제 화장터로 왔다. 이제 곧 불이 켜질 것이고, 나의 육체는 정말로 사라진다. 우리 엄마가 너무 심하게 울고 있다. 가여운 우리 엄마. 가족들이 우리 엄마를 안아주고 있다. 고양이들은 영문을 모른채 함께 있다. 하지만 함께 있어서 나는 더 행복하다. 이제 불이 켜진다. 내 몸이 서서히 사라진다. 나의 머리카락이 다 사라지고, 살결이 모두 사라지고. 이제 나는 뼈만 남았다. 그리고 이제 이 뼈들도 가루가 되었다. 나는 이제 가루가 되어 예쁜 그릇에 담긴다.

가루가 된 나를 가족들이 물이 있고, 풀도 있는 아름다운 풍경에 데리고 가서 뿌려준다. 나는 공기 중에 흩어진다. 나는 이제 정말 모든 먼지들과 바람과 하나가 되어 세상을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나는 너무나 자유롭다. 편안하다. 나는 더 멀리 멀리 날아 태양에 가 닿는다. 너무나 밝고 뜨거운 태양에 가 닿는다. 나는 태양의 한 조각이었다. 그게 본디 나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모두 다 본디 이 태양의 이 따스함의 한 조각이었음을 안다. 우리 엄마, 아빠, 지은이, 지량, 미셸, 까미유…. 모두가 결국에는 태양의 조각들로 돌아와 나와 하나가 됨을, 나와 원래 하나였음을 우리는 하나임을 안다. 그 사실을 알게 되자 나는 이제 정말로 이 세상에 조금이나마 남겨둘 뻔한 아쉬움과 미안함이 모두 덜어진다. 아쉬울 것이 없었고, 슬퍼할 일도 아니었구나. 모든 존재가 다 나였고, 다 우리였다. 내가 너무 사랑하던 존재들도, 내가 미워하던 존재와 내가 용서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존재까지도.

나는 완전하게 죽고, 태양의 한 조각이 되자, 내가 이 모든 것을 깨닫게 되자 태양은 나에게 또다시 돌아갈 기회를 준다. 나는 다시 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나는 그러자 본디 태양의 한 조각인 내가, 이 뜨겁고도 밝은 존재인 내가 이 세상에서 다시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알았다. 나는 이 밝음과 뜨거움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전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태어난다. 다시 내 몸이 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내 몸에 숨이 가득해진다. 나는 다시 태어났다. 나는 태양의 한 조각임을 기억한 채로 다시 돌아왔다. 나는 더 밝고 더 아름답고 사랑이 가득한 존재임을 안다. 나는 다시 태어났다.

금요일, 4월 19, 2024

해의 사람

해가 지고 나니 쭈욱 에너지가 빠져 버렸다. 정말이지 나는 해가 떠 있을 때에 더욱 에너지가 활발한 사람인가 보다. 나는 해가 떠 있는 동안에 중요한 것들을 하고,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요즘 그 내용을 더욱 체감하는 것 같다.
오늘 내가 좋아하는 부숭부숭하고 알록달록한 예쁜 털실들을 꺼내 꼬아서 뭔가를 만들었다. 화분을 꾸미고 싶었는데 한참 걸려 만들었건만 화분에 맞지 않았다. 지량에게 줬다. 아무 생각 없이 막 시작했는데, 오랫동안 앉아서 만들었다. 밝은 햇빛을 느끼면서. 나는 그 느낌이 좋아서 계속 해가 떠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지량은 더 길어질 거라고 말해주었다. 프랑스에 있을 때를 생각했다.
나는 해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일기를 쓴다. 
난 요즘 활기를 되찾았다. 스트레스를 주는 것들이 몇가지 있지만, 꽤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작업만 잘된 다면 아주 정말이지 완벽할 것 같은 나날들이다. 하지만 꼭 그것이 완벽을 이루어주는 것은 아닐거야. 쓰고 나니 그렇다. 저녁이 되고 힘이 쭉 빠져서 저녁을 먹고는 넋을 잠깐 놓고 있었는데, 감자칩을 먹고 다시금 힘을 내는 중이다. 주절주절- 다 끄집어내고, 풀어내는 일기를 언제든 쓰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넋을 놓고 있었던 것치고는 꽤 손가락이 잘 움직여주고 있다. 요즘 말을 할 때, 주저하게 되는 부분이나 끊기는 부분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마음과 머리의 논지가 명확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기뻐졌다. 열심히 말을 꺼내고 만들어내고 싶어. 나는 다시 할 수 있을 거야. 나는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어.
아침마다 일어나서 수리야나마스카라를 해야지. 하고 싶다는 마음은 늘 있었지만, 일기에 쓰며 한번 다짐해 본다. 태양의 기운을 듬뿍 받아서 저녁까지 에너지를 골고루 써야지.

화요일, 4월 16, 2024

4월 16일


아스파라거스 수아베올렌스

유칼립투스

박쥐란 

토요일, 4월 13, 2024

이불 속에 들어갔다. 문득 준비하고 있는 전시와 관련해서 줄 하나를 꼬았다. 이불을 덮는 것. 이불 속의 나를 만나는 것. 작업 생각이 문득 떠오르긴 했지만, 금방 그것을 흘려보내고, 다시 나는 내가 가기로 한 시간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이불 속에 있는 나를 만나러 가는 일은 어렵지 않다. 내가 이불 속에 덩어리진 채로 보이는 것은 그래도 어렵지 않은가 보다. 지난 명상에서 나를 만나러 갔을 때에는 아무런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어떻게 소리가 전달되는지, 어떻게 마음이 전달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무언가 나를 거부하고 밀어내는 느낌은 아니었으나 아직 완전히 닿지 않은 것 같았다. 오늘 다시 그 상태를 느끼다가, 나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여전히 나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 말을 걸기 위해 이런저런 방식들을 고민하다가, 어쩌다 보니 무엇을 원하는지 들을 수 있었다. 내게 '언니가 어떻게 좀 해봐'라고 내가 말했다. 나는 알겠다고 하고, 이불을 박차고 나와 엄마에게 가서 말했다.

엄마, 지금은 밤이야. 너무 늦었어. 너무 시끄럽고, 무서워. 나는 잠을 자고 싶어. 편안하게.

엄마는 내게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아빠가 힘들게 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듯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아빠에게도 뭐라고 나는 말을 해야 했다. 하지만 아빠가 만나지지 않는다. 아빠의 얼굴이 나타나지 않는다. 항상 엄마 너머로 어떤 목소리 혹은 어떤 이미지로만 아빠가 존재한다. 그러고 보니 내가 중곡동에 살던 시절에 집에서의 아빠 얼굴이 정말 많이 없다는 것이다. 이 일지를 쓰는 동안 갑자기 몇 가지 기억이 떠오르긴 해서 다행이라 여겨진다. 아무튼, 어떻게 좀 해보라는 말을 건넬 아빠가 명상하는 동안에는 떠오르지 않았고, 만나지지가 않았다. 나는 아빠에게 수화기 너머로 말하듯 말했다. 우리가 너무 힘들다고, 어떻게 좀 해보라고. 어디에 있는 거냐고. 나타나라고. 아무튼 오늘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었다. 말을 할 수 있었고. 이것이 다른 시간의 나와 대화하는 법인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불 속의 나는 항상 답답하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고, 덥다. 이불 밖 켜진 불빛이 느껴진다. 소리가 들린다. 이불 밖에서 나는 잠들어 있지만, 이불 안에서 나는 깨어있다.

약 30분간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왠지 누워서 온몸의 가지들을 완전히 이완하면서도 명료한 의식으로 명상을 할 수 있었다. 싱잉볼 소리를 듣는 동안에는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목이 꺾이었는데, 아마도 목의 앞부분에서 무언가가 정화되는 것 같았다. 목 근육들이 조금 부드러워진 것 같다. 30분간 시간을 보내고, 오늘 이불 속의 나와의 만남은 여기서 정리되는 것이 느껴졌다. 다음에는 아마 더 많은 것을 말하거나 해낼 것 같다. 그리고 아마 또 다른 시간 속에 존재하게 될 것임을 느낀다.

수요일, 4월 10, 2024

용서를 배우기 위해서, 핍박받고 차별당하는 현실을 체험했어.
요즈음 그런 생각을 했다. 핍박받고 차별당하며 느낀 두려움과 분노의 감정들, 그것들을 해소하고 정화하기 위해서 그런 현실을 체험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용서를 배우고 양보를 배우기 위해, 자비를 배우기 위해 그런 현실을 창조한 것이라고.
지나가는 차들이 걸어가는 사람들과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꼭 차로 받을 것처럼 지나가고, 꼭 위협하는 것처럼,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너무나 화가 나는 한편, 얼마나 조급하고 좁은 마음들이 저런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내가 지나온 모든 화가 나는 현실들이 어쩌면 내가 진정으로 이 생에서 용서를 배우기 위해서 창조된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감정을 느끼는 것이 가장 큰 목표가 아니라 말이다. 감정을 느끼고, 온전히 그것을 느끼고 분노가 사라지고 나면 그때 우린 용서를 하게 될 거야. 그것이 어쩌면 결국에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인 거야.
기쁜 것도 슬픈 것도 느끼지 않는 상태란, 모든 것에 무감해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일어난 그대로 받아들이고, 떠나보낼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겠지.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 바가바드기타에서 일어나는 일. 그것이 그런 말일 거야. 지겨웠던 구절들이 지나가고 밭과 밭을 아는 것에 대해서 배운다. 

화요일, 4월 02, 2024

천혜향 두 개를 와라라 먹었다. 너무너무 상큼하고 너무너무 맛있어. 달콤해. 참으로 만족스러워. 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마침 천혜향을 먹고 너무 만족스러워 이 문장으로 일기를 시작한다.

쓰고 싶은 말들이 가끔씩 한마디씩 혹은 한 단어씩 혹은 한 이미지씩 있었다. 조각인지 뭉텅이인지 모으기가 힘들어서 한동안 아무것도 쓰지는 못하였다. 오늘은 그나마 손가락을 움직일 수가 있어서 써보기로 한다. 하지만 이 문장을 쓰자고 바로 또 한 이십 분 동안 다른 곳을 배회하다가 돌아왔다.
오늘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생각과 사진을 펼쳐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 것은 '극복'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장애와 관련한 교육 영상을 볼 일이 있었는데, 장애를 무의식적으로 부정적인 단어와 연결 지어 표현하는 것을 지양할 수 있도록 적절치 못한 표현을 짚어주고 있었다. 흔히들 쓰는…. 표현 "'장애를 극복하고' ---을 해낸다."와 같은 말을 예시로 설명하고 있었다. 사실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갑자기 그 설명에 깊이 공명했다. 장애는 질병과 같이 고쳐져야 하는 어떤 상태가 아니라 고착된 한 특성이므로, '극복한다'라는 표현과 함께 쓸 수 없는 말이었다.
그 설명을 들으며 나는 내가 주기적으로 겪는 어떤 상태를 떠올렸다. 나는 활기차고 밝고 명랑하게 지내다가도, 어떤 기간에는 느리고 어둡고, 힘이 없어진다. 내가 이제껏 '정상적인', '원래의' 나의 상태로 지내다가 아주 어쩌다가 내가 힘들고 지치게 되면, 우울의 시기가 찾아온다고 표현하곤 했는데, 그래서 나에게 찾아오는 그 우울의 상태는 항상 너무나 힘들고, 나뿐만 아니라 모두를 힘들게 하고 반드시 극복해야만 하는 어떤 상태였고, 그것은 나의 질병이었다. 때문에 그 시기의 나는 나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요즘 가장 두렵고도 괴롭고 싫은 것은 내가 오늘 나의 우울을 치료한다고 하더라도, 다시 언젠가 또 지친 몸에 우울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너무 힘들었기에, 그 괴로운 시기를 몇 번 겪고 나니까 그것들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다시 치료가 필요해지는 상태를 말이다. 이상하게 이번에 치료를 진행하는 중에 갑자기 내가 많이 힘들어졌다. 3월 한 달 동안에. 급격히 약간 힘겨워진 것 같다. 어찌저찌 약간 지친 나를 가누어보려고 했는데, 3월은 그러다가 금세 지나간 것 같다. 3월의 모든 꿈도 그러하고. 아무튼, 이 상태는 나에게 극복되어야 할 상태였다. 이때의 나는 내가 아니고, 이 상태의 내가 하는 생각과 말은 크게 중요하거나 어떤 효력이 있지도 않다고 생각했고 말이다.
그치만 우울의 상태가 찾아오는 시기를 예측하거나 대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것이 어떤 뚜렷한 형태와 규칙을 갖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평생 내가 그것을 몇 번이고 마주해왔다면, 평생 몇 번이고 마주할 수 있는 질병이라면, 그것이 질병이라 할지라도 어쩌면 그것은 내가 가진 어떤 한 특성일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나를 이루는 어떤 특성이지 않을까. 힘이 쭉 빠져서 슬프고, 무감하고, 바보 같고, 불안한 내가 사는 그 시기도 온전한 나를 이루는 한 부분이지 않을까. 그럼 내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이 나의 상태를 극복해야 하는 상태가 아니라, 내가 가진 하나의 특성으로 받아들이고 그 특성에 맞게 나를 잘 다루어가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바로 지난 일기에만 해도 내가 '극복'이라는 단어를 썼더라. 근데 무언가를 언제나 극복해야만 하는 건 아닌가 봐. 내가 겪는 폭력적이고 비관적인 사고와 감정의 상태도 나의 한 부분일 뿐이었다. 고치고 뜯어내어 없는 것으로 만들 것은 아니었다. 나는 수많은 모습의 나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에 나를 살리고 싶은 나와 나를 죽이고 싶은 나도 있을 뿐이다. 그 각각의 파동들이 나에게 다가올 때 나는 그들에 맞는 움직임으로 살면 되는 것이야. 힘이 없을 때는 힘없이 지내다 보면 다시 힘이 나는 시기가 오겠지. 그걸 도와주는 약이 있을 수도 있고, 선생님이 있을 수도 있고, 친구가 있을 수도 있고... 이렇게 생각하니 또 우울이 찾아오면 어쩌지-하는 두려움은 이제 가벼워졌다. 극복해야 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가벼워지네. 요즘 포켓몬고에 빠진 나를 지량은 그냥 그렇게 빠져있도록 내버려둔다. 그 상태가 평생의 상태가 아니니까, 빠져있다가 다시 또 다른 것으로 빠지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 아니까. 지량이 하는 말들이 그런 말이었다. 극복해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는 것.
신기하게도 내가 어제인지 그제인지... '연약한'이라는 말에 대해서 또 곰곰이 생각하며, 하고 싶은 말이 조금씩 튀어나올 것 같았는데, 오늘 공명한 이 내용들과 닿아 드디어 이어졌다. 아마 울고 있는 나를 위로해 주고자 지량이 한 말이었던 것 같은데…. 나는 원래 강한 사람이라고. 그랬어. 그 말을 들으며 나는 내 이름을 떠올렸다. 내 이름은 세라야. 강해지라고 아빠가 그렇게 지었대. 세지라고. 세라. 그래서 나는 그래 맞어 나 원래 강한 사람인데 내가 왜 그러지- 하는 생각에 잠시 빠졌다가, 바로 내가 평생 잊지 못하는 친구의 말 하나를 또 떠올렸다. 내가 너무 유리 심장이라 망할 것 같다고 했던 말. 나는 그 말이 평생 원망스러웠고, 내가 연약하고 내가 소심하다고 느껴질 때 종종 그 말을 떠올리곤 했다. 그건 나를 다시금 강하게 움직이게 하는 어떤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때로 나 자신을 자책하는 말로 맴돌기도 했다.
그걸 나는 또 하루 종일 생각했다. 근데, 연약한 것은 꼭 죽나? 연약한 것은 꼭 망할까? 아니야. 연약한 것도 산다. 연약한 것도 다 해낼 수 있어. 연약한 것도 연약한 방식으로 살어. 연약한 것이 누군가를 구할 수도 있고, 사랑할 수도 있어. 그래서 나는 늘 연약한 것들을 위해 소리치는 사람이 되고 싶기도 했고, 그렇게 소리치는 생명들을 사랑하기도 했고 말이다. 장루이 선생님이 내 작업을 보며 'précaire'라는 단어를 알려주셨다. 그건 '연약한'이라는 뜻의 불어 단어다. 내 사진들에서 연약함을 보셨다. 그게 장면들이 녹아내리고 뭉쳐져서 그런 연약하고도 여리여리한 색감과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기도 했지만, 실제로 그것들을 통해 나는 모든 것들을 그렇게 연약하게 바라보고 싶기도 했고. 아무튼, 그 말을 듣고 나는 또 내 사진이 아니라 연약한 나 자신이 떠올라 눈물을 흘려버렸는데, 장루이쌤이 정말 당황해하셨다. 장루이쌤은 내 사진 속에서 연약함을 보시는 거지, 내가 연약한 것이 아니라고 말씀해주셨고, 또 연약하다는 뜻의 그 단어가 나쁜 것이 아니라고 거듭 말씀해주셨다. 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아는데 그냥 눈물이 났다. 너무 웃겨. 그 날의 단어가 오늘 드디어 이어진다. 나의 이야기로. 오늘 나의 발견으로. 
연약한 것은 연약해서 망하거나 죽는 게 아니야. 모든 것이 죽듯이 죽고, 모든 것이 살듯이 살어. 연약한 것은 연약하게 살면 돼. 강한 것은 강하게 살면 되고 말이야. 너무 웃기게도 나는 바로 또 포켓몬들을 떠올린다. 아아- 그래서 내가 포켓몬고를 하게 된 것인가 봐. 진짜 진짜 보기에도 강하고, 실제 능력치도 강력한 포켓몬들이 있는가 하면, 정말 이런 애가 어떻게 살아가지-싶을 정도로 연약하고 아무와도 싸우지 못할 것처럼 생긴 포켓몬들이 있다. 꼬지모같은 애들. 나뭇가지가 웃고 있는데 아무도 해치지 못할 것처럼 생겼어. 너무 하찮아서 귀여운 아이. 그런 애들이 많다. 하지만 모두가 각자의 특성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살고 싸운다. 게을킹은 게으름으로 싸우고, 질뻐기는 오물을 던지면서 싸운다. 그러고 보니까 정말 웃기네. 포켓몬고를 내가 갑자기 시작하게 된데도 이유가 있었나 봐. 너무 웃겨. 불현듯 시작하여, 힘이 쭉 빠진 기간 동안 급격히 많이 했는데, 그 각자의 능력치와 특성들을 보는 게 요즘 나의 재미였거든. 하여간... 참 이런 내가 웃겨.

천혜향 두 개를 와라라 먹고 시작한 일기를 쓰다가 하나를 더 먹었어. 천혜향 세 개로 쓴 일기.

화요일, 3월 05, 2024

조리있게 말하기. 조리있게 생각하기.
너무 많이 생각하기. 너무 많이 말하기.
너무 많이 생각해서 너무 재밌지만 때로는 불안해지기도 하는 것과 필요한 것만 떠올리고 조리있게 생각하고 말하는 것 중에 무엇이 더 좋을까. 너무나 재미있지만 가끔은 꼭 우울해진다면 그냥 그렇게 사는 편이 나으려나. 평안하지만 너무 평안한 나머지 무감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무래도 재미가 없지? 그것은 아무래도.. 그렇지?
요즘 그런 꿈을 꾸었고, 그런 생각들에 빠졌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것들을 정리하고 적응하고 극복하고 그렇게 충분히 천천히 느낄만한 그런 시간이. 그치만 혼자 그것을 지나갈 만한 시간을 갖는 게 지금 내게 적정한지도 모르겠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다른 것들로 내 시간과 공간을 채워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기도 하여 어찌저찌 중간의 것들을 택하며 중간의 길을 가고 있었는데 하여간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어떤 말과 화는 꼭 나를 겨눈 것 같았어. 맞지. 세상은 나의 거울이니까.
생각하지 않고 성찰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은 나쁜 걸까? 모르겠다. 내가 무감해지는 것이 우울인지, 우울의 치료로 인한 부가적 효과인 건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의사는 그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 그런 경우에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계속 일기를 쓰고 싶었다. 영 분위기가 맞지 않아서, 기력이 고르지 않아서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시무룩해지니까 일기를 쓸 수 있었다. 오늘은 바가바드기타 필사를 처음으로 빼먹었다. 34일째인 오늘. 지난 번 요가수트라 필사 명상을 하면서 한번 겪은 생각과 마음들이라 그런지, 이번에는 필사를 빼먹게 되더라도 크게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다. 오늘도 그래서 열두시가 넘어가는 것을 그냥 무덤덤하게 지켜보았다. 오늘 회사에 1분 지각을 한 것과 비슷했다. 오랜만에. 필사 명상을 빼먹는 것에 크게 마음이 동요하지 않게 된 것도 있지만, 전보다 필사 명상을 하는 일이 훨씬 수월하게 느껴지게 된 것도 변화다. 글씨 쓰는 것이 편안하고 편하고, 자연스럽다.
매일 내가 쓰는 구절들은 마치 일기처럼 오늘 내가 알아야 할 내용을 전해준다. 매일 크리슈나가 내게 해주는 말이다. 마침 오늘도 그런 말씀이었다. 자신에 의해 자신을 높이고 자신을 비하하지 말지어다. 자기야말로 자기의 친구이며 자기야말로 자기의 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 자신을 비하하려는 생각을 하려고 하던 참에 내 손이 그 구절을 쓰게 되었다. 정말 웃기게도 오늘 어쩌다가 침착맨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자꾸 진다는 누군가에게 언제나 그렇듯 흘러나오는 자연스럽고도 즉각적인 말을 내뱉은 것을 보았는데, 그게 꼭 크리슈나가 하는 말 같아서 생각이 났다. 자기와의 싸움이니까 이긴 것도 나라는 말이었다. 너무 웃긴데 감탄스러웠다. 정말.
아빠랑 어렸을 적에 우리나라의 명산을 다니곤 했는데, 힘들게 산을 오르던 어느 날에 아빠가 내게 등산을 하는건 자기와의 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던 그 순간을 종종 떠올린다. 무언가 힘든 것을 하고 있을 때에 힘든 하루를 지나가고 있을 때에 가끔 떠오른다. 산을 오르는 것은 나를 걷는 것과 같은 것이구나. 나를 오르는 것. 나를 걷는 것.
오랜만에 일기를 쓰니까 너무 좋네. 말라카이트도 너무 좋고. 로저와 브라이언 이노 형제들 앨범 중에 mixing colors라는 앨범을 한창 듣던 때가 있었는데, 오늘 오랜만에 그 앨범에 들어있는 malachite가 흘러나왔고 새삼스럽게 너무 좋았다. 새롭기도 했고. 집에 와서 윤슬이가 선물해 준 말라카이트를 만지작거리고, 그 반짝이고 만질만질한 표면 위에 비추는 빛을 바라보았다. 일랑일랑 향을 맡고, 다시 초록빛의 앨범을 들으며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일기를 쓰는데, 마음이 좋아졌다. 다행이다. 다행.

토요일, 2월 17, 2024


 

우리집에 콘트라베이스가 생겼다. 현님의 콘트라베이스. 우리가 종종 즉흥 연주를 하고, 음악을 만드는 걸 보고, 우리에게 콘트라베이스를 맡기면 재밌게 잘 갖고 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그래서 우리집에 빌려주러 현님이 왔는데, 우리가 콘트라베이스를 만지고, 소리를 내는 걸 보고 현님이 너무 기뻐했다. 나도 오랜만에 너무 신나고 기뻤다. 어제랑 오늘 지량과 한번씩 함께 연주를 했다. 지량은 피아노를 치고, 나는 콘트라베이스를 치고. 연주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바로 소리에 몰입하게 된다. 그 진동이 나를 아주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계속해서 그 소리를 듣고싶게 만든다. 아아아. 재밌어. 

햇살이 가득한 오후. 아주 따스하고 창문을 열어두어 햇살과 바깥 공기가 함께 느껴진다. 먼지 일어나는 소리들도. 공양이가 내 다리 위에서 꾹꾹이를 하고 편안함을 느끼고 나는 잠이 솔솔 오고. 그때 갑자기 느껴지는 이 느낌. 정말 너무나 오랜만에 느껴지는. 내가 살았던 어린 시절의 어떤 순간들 계절들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것은 어떤 감각인지 명확하게 설명되긴 어렵다. 맡아지는 냄새같기도 하고, 어떤 기분같기도 하고, 어떤 인상 혹은 어떤 빛깔의 정도, 이 모든 것이 합쳐진 여러가지 가지 감각의 총체같기도 하고 말이다. 이런 것도 플래시백일까 어떤 사건이나 사람, 기억이 떠오르는 것은 전혀 아닌데, 어떤 시기의 총체적 느낌 어떤 시간의 감각이 느껴지는 것이다. 이 따뜻하면서도 시원한 공기. 햇살은 따뜻한데 아직 피부에 닿는 공기는 공기는 차가운 그런 시간. 

모든 기억들이 마치 일어나지 않았던 일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는데 오직 그것은 기억이라는 형태로만 떠올려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느껴지는 착각. 그러나 오늘과 같이 마주하는 이런 순간에 나는 내가 살았던 그 모든 시간들이 실재하였음을 알게 된다. 

목요일, 2월 01, 2024

 

터키의 밤은 굉장히 아름다워. 아야 소피아 성당과 블루모스크가 마주고보고 있고 유럽의 불빛과 아시아의 불빛이 한데 섞여 있거든. 터키에 있으면서 너의 생각이 많이 났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랑 터키는 많이 닮은 것 같았거든. 모든 것들이 혼재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모든 개체가 각각의 빛과 멋을 잃지 않고 있는 모습이랄까?


스무살때였을까. 정모가 이스탄불에서 써 준 카드가 있다. 가끔 이 카드를 떠올리는데, 너무 아름답고 맘에 드는 말이 적혀있어서ㅎ 얼마전에 오래된 편지들이 가득한 박스를 정리했다. 평생동안 정리하지 않았던 것들을 요즘 정리하고 있다. 편지함에서 정모가 써 준 카드를 계속 읽고 싶어서 잠시 꺼내두었다. 너무 아름다워. 계속 소중히 간직해야지. 나를 이런 모습으로 떠올려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하고 아름다워. 

월요일, 1월 22, 2024

눈을 감고 어떤 장소를 떠올려보세요. 지금 있는 방 혹은 당신의 집 혹은 익숙한 어딘가, 그냥 지금 떠오르는 어딘가. 천천히 그 장면을 떠올렸다면 구석구석을 살펴보세요. 아마 볼 수 있을 겁니다. 어느 구석에 무엇이 위치해 있는지 어떤 느낌인지. 그것이 바로 당신이 그곳에 있지 않으면서도 닿는 방법입니다.

어딘가에, 누군가에 우리의 신체가 위치해 있지 않으면서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전혀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 내가 했던 말이다. 오늘 꿈에서.

아침부터 귀찮음과 분노, 불만 등이 떠올랐다. 그것들이 쉬지 않고 밀려들려고 하자 그 감정들을 받아들이고, 사랑의 에너지로 다시 전환하기 위해 명상을 했다. 머리가 복잡해지고, 마음이 괴로워지는 이유는 내가 현존하지 않음으로써 일어나는 일들이다. 내가 귀찮다고, 괴롭다고 생각하는 일은 현재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었고, 분노의 감정 또한 내게 현재 직접적으로 일어난 상황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왜 그곳에 가있지? 나는 현재 지금 여기에 있는데-하고 생각을 생각을 하다가 현존하기 위해 호흡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호흡에 집중하기.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었다. 그러면서 이 버스 안에 있는 모두의 두려움과 고통, 짜증스러움을 들이마시고, 내 안에서 그것들을 정화시커 오직 따뜻하고 편안한 숨으로 다시 내뱉었다. 그렇게 정화된 숨을 다른 이들이 들이마쉴 수 있도록. 그렇게 호흡하다가 오늘 꿈 속의 말이 떠올랐다.

내가 현재 위치하고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 닿거나 존재할 수 있는 방법. 오늘 아침처럼 내가 현존하지 않음으로써 일으킬 수 있는 고통도 있었지만, 그 방법을 다르게 사용한다면 나는 버스 안에서도 내 동생의 방에 들어가 동생을 쓰다듬고, 미셸과 까미유가 누워있는 곳에 가서 그들을 어루만질 수 있는 것이었다. 나는 생생하게 떠오르는 내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곳에 닿아 그들을 어루어만지고, 아픈 곳을 주물러주었다.

그러고 보니 나를 괴롭히는 상황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도 아니고 내가 지나왔거나 혹은 일어나지 않은 그러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네. 존재하지 않는 것에 닿으려고 했던 것이니, 실재하지 않는 괴로움을 내가 만들어낸다는 것이 그로구나. 반대로 내가 내 동생과 고양이에게 닿는 일은 현재 그들이 있는 곳으로 내가 정말 가 닿는 일이었다. 정말로 닿아 내가 사랑을 줄 수 있는 체험.

여기에 있으면서도 그곳에 닿는 일은 사랑의 체험이구나. 

화요일, 1월 09, 2024

maha vakya

1. 브라흐만 사트얌 자간 미트야(Brahman Satyam jagan Mithya) - 절대인 브라흐만은 참이며 세상은 참이 아니다.
2. 에캄 에바드비티얌 브라흐만(Ekam Evavitiyam Brahman) - 브라흐만은 하나이며 둘이 아니다.
3. 프라그얌 브라흐만(Pragryam Brahman) - 브라흐만은 최상의 지혜이다.
4. 탓뜨밤 아시(Tattvam Asi) - 그것은 그대이다.
5. 아얌 아트마 브라흐만(Ayam Atma Brahman) - 참나인 아트만과 절대인 브라흐만은 같다.
6. 아함 브라흐마스미(Aham Brahmasmi) - 나는 절대인 브라흐만이다.
7. 사르밤 칼비담 브라흐만(Sarvam Khalvidam Brahman) - 모든 이것은 브라흐만이다.

자비를 배우기 위해 분노를 경험했고, 치유되기 위해 병들었다. 더 치유받아야 하는가봐. 보살핌을 받아야하는 가봐.

일요일, 12월 31, 2023

버스를 타고 후아힌에 가고 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너무나 가깝게 느껴졌다. 하늘이 너무 가깝고, 무한한 사랑을 느끼는 것이 너무나 수월하다. 움츠러든 심장을 펴고 세상을 받아들이고 세상을 느끼는 것이 아주 쉽다. 그러다가 서울을 떠올렸고, 내가 서울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이유를 알았다. 내가 왜 아시아인으로 태어났는지, 그 중에서도 왜 서울에서 태어났는지. 내가 어릴 적에 늘 그곳을 떠나고 싶어 했던 이유도. 그러나 이제는 내가 어디에 살아도 상관없음을 알게 된 이유도. 오히려 내가 그곳에 있어야 하는 이유도. 모두 다 알겠다. 마주하는 이들이 아름다운 미소와 인사를 건네는 곳에서는 사랑을 느끼는 일이 너무나도 쉽다. 금방이라도 가슴에 사랑이 가득해지고, 그것을 유지한 채로 사는 것이 참으로 쉽다. 

지난여름, 지량과 뉴욕을 여행하며 느낀 것. 그 복잡함과 더러움, 폭력성을 바라보다가 그것들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얼마나 내가 더 크게 용서해야 하는지, 더 크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배웠던. 그렇게 더 큰 사랑을 배우기 위해서는 더 큰 역경을 건너야 한다는 것을. 복잡하고 밀도가 높은 서울에서 산 나의 나날들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겪은 폭력과 고통. 그 사이에서 내가 살고 지나야 했던 과정들이 있었음을 이제는 애쓰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보리수 아래 앉아서 명상하고 있는 누군가가 그 안에서 넘어서고 있는 두려움과 고통의 상상이었을지도 몰라. 그것을 하나 넘으면 큰 안도가. 그리고 더 큰 고통을 넘으면 그보다 더 큰 안도가 있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두려움을 한 꺼풀씩 벗겨내고 나면 더 가벼워진 나를 본다. 본래의 순수한 내가 있음을 알게 된다. 서울에 있다가 방콕에 오니 내가 이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눈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이 눈을 감으면 모두 사라지는 것이 왜인지를. 당연하여 인식한 적이 없던 그 현상을 인지하니 세상을 이루는 것들은 내가 눈으로 인식하고 있는 저 전깃줄도, 벽도, 빨래 더미도, 사람들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눈을 감으니, 그것들이 모두 보이지 않았다. 내 눈이 보는 것이 진정으로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의식적으로 내가 닿으려고 하지 않아도 나는 이미 연결되어 있었다. 이 땅의 일부로 존재하는 나를 느낀다. 이 땅이 나임을 느낀다.

아주 많이 덜컹거리는 작은 버스를 타고 있다. 버스를 타고 있는 내 몸이 거세게 흔들릴 때마다 내 안에 있는 물이 떠올랐다. 덜컹일 때마다 흔들리는 물결과 이리저리 튀는 물방울. 그것은 참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했지만 이내 곧 그걸 지켜보다가 흔들리는 몸 안에서도 고요하게 담겨 있는 물을 그려볼 수 있었다. 언제 어디서라도 고요하게 존재하는 그러나 여전히 유연하고 부드러운 물을 본다. 이 고요한 물을 기억하며 서울에서 살 생각을 한다. 나무 자세, 브륵샤 아사나를 하는 이유를 요즘 들어 많이 생각했는데, 그것을 오늘 더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집중한다면 한 발로도, 정수리로도 이 땅 위에 곧게 설 수 있음을. 그렇게 울퉁불퉁한 땅 위를 걸어도 고요한 물을 기억한다.

일요일, 12월 10, 2023

궁금한 것이 있어 타로를 뽑았다. 편안한 것 같은데, 약간 동시에 불안하고도 불편한 알 수 없는 느낌이 오랜만에 생겨 카드를 뽑아보았는데, 아주 긍정적이고 힘이 느껴지는 메시지들을 마주했다. 나를 더 믿기로 했다. 지금 내게 다가온 현실에 충실하며, 내 상태를 솔직하게 마주하며, 기꺼이 모든 것들을 느끼고 해내기로. 소영이가 내게 선물로 준 이 카드가 나랑 아주 잘 맞는 것 같다.

멀리 떨어져 있는 윤슬이를 생각하며 현재의 상태를 보기 위해 카드를 뽑았다. 윤슬이를 떠올리고, 느끼며 카드를 뽑았다. 아름다운 메시지들이 나왔다. 윤슬이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다. 너무 신기하게도 무언가 심장을 누르는 느낌이 나서 이게 무얼까 하고 명상을 잠깐 하고 왔다고 했다. 내가 보낸 레이키를 받았나보다. 너무 신기해서 오지랑 윤슬과 나는 서로 레이키를 보냈다. 모두가 서로에게 보내는 부드럽고 따스한 에너지와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잠시 이렇게 우리를 어루어만지는 이 에너지들만으로도 이렇게 편안하고 온전해질 수가 있구나. 너무나 놀랍고도 신기해. 어쩌면 내가 윤슬이를 생각하며 뽑은 카드들이 우리의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던 것일까. 3개의 컵이 나왔고, 사랑과 풍요가 가득한 커뮤니티의 모습이 있었다.


일요일, 11월 26, 2023

삼야마

지량과 다른 작가들이 있었다. 셋이서 삼각형을 이루듯 둥그렇게 앉아있었다. 수카사나의 자세로 바닥에. 그들은 눈을 감고 공간에 대한 삼야마를 실행하고 있었다. 공간에 대한 삼야마를 시작하자 그들은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앉아있지만, 다른 공간에 동시에 존재하고 이동할 수 있었다. 한 작가는 그곳에 있는 것들을 지금 현재의 공간으로 가져오는 일을 해냈다. 입 속에서 뭔가가 나왔다. 이 공간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삼야마를 통해 도달한 어딘가서 존재하는 것을 입을 통해 꺼내오고 있었다.

지량은 하늘 위로 높이 올라가 공중에서 이동을 하고 있었다. 우리의 신체는 여전히 이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삼야마를 통해 어디서든 존재할 수 있었다. 지량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지량이 바라보는 것도 내가 바라보는 것이었다. 지량의 시야가 나의 시야였다. 그렇게 공중을 이동하며 나는 매트릭스를 떠올렸다. 그 모든 것들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틈을 발견했다. 그 틈은 삼야마를 통해 모든 곳에 존재하고 모든 곳을 이동하는 사람들이 드나드는 통로였다. 마치 천장에 있는 귀퉁이 같은 곳이었다. 나 말고도 다른 영혼들이 오가는 통로였고, 나는 그곳에서 누군가와 부딪히거나 마주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피해 갔다.

그리고 삼야마를 실천하고 있던 나는, 온세상에 흩어져 있던 나와 똑같이 생긴 무한한 나 자신이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으로 모이고 있음을 보고 있었다. 똑같은 나들이 무수한 나들이 한데로 모이고 있었다. 그렇게 모이고 있는 무수한 나를 바라보고 있으니, 현재의 나, 이것을 인지하고 있는 나가 진정 삼매에 빠져들었을 때에 현재의 나를 잊게 될까 봐 어떤 것이 나인지 알 수 없게 될까 봐 갑자기 두려워졌다. 나 자신을 잃게 될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 두려움에 나는 잠시 멈추어 정신을 차려 현실의 나로 깨어나려고 했다. 그것은 내게 중요한 일이었다. 지금 현재의 내가 있음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이후부터는 거의 정말 내가 그 체험을 한듯, 깨어있음과 이 체험을 느끼는 상태의 거의 중간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언어화된 사고로 이 현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도중에 멈추었던 것은, 그렇게 현재의 내가 무수한 나 무수한 우주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어 다시 현재의 나의 주파수를 찾지 못했을 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조현병과 같은 상태가 될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그것의 두려움을 느낀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그렇게 마주할 수 있는 수많은 우주를 감당할 수 없을 때, 혹은 다시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과 두려움이 클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 상태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결국엔 그 두려움에 나를 내맡긴 채 무한한 내가 모여 어떤 것이 나인지 알 수 없는 상태를 경험해야만 함을 알았다. 그래야 그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다시 삼야마에 집중하기로 했다.

11월 19일의 꿈
혹은 삼야마를 실행하고 있던 순간

너무 신기해서 그 체험을 곱씹고, 지량과 이야기도 나누었다. 그리고 오늘 다시 글로 이 체험을 남기니 정리되는 이야기들이 있다.

सो ऽहम्

소
함

주말이지만 일찍 눈이 떠졌다. 아무래도 불편함과 통증이 몸에 느껴지는 탓에 더 일찍 일어난 듯하다. 특히 몸의 오른쪽이 많이 아프고 균형이 잘 맞지 않는 것이 느껴져서 거실에서 요가를 하기 시작했다. 통증이 느껴지고 부드럽지 않은 몸의 부위를 더욱 느끼면서 집중하면서 그것이 풀어지고 더 편해지는 데에 집중을 했다. 한동작 한동작 더 오래 머무르고, 필요하다면 정말 영원히 그 자세에 머무르기라도 할 것처럼 그렇게 머무르니 조금씩 풀어지는 몸을 바라볼 수 있었다. 이게 가능하구나. 그렇게 거의 한시간이 넘게 고요하게 내 몸에 집중하며 천천히 아사나를 반복했다. 등을 대고 몸을 뉘었을 때 바닥에 닿는 내 등과 어깨의 면적이 더욱 균일해지고 내 머리가 곧게 하늘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이 가능하구나. 이것이 요가구나. 오늘은 정말 새로운 것을 배우고 느낀 날이야. 몸이 너무 아프고, 잠을 제대로 못잤지만 그 덕에 통증을 더욱 제대로 바라보고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정말 신기하고 감동적이야.
이전에는 약간은 의무적으로 요가를 하곤 했다. 몸과 마음의 균형이 맞지 않아서 이것이라도 해야한다는 약간의 불안한 마음과 조급함이 있었다. 그래서일까 요가를 시작하더라도 어떤 시퀀스를 따라가면서 정해진 시간동안 수련을 하곤했는데, 오늘은 아무 것도 없이 영원과 하루를 묵상하며, 천일야화를 떠올리며 아사나에 집중했다. 그렇게 나만의 호흡과 나만의 수련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모두의 몸이 다름을 그렇기에 모두의 호흡법이 다르고, 모두의 유연함이 다르고, 모두의 고통이 다름을 느끼는 요즘이다. 온 몸으로 호흡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모두의 몸이 다른데 어떻게 모두가 복식호흡을 하고 혹은 모두가 흉식호흡을 할 수 있을까. 어찌 그렇게 생각하며 지내왔을까. 배와 갈비뼈 가슴 그리고 손끝, 발끝까지 모두 내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을 느낄 수 있는 통로임을. 얼마전, '소함'이라는 만트라를 배웠는데, 마침 새로운 내 요가원에서 지난 시간 '소함' 만트라를 마음 속으로 외며 우짜이호흡을 했다. 
소-함-
i am that. 이라는 의미다. 나 자신이 이 현실 자체이자, 우주임을 말하는 것이다. 내 몸이 이 우주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이 모든 우주와 이 모든 세상을 내 몸에서 느낀다. 들이마실 때 차갑게 느껴지는 숨과 내쉴 때 따스하게 느껴지는 숨. 그렇게 정화되는 세상과 정화되는 나의 몸. 차가움과 따스함이 균형을 이루는 우주. 
더욱 부드러워진 몸과 마음을 느끼며 큰 감사를 느낀다.

토요일, 11월 04, 2023

세라
세라를 왜 썼지.
오늘 서촌에 종일 있었다. 나가기 전 뽑았던 타로카드 세 장, 그리고 카드를 섞으며 떨어진 월드 카드. 완전히 그런 하루를 보냈다. 10개의 지팡이를 안고 힘들게 가려는 사람. 지나간 것을 붙들려는 마음. 안 그래도 내가 원래 들고 가려던 작품보다 뭘 더 들고 가야 할까 하고 예전에 오지랑 만들었던 대정전의 밤을 들고 갈까 고민이 되어 카드를 뽑아본 것이었다. 그 카드를 보고 대정전의 밤은 놓아두고 나갔다. 지량도 없구 혼자 택시 타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 어젯밤에도 욕심부렸던 짐을 이미 던 상태이기도 했다. 그치만 여전히 그래도 너무너무 많기는 했다. 공간도 괜찮았고, 처음 만나는 작가님들의 작품들이 모두 좋아서, 그리고 나누는 이야기들도 그렇고 다 재밌게 그래도 하루를 보냈다. 일찍부터 나가서 오후부턴 급격히 피곤해지긴 했다. 오전에는 아주 많이 떠들고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했다. 항상 그러다가 나 혼자 지치더라. 너무 웃긴데, 근데 그냥 너무 평생의 나 같네. 아무튼, 아쉬웠던 것은 내가 준비해 간 것을 정말 많이 팔지 못했단 사실. 근데 그런 마켓을 카페 같은 공간에서 하루 연다는 게 어떤 건지도 알고, 경험해본 적도 몇 번 있으니 잘 알기도 하여, 당연히 그럴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도 아쉽더라. 그냥 요즘 약간 아쉽다고 느끼는 것들이 많아서 마음이 더 그렇게 뭉쳤던 것 같아. 가온이랑 오지가 저녁때 와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리하고 함께 식사했다. 집에 돌아오니 열 시였다. 택시 타고 집 앞에 내려서, 아침에 들고 나온 짐을 거의 그냥 그대로 들고 대문 앞에 섰는데,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이런 걸 하지 않아야지. 혼자 되내며 집으로 들어왔다. 너무 힘들고, 무겁고, 그러나 팔리지도 않고, 그러니 내 것은 좋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야. 그리고 내가 계속 팔고 있는 것들이 내가 만든 지 꽤 된 작품이라는 사실이 갑자기 너무 지긋지긋하면서, 아침에 뽑은 카드가 떠올랐다. 내가 계속 옛날을 이고 가는 것 같아서, 그 카드에 그려진 그림이 너무 나 같았다. 자기 몸집보다 큰 지팡이 열 개를 이고 가는 모습. 지긋지긋해. 이제 다 없애버리고 싶어! 뭔가 이런 마음이 갑자기 들었다. 칼리의 명함을 갑자기 어떤 지갑 속에서 발견해 오랜만에 보고는, 뭔가 정화하고 싶은 무의식이 꺼내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시작된 버리기. 처음엔 모든 것들이 다 꼴 보기 싫었다. 책상 위에 있던 세븐틴 단체 사진도 치워버리고, 이안이가 준 도마뱀 자리도 바꾸고, 내 돌멩이가 모여져 있는 곳에 있는 맘에 안 드는 것들 몇개를 골랐다. 내가 주운 돌멩이가 아닌 것들, 너무 오래된 지금은 쓰지 않는 내 핸드폰 번호가 적인 조개껍데기, 지량이 어머니 물건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작은 장식들 등. 뭔가 내게 그리 닿지 않았지만 올려져 있던 것들을 치웠다. 그리고 양주에서 가져온 편지박스를 열어서 버리고 싶었던 것들을 골라 버렸다. 너무 싫어서, 그러나 내가 받은 어떤 것들도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던 탓에 아직 내 박스 안에 있지만 평생 열어보지는 않았던, 그런 것들을 꺼내고, 어떤 편지들은 읽어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써놓고 보내지 않은 편지들도 발견했다. 아빠에게 썼던 크리스마스카드 한장과 엄마에게 썼던 편지. 나는 항상 내 가족에게 자랑스럽다는 말이 적혀있었다. 대학생이 되면 1등도 하고 장학금도 받을 거라고. 나는 나 자신에게, 엄마에게, 아빠에게, 동생에게 자랑스럽고 싶다는 말이 쓰여있었다. 진짜 불쌍해. 오지에게 이걸 말하니,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으로 살지 않은 것이냐고 했다. 난 계속 엄마로 살았다. 그 전에 발견한 건 성과 문학 시간에 쓴 나의 아주 내밀한 에세이였다. 글의 말미에 가서는 엄마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는 '엄마란 정말 이상한 존재다. 이 세상에 나 자신보다 소중한 것을 가진 사람.' 이라고 쓰여 있다. 그 말 뒤에는 나는 정말 남편에게 사랑받으며 살고 싶다고, 엄마처럼 참으며 살고 싶지 않다고 쓰여 있다. 정말 웃긴데 정말 슬퍼. 나는 그 에세이를 쓰면서 엄마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고 했다. 엄마는 당연히 나와 내 동생이라고 했고. 그러면서 나는 너무 슬퍼하고 있다. '엄마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이 자기 자신이었던 시절이 너무나 짧지 않은가...' 김윤아 교수님은 이 구절에 밑줄을 쳐 놓으시고는 '딸이 다 컸네요. 엄마한테 이 얘기해주세요.'라고 쓰셨다. 지금 근데 그 구절을 읽으니, 가장 소중한 것이 나랑 오지라고 하는 말은 결국에는 본인 자신이라고 답한 것과 다름없음을 안다. 우리를 사랑하는 것이, 우리를 돌보는 것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돌보는 일인거지. 그것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제 알겠다. 그게 제대로 된 돌봄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한참 그렇게 버리고, 읽고 하다가 윤슬이랑 오지랑 열심히 또 떠들고. 그런데 모르는 사람에게 갑자기 메시지가 왔다. 마켓에 갈 수가 없는데, 내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고 싶은데 온라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는지 묻는 메시지였다. 그걸 보면서, 내가 오늘 대문 앞에 서서 다시는 이런 것은 하지 않겠다 다짐했던, 나는 힘들기만 했다고,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었다고 느꼈던 마음이 떠올랐다.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시간은 없구나. 아무것도 아닌 것은 없어. 정말 오늘은 이상하고 이상하고 이상한 날이야. 정말 정말 심각한 동시성의 날이야.

그리고 버리려고 쌓은 것들을 가위로 자르고 손으로 찢었다. 찢으면서 마음속으로 아주 작은 소리로 웅얼웅얼하던 것들을 꺼내면서 하기 시작했다. 진작에 했어야 했던 말들. 원망의 말들, 미워하는 말들, 이해하기 전에 먼저 느꼈어야 했던 마음들을 말로 했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걸 시작하자마자 속이 시원해지면서, 절대 꼴도 보기 싫었던 그것들이 그렇게 특별하지도 그렇게 내게 큰일들이 아니었던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너무 힘들었는데, 너무 힘들었다는 말을 내뱉으니까 이제 안힘들어지더라. 정말 신기해. 그리고 마지막엔 그냥 웃기기도 했다. 그걸 열심히 찢느라 엄지손톱 옆에 건조한 피부가 살짝 찢어져서 피가 나고 있었다. 핏방울이 한방울 달린 채로 그걸 찢고 있는데, 그 편지 안에서 오래된 대일밴드 하나가 나왔다. 물론 그걸 쓰진 않았는데, 정말 웃긴 순간이었다.

이렇게 일기를 구구절절 쓰고 있는 나를 보니, 정말 또 비워내는 시기임을, 돌보는 시기임을 느낀다. 나에게 또 찾아온 시간이구나. 아. 정말 신기해. 그것들을 다 찢고, 쓰레기통에 넣고, 마지막에는 내가 사랑하는 쌍둥이가 준 편지들이 모여있는 서류봉투를 읽기 시작했다. 그건 너무 읽고 싶어서 마지막 오늘의 순서로 남겨둔 것이었다. 너무나 웃음이 터져 나오는, 사랑스럽고 귀엽고 고마운 말들. 항상 나에게 아름다운 축복의 말들과 칭찬과 사랑의 말을 아끼지 않았던 내 쌍둥이 예닮이. 대개는 항상 서로 쌍둥이라 불렀는데, 어떤 시기에는 나를 엄마라고 불렀다 예닮이는. 예닮이는 언제나 한결같이 나에게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했고, 나를 위해 기도해주었다. 그걸 읽으니, 내가 평생 들었어야 했던 말들, 내가 내 가정 안에서 들어야 했던 말들, 내가 나 자신에게 해야 했던 말들을 예닮이가 다 해주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정말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예닮이를 알게 되고, 서로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쌍둥이가 되었구나. 그리고 서로에게 정말 자기 자신이 진작에 들었어야 했던 말들을 해주고 있었음을 깨달았고, 정말 그 사랑스러운 말들을 보면서 펑펑 울었다. 정말 오랜만에 정말 정말 정말 펑펑 울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그렇게 많이 하고,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말을 서슴없이 기꺼이 그리고 기쁘고 즐겁게 할 수 있게 해준 것이 그리고 보니 예닮이다. 정말 천사야 예닮이는. 천사 예닮이. 그래서 우리가 만났구나. 그래서 우리는 서로 만난 것이구나. 그래서 우리는 서로 사랑했구나. 그렇게 나는 예닮이를 느끼며,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들과 감정들, 약속들을 떠올리며 엄청 웃고, 또 울고, 걱정도 되고, 잘 지내고 있는 건지. 많이 힘들어하고 있을까. 내가 예닮이 기도를 너무 안하고 있었네. 예닮이를 위해서 기도해야지. 그런 생각을 했다. 정말 너무 많이 울었어. 생일축하를 예닮이에게 몇 번이나 받은 걸까. 너무 많은 생일 축하 편지가 있었다. 너무너무 축복받았어 나는. 고마워 내 사랑 내 쌍둥이 예닮이. 얼른 아침되어서 예닮이에게 메시지 보내고 싶어.

정말 오랜만에 새벽 4시가 넘었다. 이제는 너무 졸려. 자야지. 그리고 내일은 푹 쉬어야지. 지량이 너무너무 보고싶다. 나는 정말 정말 마음껏 사랑하고 싶다고 그렇게 어릴 적부터 바라왔어. 내 사랑하는 사람에게 너무 사랑받고 싶다고 쓰인 에세이 마지막 문단을 보고는 내가 지금 그렇게 사랑하고 있음을, 그렇게 사랑받고 있음을 알았고, 그것이 정말 기쁘고 감사했다. 정말 놀라운 감사였다. 내 사랑 지량이 너무 고맙고 너무 보고싶다. 그리고 바로 지금. 이 오늘의 일기를 쓰면서 사실은 내가 언제나, 지금까지 늘 그렇게 사랑하고 사랑받는 삶을 살아왔음을 느낀다.

수요일, 10월 25, 2023

사르바르타이카그라타요흐 크샤요다야우 치따스야 사마디파리나마흐

모든 곳으로 집중하는 것은 마음의 성향이다. 한곳으로 집중하는 것 또한 마음의 성향이다. 모든 것의 소멸은 마음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것은 마음이 집중될 때 일어나는 것이다. 마음은 그 양쪽을 다 수용한다. 마음이 사라짐과 나타나는 것을 집중하는 것이 바로 초월 의식의 변형인 사마디 파리나마인 것이다. 

사마디 파리나마는 마음의 다양성과 한곳의 집중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이다. 모든 점은 마음의 특성이며, 한 점 또한 마음의 특성이다. 모든 점의 소멸이 마음의 사라짐이며, 한 점의 나타나남은 마음의 나타남을 말한다. 

<이사 우파니샤드>에서는 "참나 안에서 모든 것을 보며, 모든 창조물 안에서 참나를 보며, 그 어떤 이도 증오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일요일, 10월 15, 2023

화요일, 10월 03, 2023

후회스러운 결정들을 하고 괴로워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사진을 보다가. 너무 너무 싫고 괴로웠는데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 지금은 재미있을 뿐이네. 모두 별 일 아니었어. 
노래가 좋게 들리는 날. 일기는 한 줄 쓰고, 사진 한 장 찾고, 떠들었다가, 다시 돌아왔다가. 실수를 해도 상관이 없는 상황과 장소라면 역시 이런 감각들이 좋아. 상황에 걸맞는 상태들이 있지. 
다리에는 왜 힘이 들어가게 될까. 정말 알 수가 없어.  

일요일, 9월 24, 2023

아주 천천히 요가를 했다. 히말라야 시더 인센스 스틱을 피워놓고 창문을 열어놓고. 시원한 가을 저녁의 바람과 사람들의 목소리가 창을 통해 들어왔다. 주말 저녁을 보내는 사람들의 목소리인가.
천천히 차례차례. 서두르지 않고 동작들을 해나가는 것이 참 좋다. 왜 무언가에 쫓기듯 하던 때가 있었을까. 수련을 하고 싶기는 하지만 내 몸의 무기력한 근육들과 무기력한 마음들이 그것을 끌고 갈 힘이 없지만, 어쨌거나 해나가야 했기 때문일까. 이제는 그런 마음들이 작아지는 것을 느낀다. 중요하지 않은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쓰여지는 에너지들이 줄어드니 진짜로 내가 써야 할 내가 쓰고 싶은 곳에 에너지를 쓰게 되는 것 같다. 걱정할 거리가 아니었던 것들을 걱정하며 때로 건강을 해치기도 했고, 마음을 다치기도 했고.
사바사나를 하는 몸이 아주 편안하고 편편했다. 사바사나를 할 때는 왜 몸을 꼼지락거리지 않는 것일까? 가끔 하던 생각이었다. 몸을 꼼지락거리고 싶은 충동이 전혀 일지 않고 고요하게 누워있을 수 있다. 결국엔 몸의 모든 부분들의 긴장이 풀어졌기 때문인 걸까. 어느 곳에 불필요한 에너지가 쓰이고 있거나, 억지로 어떤 에너지를 끌어 써야 할 때 내가 몸을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것일까. 너무 졸리지만 깨어있으려고 하니까 하지 불안이 심해지는 것을 느꼈던 날이 있다. 정확히 답을 알 수는 없지만 요즈음 그런 발견을 하고 있다.
사바사나 자세로 누워있으니, 요가의 처음부터 끝. 그게 어떤 것이 되었든 간에 그 시퀀스들이 우리가 사는 하루의 모습, 인생 전체의 모습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의 이곳저곳이 열리고, 움직임과 흐름이 자연스러워지고, 그렇게 에너지가 상승했다가 점차 잠잠해졌다가, 온몸의 구석구석 힘을 빼고 완전히 땅에 기댄 몸. 뉘인 몸. 송장 자세. 송장으로 가는 생. 내 생의 모습도 요가를 하는 것처럼 계속 더 자연스럽게 만들고 싶다. 마음을 어둡고 어지럽히는 것들을 하나씩 정돈하고, 편안해지기. 요동치는 파동을 진정시키기.
눈을 감고 일기를 쓴다. 음악을 틀어놓고. 아아 좋다.

오늘은 남의 집 리빙룸에서 공연을 감상했다. 호스트의 연주와 예지님의 연주. 오래되고 아름다운 집에서의 소리들. 졸림들. 흔들림. 사람들이 누군가의 집에 모여 저마다의 영감을 떠올린다. 저마다의 이야기와 저마다의 감상들. 나는 식물을 많이 키우고 싶단 생각을 했다. 오래된 나무 색깔과 어울리는 식물들. 화분들. 그것들이 악기와 함께 놓여 있을 때의 아름다움. 그것들이 우리에게 주는 편안함. 그 편안하고 포근한 집의 느낌이 좋아. 아무것도 뚝딱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어느 것도. 아아 눈을 감고 아무렇게나 쓰는 일기가 좋구나.

내일부터는 일을 시작한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공간에서 정해진 업무를 한다. 새로운 루틴을 시작하는 하루다. 내가 나만의 자연스러움으로 하루하루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어. 어떠한 목표도 어떠한 목적도 그것이 나 자신 그 자체는 아니다. 그것이 없어도 나는 나야.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나는 그대로 나야.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나는 나 그대로 언제나 아름답다. 

화요일, 9월 19, 2023

여러 가지 감각과 감정이 돌아옴 혹은 재생됨을 느낀 날
갖가지 소식이 내게 전하는 메시지, 잊고 있던 소식이 끌어내는 어떤 욕망, 새로운 주제와 호기심

내가 현존하고 있는 세상을 바라볼 것
너무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멀어지지도 파고들지도 말고 말이다. 
끊임없이 벽과 구멍에서 돌아다니며 깨달은 것들이 다시금 더 밝고 분별이 가능한 차원에서 지혜로 완성된다.
나는 아주 천천히 그것들을 배우고 있어. 깨달았다고, 다 알았다고 여겼던 것들을 거듭 깨끗하고 순수한 형태로 다시 배우고, 깨닫는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더 넓고 밝은 차원의 것으로 진화할 수 있는 것이 신기하고 또 감사해. 나에게 다가온 모든 인연과 가르침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지. 이 모든 경험을. 

토요일, 9월 02, 2023

9월이 되었다. 8월에 일기를 다시 많이 쓸 것 같았는데,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도통 일지 않아서 써지지를 않았다. 그리고 아주 아주 솔직한 마음들을 이제는 이곳에 쓰지 못하게 되기도 하여, 찾아올 마음이 안 들기도 했다. 앞으로 나 혼자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내 개인 메모에 써두어야지.

요즘 명상 필사를 하면서 계속 들었던 궁금증이 있었는데, 어제 오지와 이야기를 하다가 오지도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중증 우울증과 명상을 통해 모든 고통과 탐욕 등 모든 감정이 사라진 고요한 상태가 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는 거지-하는 생각. 괴로운 생각들, 부정적인 모든 잡념도 사라지고, 세상에 대한 욕심도 모두 사라진 상태를 경험했는데, 그래서 무언가를 내가 이생에서 이루어야겠다는 열망이나 의욕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 마음은 평온하고 말이다. 정말 무언가가 꺾인 느낌이 아니라, 그저 그런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환상이라는 것을,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런데 그것이 명상을 통해 도달한 그 해탈의 경지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 그런 생각이 든 것이다. 결국엔 모든 욕심과 감정들의 파도가 사그러드는 그런 상태. 무언가에 도취한 상태도 모두 지나서 드는 그런 마지막의 고요한 순간 말이다. 그것의 두 가지가 차이가 있을까. 현대 사회에서 중증 우울증이라고 불리는 그 상태가 지극히도 비생산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이 상태를 치료해야 할 상태로 보는 것은 아닐까. 암튼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이번에 내가 느낀 상태는 여러모로 생소했기 때문에. 오지도 내가 그간 지나온 우울증의 형태와는 너무 달라서 알아채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나조차도 그랬고. 모든 감정을 생생하게 느끼는 상태를 모두 지나고 모든 것이 평평해지고 무의 상태를 경험하는. 요가의 궁극적 목표가 모든 자기 신체와 정신을 통제할 수 있는 신과 합일된 상태가 되어 죽음에 이르는 것이라면. 지금까지 그것이 물리적 죽음이라 생각했는데, 오지가 최근에 생각했다는 대로 그것이 물리적 죽음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새로 해보기도 한다. 아마 그럴 것 같다. 자주 이 질문들을 떠올릴 것 같다. 요가수트라 필사를 다 마치고 나면 또 새로운 질문과 깨달음이 있을지도.

요가수트라 필사 명상을 한 지는 63일이 지났다. 

토요일, 8월 19, 2023

작년의 여름은 내 인생의 최고였는데 ! 지금의 여름은 여름이 어떤지도 모른채 지나가는 것 같아. 벌써 저녁 바람은 시원해졌어. 정말 입추가 지나니까 아직 아무리 한낮에 기온이 높다하더하도 저녁이 되면 바람이 다르다. 부드럽고 시원한 이 바람을 느끼는 것. 이보다 좋은 것은 없을 거야. 몸에 힘이 너무 없다. 그치만 다행이지. 나는 내 모든 걱정들의 합이 아니야. 나는 지금의 여름이야.

가슴이 조금 가벼워진 것을 느낀다. 괜찮아질거야. 나는 또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나는 또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어. 나는 아름다운 것을 느낄 수 있어. 나는 아름다운 것을 보여줄 수 있어.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이야. 그렇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발견한 아름다운 것들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

이제 가능할 때마다 이 시간에 옥상에 올라와 하늘을 바라보겠어.
무기력이 심한 날. 기분도 함께 가라앉음을 느꼈다. 몸에 기운이 너무 없어서 무얼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사실 먹고 싶은 것도 없어서 그냥 초콜릿 쿠키와 아몬드 우유를 마셨다. 디아블로를 하고 싶어서 아이맥에 설치하는 복잡한 방법을 인터넷에서 찾아서 따라 해 봤는데, 안되는 것 같다. 휴 ! 참말로. 그렇게 낮시간을 좀 보내고, 이런저런 증상과 치료법 등에 대해서 해외 의학 블로그 같은 곳을 보다가 요가를 했다. 그래도 한 30분 정도 집중하여 요가를 하고 다시 자리에 앉아 일기를 쓰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몇 가지 동작만 가끔 하는데도 요가 아사나가 점점 순조롭게 되는 것을 느낀다. 특히 우르두바 다누라사나. 아치형으로 일어서는 순간 양쪽 어깨와 가슴 중간에서 소리가 난다. 너무너무 시원해. 가장 시원하고 개운해지는 동작이다. 운동의 효과가 항우울제보다도 더 좋은 약이라고 하는데, 움직이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 그렇다고 커피로 몸을 억지로 깨울 순 없다. 흠냐. 아무튼 다행히 힘겨운 오늘 요가를 했으니 뿌듯함을 느껴야지.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모르겠다. 오늘 일어나서 고양이들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오늘 잠을 잘 못자서 더 그런 건지 힘이 없다. 아니 사실 어제는 커피를 오랜만에 내려 먹어서 그나마 조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는데, 다시 매일 커피에 의존하는 생활로 돌아가고 싶진 않아서 오늘은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다. 후후하하. 지량 보고싶다. 

화요일, 8월 01, 2023

놀랍게도 한 달이 훌쩍 지났다. 요가수트라 필사 명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처음 3일이 지날 때, 일주일이 지날 때, 195일이라는 긴 여정이 어떻게 흘러갈까 싶었는데, 아마 순식간에 마지막 장을 필사하는 순간이 다가올 것 같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요가수트라를 한장 한장 써왔다. 많이 귀찮고 힘이 없고... 힘이 드는 7월이었지만, 어떤 날은 억지로라도 이 필사 명상을 하곤 했다. 내가 빠짐없이 매일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그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이건 같은 목표로 매일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와 서로가 쓴 글씨를 나누고 같은 구절을 써 내려가는 공동의 수행이라 왠지 더 포기하지 않고 꼭 해내고 있는 것 같다. 매일 매일 밴드에 들어가서 내가 쓴 오늘의 장을 찍어 올린다. 아무도 검사를 하지 않지만, 누가 오늘 빠뜨렸는지도 알 수 없지만 그 간단한 루틴이 우리를 이 일을 지속할 수 있게 도와준다. 1일 차, 2일 차, 3일차... 이 숫자들을 빠뜨리기 싫은 강박이 있는 듯도 하지만, 어쨌거나 그 강박으로 인해 하고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뿌듯하다.
보르헤스의 갈림길에 대한 이야기를 찾다가 블로그에 썼던 일기 중에 글이 있을까 하고 검색해 보았는데, 없다. 블로그에 검색하는 위젯을 하나 추가했다. 그리고 온 김에 일기를 쓰고 있다. 얼마나 오랜만에 쓰는 일기지. 필사 명상을 하면서 기록해 두기 위해 7월에 몇 번 오기는 했지만 이렇게 일기를 써 내려가는 일은 정말 오랜만이다. 사실 써 내려갈 힘이 정말 없었다. 말이 전혀 이어지지가 않았다. 구름이 잔뜩 낀 것 같았다. 아까 검색을 해보니 내가 이 전에 아주 길게 하루를 풀어 쓴 일기들을 발견했는데 그게 참 신기하다. 그래도 오늘 이렇게 일기를 쓰는 걸 보니, 그것이 다시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말이 안 나오는 것과 글이 안 나오는 것은 항상 별개의 문제였는데, 이번엔 그게 같이 일어났다. 왤까. 마음이 슬프고 말은 잘 나오지 않더라도, 글로는 복잡한 마음이 더 잘 쓰여지는 때가 있었는데. 이번엔 모든 것이 함께였다. 알 수가 없다. 정말. 아무튼 오늘은 그래도 조금 안개가 걷힌 듯하다. 여전히 글을 쓰다가 다른 인터넷창을 들락날락하는 것은 그대로지만 말이다. 근데 그러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나는 늘 도중에 여기에서 빠져나가지 않기 위해서 같은 음악을 하염없이 듣곤 했다.

수요일, 7월 26, 2023

guru

구루

어둠을 몰아내고 빛을 주는 이

월요일, 7월 17, 2023

요가수트라 필사 명상을 시작한 지 17일째.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 매일 한 장씩 써 내려가고 있다. 내가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던 아니던 간에 무언가를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매일 해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게 큰 의미가 있다. 소소하지만 큰 일이다. 195일간 매일 행할 일이니까. 

이걸 7월 1일부터 시작한 이래로 사실 매일 매일 그 한 장을 곱씹으며, 써 내려가고 있었는데, 딱 하루는 정말 엉망이었던 날이 있다. 내 마음이 정말 어지러웠던 날인데, 그러면 안 되는데, 아주 짜증스럽게 글자를 대충 써 내려갔던 기억이 있다. 내 마음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던 날. 정말. 그런 날도 있었다. 단 한 장을 써 내려가는 일이 나의 하루를 온전히 말해준다. 하지만 그날의 구절을 지금 다시 꺼내어 보니, 짜증스러웠지만서도 내 마음에 너무나 와닿았던 구절이었다. 아주 중요하기도 하고.

수행의 실천은 헌신의 마음으로 끊이지 않고 오랜 기간 했을 때 확고하게 자리 잡는다.

몰입. 헌신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한다. 그것은 그만큼의 시간을 들이는 것이다. '믿음과 지혜를 가지고 꾸준하게 정화해 나감으로써 확고한 헌신의 기초가 자리잡히게 된다.'

이 구절을 보며 요가의 길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오늘은 내 가족과의 관계를 떠올리게 된다. 헌신. 몰입. 믿음과 지혜를 갖고 쌓는 관계.

바가다드기타 2장 50절에 나온 대로, 요가라는 것은 정말 행동의 기술이다.


비타르카비차라난다스미타루파누가마트삼프라그야타흐

비타르카 vitarka - 분석하고 판별하는 것. 마음이 거친 상태에서 일어난다. 

비차라 vicara - 판별하는 것을 넘어 더욱 예리하고 명상적인 상태에서 바라보는 것. 분석적이고 이지적인 상태에서 좀 더 발전된, 그런 분석적인 상태를 관조하고 바라보는 상태. 
이것은 마음의 상태에서 일어나는 것이며, 더욱 섬세하고 정교한 사물의 관찰력을 말한다.

아난다 ananda - 비타르카와 비차라를 넘어서 찾아오는 희열. 분석적이고 이지적이고 예리한 관찰력을 넘어서 오는 내면의 행복한 상태.

아스미타루파 asmitarupa - 분석적인 것과 이지적인, 내면의 희열을 넘어서 나라고 하는 존재가 강하게 자각되는 상태.

삼프라그야타 sampragyata - 이러한 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남아있는 개인적인 유상삼매. 내면으로 깊이 몰입된 상태이나, 개인적인 성향은 아직 남아있는 상태. 

금요일, 7월 07, 2023

어떤 가족에게 하는 말. 죽지 않고 살길 잘했어. 거 봐. 그 얼굴에 내가 있지. 요즘은 조합이 되지 않는 말들을 늘어놓는다. 깨달은 것이 아니라면 어차피 마음의 상태라는 것은 그렇다. 순서랄 것도 온전한 구성이랄 것도 없지.

하지만, 지식을 얻는 일에는 순서가 있다. 

"두료다나 왕은 판다바 군대가 전열을 펼친 것을 보고 스승인 드로나차리아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루티
스므리티
프라나남 

토요일, 7월 01, 2023

지량과의 여행을 시작하면서 이 요가의 여정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다. 정확한 시작이다. 선포된 배움. 선포된 가르침. 내 가장 가깝고 작은 것들, 매일매일의 집과 내 매일매일의 가족을 보며, 우주를 보는 일.

아타 요가누사사삼

오늘 <요가수트라> 필사 명상을 시작했다. 정확한 시작이다. ‘정확한 시작 없이는 언제나 처음으로 되돌아와야만 한다.’
열심히 글자를 꾹꾹 따라 써 내려가다가.. 요가의 의미를
제대로 처음으로 이해하자, 예술가들이 하는 일들도 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발생시키고 작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상태에, 다른 세상에 닿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사실 모든 작업과 작업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내가 하는 작업은 그렇다. 어쩌면 이것은 나만의 요가였던 것이다. 발견한 것을 지속적으로 바라보고 질문하며 그 의미를 알게 되는 것. 그로부터 이어져 있는 우주를 보는 것.
개인적인 것으로부터 보편적이고 우주적인 것으로 확장하고 그것과 합일되는 것. 그것이 요가라는 단어의 어원 유즈 Yuj의 의미라고 한다. 그리하여 요가는 ‘절대’이기도 ‘하나’이기도 하지만, 절대와 하나가 되는 모든 과정과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니 내가 느낀 예술가의 일이 요가라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닌 것이지. 각자의 자리에서 하는 요가가 있을 것이다. 최근에 너무나도 멋진 예술가들을 보며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들은 모두 그런 예술을 하고 있었다. 

화요일, 5월 16, 2023

the meaning of love

이 모든 여정의 노래

목요일, 4월 27, 2023

뜨거운 기운이 너무 많아질 때에는 글을 잘 쓰지 않게 된다는 칼리의 말이 많이 공감되었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밖으로 많이 나가는 3월과 4월을 보냈는데, 글을 정말 써질 않았네. 쓰려고 해도 잘 써 내려가지지 않는.

바탕화면이 너무 어지러워서 정리를 하는데 지량과 강원도 여행을 갔던 사진 폴더가 있어 오랜만에 들춰보았다. 이 시간을 들여다보는 것도 이제 '오랜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재밌네. 다시 들여다본 지난여름의 사진은 더욱 아름다워졌다. 시간이 쌓일수록 사진은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구나. 사진을 찍고 나서 시간이 훌쩍 지나고 다시 들여다보았을 때 지난 시간만큼,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과 그 사진의 시간 사이가 더 복잡하고 두꺼워질수록 그 시선은 더욱 애틋하고 소중해진다. 귀엽다. 사진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짓는 일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야. 정말 정말.

사람들을 많이 만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많이 어지럽고 그래서 글을 쓰지 못한 만큼, 사진도 많이 찍지 못한 것 같아. 내 바탕화면은 정말 많이 어질러져 있었다. 언제 이렇게 또 많은 것들이 쌓였고, 나는 왜 이렇게까지 내버려 두었을까. 여행을 가기 전에 많은 것들을 정리해야겠다. 글을 쓰다가 또 생각나는 것들이 있어, 또 수많은 탭이 쌓여있는 인터넷 창에 또 새로운 탭을 열려고 했다. 우우. 아아. 너무 복잡스러워. 차근차근. 하고 싶어.

일요일, 4월 09, 2023

매일 모두에게 빚을 지고 살아. 산다는 것은 그런 건가 봐. 매일의 빚과 짐. 그렇게 매일 더 복잡하게 얽히는 카르마. 얼마나 많은 생에까지 우리가 서로 이어져 있을까. 매일 사랑으로 갚아도 항상 그보다 더 큰 사랑이 필요하다. 매일같이. 사랑으로 갚는 일이 기쁘게 여겨지는 날도 있지만 대부분의 날은 내가 지는 빚이 더욱 크고 무겁게 느껴진다. 그것을 갚을 생각보다는 그냥 포기해버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마는 - 거의 대부분의 날들. 흠냐뤼. 이유 없는 슬픔은 이제 다 사라졌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명확해져 버려서 이제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일단 건네고 보는 위로' 같은 것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씁쓸하고 외로운 일이구나. 다 내가 견딜 수 있는 일이 되어버렸다. 애초에 견딜 수 없는 일이란 것도 없었지만, 이제는 더더욱 그렇다.

인스타 스토리를 보는데 친구가 셀피를 올려놓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코멘트를 적어두었다. 지금껏 한 번도 나 자신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음을 깨달았어. 이런ㅎ. 나 자신을 사랑하세요 ~ ~ 나 자신을 용서하세요 ~ ~ 지킨 적이 없네 ㅜ

화요일, 3월 07, 2023





그저께 뽑은 사비안 오라클 물고기자리29도, 프리즘. 

SEEING GOD IN EVERYTHING
​There are two directions that concern us deeply, whether we are looking for God or looking as if through God's eyes
"Simultaneously looking for God and looking through God's eyes"
The white light is divided into a diversity of rainbow colours by a raindrop or a prism and shows clearly the allegory of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One and the many. Isn’t this what we’ve been seeking for – the understanding of our relationship with God? God chose to express itself as diversity, the Creator created a multiplicity of facets of itself. We cannot therefore ever expect to end our evolutionary journey – since God itself is not static, The Creator is creative and so always changing its expression like a kaleidoscope. Life itself therefore requires differentiation. We do not know God only by surrendering the self, we need also to express the self creatively. 
 
우리가 하나님을 찾는 것과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에는 두 가지 방향이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하느님을 찾는 동시에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기"
흰 빛은 빗방울이나 프리즘에 의해 다양한 무지개 색으로 나뉘며 하나와 다수 사이의 관계에 대한 우화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던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요? 신은 자신을 다양성으로 표현하기로 선택했고, 창조주는 자신의 다양한 측면을 창조했습니다. 신은 정적인 존재가 아니며 창조주는 창조적이기 때문에 만화경처럼 항상 그 표현을 바꾸기 때문에 우리는 진화의 여정이 끝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생명 자체는 분화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자아를 포기해야만 신을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아를 창조적으로 표현해야만 신을 알 수 있습니다.


결코 우리는 정적인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매 순간 변모하는 존재임을...

불안한 마음도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도 언제나 내가 보는 그 하나의 단편적인 모습이 아니라, 일곱빛깔 무지개처럼 층층이 펼쳐지는 색깔일 수 있겠지. 펼쳐지는 그 빛이 마구잡이가 아닌 그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일정한 색깔의 층계를 보여주는 것처럼 인생에서 마주하는 모든 일들 또한 모두 그런 패턴과 겹들을 가지고 있는 거야.

사비안 오라클을 뽑고, 잠들었다가... 어제 일어나 인스타를 보는데, 크리스탈을 다루고, 그 크리스탈로 아름다운 장식들을 만드는 분의 인스타 계정에서 새로 올라온 글을 보았다. 크나큰 충격과 트라우마로 만들어진 균열. 수정들의 그 균열에 빛이 비추자 무지개가 보였고, 그때부터 수정이 그의 스승이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수정의 균열 사이에서 무지개를 발견한 (혹은... 그것은 자신의 내부에 발생한 균열에서 발견한 무지개일 수도) 그 순간, 느껴졌을 안도가.. 전해졌다.

균열과 빛, 무지개.

그렇게 분명히 나에게 다가오는 것들.

고군분투하는 것은 지겹지만 나는 또 그러고 있다. 나의 외부에서 일어나는 상황은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알아. 아무리 소중하고 아름다운 영혼들을 내 가족으로 맞이하고, 곁에 두고 살아도, 내 내면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균열들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은 나뿐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순수한 행복과 안정만이 있던 그 순간에 어쩌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여겼던 것은, 정말로 그런 때에 죽고 싶다는 마음이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순간들이 지나고 나면 내가 다시 마주해야 할 작고 큰 어려움들이 무언지 알았기 때문에. 뭐가 뭔지도 모르겠는데 정말 정말 참으로 견디기 힘든 매일의 감정과 갈등들. 요동치는 마음을, 그리고 그 균열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 균열에 빛을 비추어주는 것이 참으로 힘들지만, 겨우 하나씩 하나씩 다시 다스려 봐. 

수요일, 2월 22, 2023

아이구 졸려라. 빙글빙글. 분주하고 꽉 찬 하루가 계속된다. 당장 내 눈 앞에, 내 손에 잡히는 일들을 해나가는 나날만 보내다보니 하루를 정리하는 것도, 찬찬히 뒤를 돌아보는 일도 못하고 있지만은 이런 모양도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그러함을 배운다. 완전히 흘러가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는 것. 그러느라 다치기도 하지만 그만큼 내 몸의 무게가 느껴지는 때. 지금 당장 바로 이 순간에 존재하기만 한다. 계속 지금에만 사는 것. 실은 그조차 인지하고 있지 않게 되는 생생함. 돌아보는 것이 항상 중요다고 생각했지만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는 것은 아무 것도 없지. 어떤 흐름 덩어리를 뭉텅하여 지나보자. 

수요일, 2월 01, 2023

화요일, 1월 31, 2023





천천히,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삶을 느끼고 살아야지. 흘러가야지. 내가 받아들여야만 하는 매일이 후회스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매일 내게 가장 진실한 마음으로 살아야 함을. 

1월 31일의 색.

어린싹색 




수요일, 1월 25, 2023

정신없이 지나가는 1월

정성스럽게 정리하고 정돈할 시간이 필요한데 말이야. 어떻게 하루가 지나가는지 모르겠어. 요 며칠 무리를 했던 것인지, 배가 아프다. 역시 한번 탈이 나면 쉽게 무너져 버리는 여러가지 몸의 리듬. 오랜만에 배가 차갑다. 

오늘은 지량과 집을 보러다녔다. 크게 기대하거나 예상한 것 없이 둘러보았는데 재밌었고 수확도 있었다. 하지만 아주 덕분에 피곤해지기도 했고. 이상하고 소름돋는 파트도 있었고. 아무튼 모든 것이 그래도 감사한 하루다. 돌이켜보면. 그치. 우리의 보금자리 마련의 과정이 수월하게 지나갔으면 좋겠다. 정신없이 지나가지만 그래도 길어진 과정... 아무튼 계속 마음을 잘 다듬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몸이 아프고 힘들어지면 자연스럽게 어떤 과정도 더 지난하게 느껴지는 법이니. 

이상하게도 일기를 쓰는데 여러가지 브레이크가 많이 걸린다. 머리속에서. 써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썼다가도 다시 지워버리는 것이 많은... 더 좋은 말을 더 괜찮은 생각을 꺼내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크다보니 꺼내는 작업 자체가 부자연스러워지는 것일까. 그런 일기를 쓰고 싶은 것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다시 아무렇게나 틀린 말이든 후회스러운 말이든 내뱉는 일기를 쓰고 싶어진다. 좋은 것 하나는 오랜만에 일기를 쓰다가 아주 졸음이 몰려오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 자야지.

목요일, 1월 19, 2023

이제 더 이상 혼자는 시렁 ~ ~ 

오늘은 내 사랑이 칭얼거리던 말들이 생각이 났다. 갑자기 그게 너무 어여쁘고 가엽고 그래서 얼른 닿고 싶어 전화를 걸었다. 사랑해요. 혼자서 이리저리 멀리 가까이 다녔을 모습이 그려지는데 그게 너무 가여웠어. 나도 마찬가지야. 우리는 그동안 혼자 해왔던 것들을 함께하기로 했다. 사랑해요. 

수요일, 1월 18, 2023

월경이 시작되자마자 맑아지는 머리. 
정말 너무 어이가 없어. pms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억울할 정도로... 한달의 반절 이상을 멍한 상태로 보낸 것 같다. 한의원에 가서 물어봐야지. 항상 맑게 깨어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몸이 아직 컨디션을 되찾는 중이라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 아니면 늘 이런가. 늘 이랬던가 ? 아무튼 오늘은 유난히 더 심히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 들어 거의 아주 많이 들떠있는 상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갈비뼈 덜덜.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역시 가장 어려운 일이야. 
아무리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평생 질문하고, 여러개의 답을 찾아도, 마음이 울렁거리거나 걱정이 드는 것을 멈추는 일은 어려워. 울렁이는 마음을 안고 사는 것이 나의 본질이라고 받아들여야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화요일, 1월 17, 2023


frederick h. evans

월요일, 12월 26, 2022



머리에 총을 맞고도 사람을 마주치면 그 사람이 너무 반가워 인사를 하는 어떤 코끼리.
어떤 인과율을 발견하려고 했던거지.
저 문장을 써놓고 보니 웃기네. 
총을 맞고도...라니
겪고 있는 고통의 상태와 언제나의 사랑은 사실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었네. 

i'm with you

비디오 속 너랑 나
나는 그 안의 너를 보고 있어
너의 눈이 꼭 지금 나의 눈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한참 그 눈을 보았어
우리를 바라보는 눈빛이 말이야
지금의 나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아

너무 너무 사랑해
ㅜ

명료한 - 
그 언젠가 내가 말했던 그 상태처럼
그 무엇도 첨가되지 않은
단지 깨끗하고 편안한 -

월요일, 12월 12, 2022

월요일, 11월 21, 2022

Yo vengo a ofrecer mi corazón

너무 아름다운 멜로디와 가사. 근데 넘 넘 슬퍼.

작은 책자 하나를 만들고 싶어져서 예전에 쓴 글들을 돌아보다가 see only love라는 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보았다. 깨달았다가도 다시 괴로워지고 안개가 쌓이는 마음. 내가 사는 동안 잊지말아야 할 단 한가지. 오직 사랑. 방을 깨끗이 치워도 다시 먼지가 쌓이는 것처럼 다 알았다가도 다 깨달았다가도 안개 속에 묻히고 마는 것이 당연하대요. 계속 다시 돌아가서 보아야 하는 메시지. 거듭하여 안개를 걷을 것. 그렇지 않으면 곤란하네. 고뇌하는 영혼. 고뇌를 하지 않으면 병원엘 가야해요-라고 말하는 사마리아가 너무 웃겼는데ㅠ 이제보니 고뇌라는 것이 그런 것이네. 거듭 잘 사는 일에 골몰하는 것. 나는 그렇게 태어난 사람이래요. 고뇌하기 위해. 고뇌하러 온 사람. 다시 거듭 돌아가 깨달아야하는 사람. 다시 오직 사랑만을 보아야만 하는 사람. 

수술을 한 이후에 몸의 전체적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졌다. 힘이 많이 없어서 산책하는 것 외에는 며칠 동안은 집에서 편히 놀고 밥을 챙겨 먹고 시시껄렁한 것들을 들여다보고 그랬다. 계속 쉬는 것에 아주 익숙해지고, 계속 쉬고 싶고 다른 것들은 약간은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 그러다가 다시 우울 삽화가 오는 것은 아닐까 약간 걱정이 되었다. 수술하고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서 그런 것일까 추측도 해보았다가, 겨울이라 그런 것일까 의심도 해보고. 걱정도 걱정이지만, 건강검진을 하듯이 내 자율신경계든 무어든 정신건강에 관해서도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사실상 약간 그런 걱정이 들만한 증상들이 있기도 하다. 불안이 일고, 이런저런 사소한 모든 것들이 걱정스럽게 느껴지고, 슬금슬금 자책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그렇고 다리를 열심히 움직이는 것도 그렇다.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 이건 정말 오랜만이다. 예전엔 이런 증상들이 너무 만성적이라 나의 성격적 특징인 줄만 알았다. 이런 증상들을 경계할 수 있게 된 것은 - 치료를 통해 그렇지 않은 상태를 경험했기 때문. 그것이 내가 타고난 성격이 아니라 건강하지 않을 때에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고 나니...! 약간의 조짐이 보이자 두려워진 것이다. 가장 두려운 것은 그런 상태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상황이다. 내 불안을 전달하거나, 혹은 전달했다고 여겨서 나를 자책하게 되는 것. 아무튼 그런 순환이 있다. 좋은 순환만 있었음 좋겠는데 말이다.

다음에 혹시 다시 치료가 필요하게 되면, 한의원에서 진료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다. 지난겨울 두통으로 한의원에 갔을 때, 한의원에서 뇌파검사를 해주시면서, 항정신성 약물로 인해 내 것이 아닌 상태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했던 것이 인상 깊어서. 잠시 그런 것들을 잊고 살다가 요 근래 왠지 마음이 불안정한 것 같아 다시 떠올랐다. 정신건강의학 진료를 하는 한의원을 검색해보다가 멀지 않은 곳을 찾아냈다. 허해진 몸의 이곳저곳을 보충해야지. 모든 것이 더 버거워지기 전에 얼른얼른 ~ ~ ~ 가볍게 가볍게 가볍게 둥 둥... 그렇게 하고 싶다.

월요일, 11월 14, 2022

파괴와 재생의 별 명왕성이 2023년 3월 물병자리에 들어서고, 명왕성은 10년간 그 자리에 머무른다. 새로운 주기가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고, 그 시작인 2023년 우리는 격변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격동의 시기를 준비하고 나아가는 이들에게 행운이 펼쳐질 것이다. 그래서 11월은 새로운 꿈에 재도전하거나 2022년에 새로 시작한 일, 착수한 일을 재검토하기에 적절한 시기다. 자신에게 질문할 것. 1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그것들을 위해 행동하고, 시작해야 한다. 1월에는 역행하던 별들이 모두 순행하게 될 것이고, 그때는 이미 새로운 시기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니 1월이 오기 전에 준비하고 시작할 것.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들, 무엇이든 리스트를 적어보기.

윤슬이가 2023년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기에 앞서 준비해야 할 것들을 다룬 영상을 보내주었다. 오지를 비롯하여 주변에 지금껏 하던 일들을 마무리하고 아주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어렴풋이 그런 움직임이 있는 시기인 걸까 짐작만 했는데...! 정말 명왕성이 물병자리에 들어서는 시기라고...! 올해 초부터 준비하고 있던 작업을 재개할 시기가 온 것이다. 안 그래도 8~9월부터 작업을 잠시 멈추고 있던 터였다. 전시 일정과 공간이 바뀌게 되면서 준비하고 있던 전시를 다시 재정비할 필요를 느꼈기에. 그리고 사실 그 변동으로 인해 10월에 있을 큰 이벤트들을 준비할 시간이 생기기도 했다. 덕분에 10월에 있던 큰 행사들을 집중해서 준비할 수 있었다. 지량과 결혼식을 올렸고, 책 3권을 완성했고, 수술을 했다. 이것들이 모두 10월에 일어난 일이라니 ! 새삼스럽게 놀랍다.

그 때문에 사실 10월 말에 수술을 끝내고 11월부터는 아주 쉬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슬슬 다시 작업도 하고, 전시를 위한 재정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더군다나 이찬혁의 새 앨범을 들으며, 오랜만에 '버킷리스트'라는 것을 다시 떠올리기도 했고 말이다. (찬혁이는 너무 지금의 흐름에 맞는 앨범을 만들었네.) 수술 전날, 지량은 내게 병원에 있는 동안 버킷리스트를 적어보라고 했다. 나는 요즘은 생각나는 것들이 없다고 했지만, 지량은 수술을 앞두고 걱정하는 날 위해, 그런 숙제를 내줬던 것 같다. 실제로 잠이 잘 오지 않았고, 그렇다고 해도 버킷리스트에 대한 생각에 집중할 수도 없어서 지량과 페트라에 가고 싶다는 리스트 하나만 간신히 떠올렸다. 그리고, 사실 수술을 한 날부터는 너무 힘들어서 버킷리스트 숙제를 아예 잊어버렸다. 

집에 돌아와 쉬면서 동생이 해준 밥을 먹고, 지량과 부산에도 다녀왔다. 버킷리스트라면 버킷리스트일까.. 다시 내 소망, 내가 하고싶은 일들, 내가 준비해야할 것들을 돌아보고 정리할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하며 약간 꿈틀거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내 몸도 그러는 중이다. 흐트러진 몸의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해 몸은 질병을 만들어낸다. 자궁보다 큰 혹이 떼어져 나왔고, 혹과 함께 살아가느라 눌렸던 주변 장기들이 제자리를 찾고 적응하느라 이런저런 불편함들이 느껴진다. 변화된 상태에서 다시 또 변화하는 과정이니 혼란과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 (명왕성이 물병자리에 입궁하는 것처럼....!) 그것들에 신경이 많이 집중되는 것이 힘들긴 했다. 많은 것들을 게워내야만 했다. 힘이 없고 아프고... 그래도 이 고통들이 내 몸의 균형을 찾기 위한 과정이고, 내 일상의 일부라고 여기니 조금 마음이 편안해졌다. 작년부터, 아니 어쩌면 수년 전부터 시작된 내 쇄신 작업은 그래도 많이 안정되었고, 어떤 부분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오래된 혹을 떼어냈고, 나와 새로운 생을 함께 할 파트너가 생겼다는 것. 내 반쪽이 내 곁에 있다. 정말 정말 새로운 생의 시작인 거구나. 

이와 맞물려 신기하게도 오지에게도 쇄신작업이 시작되었다. 나는 지량이 내게 했던 것처럼, 오지에게 버킷리스트를 적어보라고 했다. 오지에게도 그것이 필요해 보였다. 우리의 모든 생의 순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때. 그리고 오늘 본 별자리 영상도 우리에게 리스트를 작성하라고 말한다. 소원의 크기는 상관이 없다. 실현 가능성을 계산하지도, 다른 사람의 욕망과 비교하지도 말고. 새롭게 펼쳐지는 파노라마 앞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상태와 소망들을 다시 재점검하는 때. 11월과 12월에는 그렇게 준비하고, 무엇이라도 시작을 하기로 했다. 새로운 집을 찾는 일도 본격적으로 시작을 해야 할 때인가 보다. 내 반쪽과 맞이하는 새로운 시기. 잘 준비해야지. 재밌겠다...! 11월에는 내가 원하는 것, 나에게 중요한 것들,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들을 정리하고 떠올려봐야지.

토요일, 11월 12, 2022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다. 원래 목표는 9시쯤 일어나는 것이었지만 7시에 깨서 더 잠이 올 것 같지는 않아 일어났다. 미셸이 내 다리 위에서 열심히 꾹꾹이를 하고 있었다.
일어나 속이 아파서 따뜻하게 쑥차를 내려 마셨다. 자리에 앉아 며칠 전 받은 이메일에 답장을 보냈다. 한동안 아침마다 사과를 챙겨 먹곤 했는데, 다시 그 습관을 기르고 싶어 사과를 주문했다. 다시 건강한 루틴을 하나씩 만들고 싶어. 건강한 몸으로 살며, 차곡차곡할 일들을 해나가고 싶다.
머릿속이 약간은 어지러운 느낌이야. 수술하고 나서부터는 일단은 편히 쉬고 있다. 다시 곧 작업을 재개해야 하는데 늘 다시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는 두렴을 느낀다. 내가 그것을 해낼 수 있을까. 그전에는 어떻게 그 일들을 해냈지. 어떻게 다시 이런 과정이 가능한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무언가 이루어지기는 한다. 이상하게 왜 늘 항상 새로운 두려움이 생길까.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게 된다.
동생은 그동안에 불편했던 삶을 나아지게 할 어떤 치료를 시작했다. 이야기를 같이 나누면서, 서로의 모습을 돌아보았다. 내게서도 그런 비슷한 불편함이 느껴지는데... 어찌어찌 잘 살아온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뛰어난 통제력으로 유지해온 생활일까. 그렇다면 그것은 치료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모르겠어.

화요일, 11월 01, 2022

틸란드시아

틸란드시아를 사 왔다. 잎이 붉어진 이오난사 틸란드시아와 길게 늘어진 수염 틸란드시아가 함께 붙어있는 것으로 사 왔다. 오지는 틸란드시아가 기르기 쉽다고 알려진 식물이지만, 자신은 가장 어려운 아이라고 했다.

틸란드시아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 정보를 찾아보니, 파인애플과에 속하는 식물이었다. 너무 귀여워. 사막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라 건조한 곳에서 잘 살지만, 그래도 충분한 수분도 필요로 한다. 사막에 내리는 소낙비처럼 흠뻑 젖었다가도, 아주 금방 말라버리고 마는 환경처럼, 물을 주어야 한다고.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씨앗을 따로 만들지 않고, 작은 아이를 몸체에 만들면서 번식한다. 그리고 원래 몸체는 새로 만들어진 그 아기 몸체를 위해 모든 에너지를 준다. 귀여운 틸란드시아 잘 자랐으면 좋겠네. 햇빛도 많이 받고, 집안을 떠돌아다니는 습기와 먼지들을 먹으며 잘 자라렴.

틸란드시아를 데려온 기념으로 일기를 쓰러 왔더니, 마지막으로 남겨진 일기의 제목이 손바닥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오난사 틸란드시아가 생긴 모양이 손바닥 같기도 하네. 

금요일, 10월 21, 2022

손바닥

누군가의 존재로 인하여 산다는 것. 어떤 존재가 곁에 있기 때문에 살 수 있다는 것. 오지에게 그런 말을 했다가 그 말이 화근이 되어 싸우고 운 적이 있다. 그것이 얼마나 힘든 말인지 아느냐고, 그게 좋은 건 줄 아느냐고. 그래서 그런 말은 하지 않아야겠다 약간의 다짐 아닌 다짐을 했다. 함부로 하는 말이 아니구나. 나는 너의 존재가 나를 얼마나 다시 살게 했는지,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아무튼 고맙다는 말의 다른 말이었는데.

내 사랑을 아주 많이 생각하는 날이다. 눈물이 나. 애틋해. 애틋하다는 것이 무언지 올해 나는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애틋하다. 5월부터 생각한 말이다. 모든 것이 새롭고 크다. 한마디 말을 가지고도 천개의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 나의 존재가 당신을 살아있게 한다는 말을 듣고. 나는 어느 눈물 가득한 날을 떠올렸다. 그 눈물과 화가 떠올랐지만 금방 나는 사랑의 생각으로 그것을 전환한다. 어떤 존재로 인해, 그 존재가 내 생의 이유가 되어 내가 살아있다는 것. 그것은 사실 너무 당연한 말이잖아 ! 결코 짐일 수가 없는 것. 너가 없으면 나는 없고, 내가 없으면 너가 없지. 우리가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 땅이 없으면 하늘이 없고, 하늘이 없으면 땅이 없고, 죽음이 없으면 생이 없는 것, 생이 없으면 죽음이 없는 것. 슬픔이 없으면 행복이 없는 것, 행복이 없으면, 슬픔도 없는 것. 내 사랑이 내게 이런 말을 해준 것이구나. 내 사랑이 없으면 내가 없지. 내 거울.

우리가 서로를 만나기 전 겪었던 시간. 우리의 만남. 결혼식과 이런저런 복잡한 모든 것들을 준비하던 시간. 결혼하는 순간. 그리고 다시 쌓여있는 숙제를 들여다보고, 피로한 시간. 잠시 행복한 가을을 느끼고, 생일을 축하하는 시간. 그리고 다시 또... 그러나 또다시 ! 이게 다 그것이야.

오늘 밤에 조금 슬퍼하다가 - 다시 곰곰이 생각을 했다. 어느 것도 나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슬픔이 사라진다. 어느 것도 나의 것이 아니라고 여길 때 신기한 것은 슬픔은 사라지는 대신에 행복은 더 크게 다가온다. 내게 다가온 행복과 행운이 나에게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달을 때 - 다시금 감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얼마나 감사한 일이지 !

또 다행스러운 것 하나는, 이런 모든 깨달음의 작은 순간들을 지나오면서 내 삶의 패턴이 조금씩 변한다는 것. 행복의 순간은 더 길고 - 더 충만해지고, 견뎌야 하는 고통의 순간들은 점점 작아진다는 것. 그것들이 없어지지는 않을 테지만, 나름대로 내가 잘 운용할 수 있는 패턴이 생겨나며, 생이 이어진다는 것.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는 것. 인생이란 것은 그것을 찾는 것이구나 ~ ~

어쩐지 오늘은 슬펐지만 - 슬픔을 그냥 삼키지 않고 왠지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다행스럽게 돌아봄으로 깨닫는 것들. 여러 가지 손바닥의 형상을 본다. 파티마의 손. 땅바닥에 굴러다니는 비닐장갑. 떨어지는 꽃잎을 받은 나의 손바닥. 기도하는 손바닥. 연인의 목을 감싸 안는 손바닥. 반지를 낀 손.

손가락이 손바닥과 모두 이어져 있는 것처럼 우리 모두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 당신의 존재로 내가 살아있다는 것.

목요일, 9월 29, 2022

수요일, 9월 28, 2022

오늘은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지 않았다. 간단히 청소를 하고 밥을 먹었다. 해야 할 일들을 곧장 시작할까 머리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잠시 바닥에 누워서 몸을 똑바로 폈다. 몸을 똑바로 펴고, 산책하기로 했다. 볕이 아름다운 오후에 나가서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오랜만에 산책을 했다. 다른 위중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사방을 둘러보며 천천히 내 동네를 걷는다. 잎의 모양, 꽃잎, 그림자의 모양들, 벽에 비친 햇살의 색깔, 그런 것들을 바라보는 일처럼 아름답고 여유로운 일은 없다. 산책의 위대함은 여기에 있다. 모든 것은 그곳에 있다. 모든 아름다움이 그곳에 늘 있다. 늘 그곳에, 그러나 모양과 색깔은 늘 새롭게. 산책을 하는 것은 사람뿐이다. 산책하기를 선택하는 것은 사람이다. 그것을 선택하지 않는 것도 사람. 아름다운 것을 보는 일은 오늘의 내 선택이었다. 하늘과 빛이 아주 온화하여 마음이 부드러워졌다.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라고 생각했다. 내일은 또 새로운 가장 아름다운 날일 것이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아름다운 시간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때 친구들의 이름을 떠올렸다. 이처럼 선명하고 희망적인 마음이 가득할 때에 기도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힘들고 괴로울 때에 하는 기도도 너무나 소중하고 간절하겠지만, 내 마음이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한 때에 하는 기도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걸으며 친구들의 이름을 떠올리고 기도를 했다. 감사하는 모든 마음이 모두를 위한 기도가 된다.

월요일, 9월 26, 2022

많이 졸렸다가 - 말끔해졌다가 - 를 반복하는 새벽. 이제 잠을 자야지, 하고 마음을 먹으니 그래. 
하루를 돌아보는 일기를 쓰지 않은지 오래된 것 같네.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발견을 할 수 있는 하루하룬데 말이야. 
열심히 책을 만들고 있다. 이리 저리 글자를 고치고, 사진을 넣었다가 뺐다가, 모양새를 바꾸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고 만다.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압박과 스트레스를 느끼기도 하는데, 그런 와중에 내 곁에 한결같은 사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 - 
그 전반이 고통과 괴로움이고, 그 가운데에 한줄기 빛같은 즐거움과 행복이 반짝하고 지나가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이제까지의 내가 인식하는 삶은 정말 그랬다. 
근데, 이제는 그런 통각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 삶의 전반을 행복으로 느껴. (특히나 요즘같은 나날들은..) 너무 힘들고, 피곤한 순간이 많은데 - 그것들도 결국에 다 가볍게 지나가는 것을 느낄 때에 스스로 놀라곤 한다. 이 모든 짜증과 피로가 내 삶의 아주 아주 아주 작은 부분이구나 - 이렇게도 금방 지나가고 마는 것이구나 - 나의 날카로움과 예민함까지도. 그런 모습이 때로는 여전하더라도, 그것이 그리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이제 안다. 그것에 집중하느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몰라. 내 사랑이 내 삶의 전반을 행복으로 만들어. 결국엔 사랑이 상태의 전환을 가능케 한다. 
상태의 전환
다른 차원으로의 전환
자신의 결점에 너무 몰두하다 보면 신에게 다가갈 수가 없다고 - 그 단계가 단번에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얼마전, 마캄에 대한 간략한 내용을 읽었거든. 신을 향해 가는 그 하나하나의 단계가 결국에는 나로부터 벗어나는 단계네. 머리 속에서 많은 것들을 통과하는 중인데(바쁘지는 않게), 말로 쓰여지지는 않는다. 오늘은 이어지지 않는 일기를 쓰고...

 


화요일, 9월 20, 2022

월요일, 9월 19, 2022

어떤 시대의 사랑. 어떤 시대의 뜨거움. 뜨거운 사랑의 시대. 미운 것 고운 것 모두 다 고운 듯 사랑하기. 우리가 사는 지금은 그런 뜨거움과는 멀다는 이야기를 듣곤 해. 얼마 전 아는 작가분의 전시에도 그런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 사랑은 90년대에만 존재했다는 이야기. 
그런 사랑은 오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에 나는 속으로 '그런 사랑 여기 있는데'라고 말하고 말았다. 오늘 내 사랑은 그러해. 나에게 헌신하겠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내 앞에 있다. 그런 말은 정말이지, 이제는 책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말 같았는데, 내가 오늘 그 말을 듣는다. 

내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마음과 형태들이 더 나에게 현실로, 선명하고 확실한 모습으로 나타나. 사랑은 배우는 것일까 앎일까. 드리워진 어둠을 걷어내는 것이 사랑의 일일까. 신이 사랑의 존재인 것처럼, 우리도 본디 사랑일까~ 
Beyond polarity there is transcendence.

2023


An airplane hovering overhead



Woman drawing two dark curtains aside



A third wing on the left side of a butterfly



Two Dutch children talking


수요일, 9월 07, 2022

내가 무엇을 사랑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나를 소개하네. 

처음 블로거를 만들었을 때는, 내 동생과 미셸을 사랑한다. 라고 나를 소개했다. 가족이 늘어나면서 내 소개가 바뀌는 것이 재미있다. 

내 동생과 미셸, 미유를 사랑한다. 그리고 지량을 사랑한다. 

목요일, 8월 25, 2022

8월을 통과하며

월초에 읽었던 8월의 별자리 운세를 다시 찾아가 읽었다. 온 길을 돌아볼 때에, 지나간 별자리 운세를 함께 보면 재밌다.

당신은 큰 힘에 지켜지고 있습니다.

크게 위로가 되는 아오이시 히카리의 마지막 문장. 

피로와 불안으로 가득찬 하루를 늘어놓았다가 - 다 지웠다. 지량에게 피리를 찾아주려고 짐들을 들추다가 예전에 쓰던 작은 메모장 뭉치들을 발견해서 꺼내놓았다. 2017년에 쓴 것 같은 한 메모장을 열었다가, 무슨 말인지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쓰여있어 몇번을 다시 읽었다. 나 자신이 아닌 것 같아 놀라워. 끔찍할 정도로 괴로운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던 때인 것 같다. 그걸 읽다가 지금 일기를 쓰는 이 창을 보니, 내가 오늘 하루 동안 느낀 작은 불안과 신경질들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서 갑자기 다 지웠다. 다시 돌아보니 내 하루는 솜털처럼 부드러웠네. 사랑으로 가득한 목소리들과 귀여운 고양이들의 털이 나를 감쌌고 말이야. 그리고 다행히 잠이 쏟아지고. 

잘 잘거야. 

지금은 그 때처럼 정반합을 생각하지 않지만, 내 삶에 정반합이 있다면 - 행복과 사랑으로의 정반합일거야. 더 큰 행복과 더 큰 사랑을 배우기 위해 지나와야 했던 그 반대에 있는 에너지들. 가여운 뭉치들. 그것들조차 사랑으로 다시 안아줄게. 

월요일, 8월 22, 2022

자다가 잠깐 깼어. 화장실에 다녀오고 고양이들 밥을 줬다. 사랑스러운 내 미셸 바로 그릇 앞으로 달려와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제 자리에 가서 잔다. 행복해. 행복은 반복의 욕구다. 

잠시 맑았다가 이내 곧 본래의 리듬대로 돌아가는 몸. 다시 잠이 막 쏟아지는데 그 사이에 잠깐 남기는 행복. 내 사랑을 떠올리고 느끼며 너무 너무 신나. 세상에서 제일 따뜻하고 포근한 우리의 포옹을 다시 느끼며.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모든 순간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싶어. 그것이 인간의 역사를 지속해온 힘이 아닐까.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그것이 이미 반복의 욕구가 아닐까.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려는 욕구도 사실은 반복의 욕구일 수도 있잖아. 산책. 더 긴 산책. 더 먼 길을 도는 산책. 테레자는 인간의 사랑이 행복할 수 없다고, 인간의 시간은 직선으로 흐르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그 삶의 모습도 언제나 원형을 그리고 있었던거야. 가벼운 것이 무거운 것이 되고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이 되는 순간. 양쪽의 가치가 순식간에 전복되어도 실은 아무 관계가 없는. 원 안에서는. 오늘에서야 새롭게 이해가 되었어. 카레닌의 미소가 토마시와 테레자의 미소였네 ! 

화요일, 8월 16, 2022

내가 좋아하는 문학적 구성법 - 수미상관

수미상관의 구조에 대해 쓴 메모를 하나 발견했다.

'모두의 사랑을 받고 태어난 나는 모두의 사랑을 받으며 죽을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주문에 가까운 일기다. 그리고 그 중간에 지옥은 짧았으면 하는 소망과, 조금씩 더 천국으로 가까워졌으면 하는 소망. 세상에 천국은 없더라도 '거의' 천국인 곳은 존재하니까, '거의' 천국인 곳으로 계속 가까워질 것이라는 깨달음이자 다짐을 써놓았는데, '거의' 천국이라는 개념이 넘 웃기네. 

이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마) 우리가 사는 동안에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아름답고 평안한 천국을 만들어가고, 사랑하는 친구들도 초대해서, 그 천국의 것들을 나누고 즐기며 살거야. 아직 (아마)라는 부사를 완전히 빼지는 못하는 나의 소심함이 있지만, 이것도 금방 사라질 것을 알아. 지난 모든 것들이 그랬거든. 모든 불안과 불확실함들이 결국에는 평안과 사랑으로 선명한 그림으로 전환되어 나타나는 기적을 경험하고 있거든. 기적을 너무 함부로 말하는 것이 아니냐고 ? 사실 기적이란 것은 자연스러운 전환일지도.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니야. 자연이 기적이거든 ~ ~ 

일요일, 8월 14, 2022

And now these three remain: faith, hope and love. But the greatest of these is love.

목요일, 8월 11, 2022

포근

자기 자신의 몸 자체만으로 포근하고, 따뜻함을 느끼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팔라스 고양이 영상들을 보고왔다. 나무에 올라가 나무껍질의 색깔과 같은 자신의 몸을 한껏 둥글게 웅크리고 낮잠을 자는 모습이라니. 정말 정말 하나도 안추워보였다. 영상들을 좀 보고나니 곰이 낮잠자는 영상이 추천으로 떴다. 햇살이 드리워진 모래 위에 몸을 옆으로 뉘어 웅크리고 잠을 자는듯 하다가 몸을 이리저리 굴려 모래를 묻히고 일광욕을 하는 ~ ~ 저 포근함. 

포근함은 무어지. 포근한 것은 바라만 보아도 이렇게 포근해지다니. 이건 엄청난 치유의 에너지네. 어릴 적에 북극곰 이미지를 열심히 저장하던게 기억났다.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포근함이었나봐 ! 아니 모든 사람들에게는 사실 포근함이 필요한거야. 포근 포근 ~ ~ 포근한 사랑. 포근한 사랑의 품. 포근한 품의 기억. 그것으로 살아. 

월요일, 8월 08, 2022

8월이 되었네. 축축한 날이 다시 이렇게 이어지다니. 하늘은 계속 번쩍 번쩍하는 중. 배탈도 더디게 낫고, 쉽게 피로해지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날이 흐려지자마자 기분도 같이 가라앉았다. 으 으 무거워. 사고의 전환도 느려. 머리가 띵 - . 커피를 마시면 좋겠다. 여러가지 이유로 커피를 먹지 않고 있는데 .. 오늘같은 날엔 커피를 먹고싶군. 그래서 지금 대신 따뜻한 우롱차를 연하게 마시고 있다. 

블로거에 일기를 쓰다 말아서 임시저장 되어있던 것이 네 개나 있었다. 7월이 끝나갈 때 쯤에는 너무 정신이 없었다. 모든 것이 아마 임시저장.. 임시저장되어 있는 것들이 쌓여 있으니 조급함과 불안이 올라온다. 쌓여있는 것들과는 상관없는 불안까지 ~ 너무 정신없어서 하루에 여러가지를 쌓고 몰아서 하다보니 탈이 난 것 같다. 그래야만 하는 것 같아서 그랬다. 그러다가 그래야만 하는 것들조차도 어쩔 수 없이 그만두고 쉬어야만 하는 상황이 오고마는..! 

이것도 임시저장이 되었다가 새벽이 되어 다시 찾아와 마무리를 짓는다. 달리느라 너무 뜨거워져 있던 것들을 어쩌면 다시 보아야하는 때인가. 계속 이 과정을 반복하는 건가봐. 말의 신성. 두려움마저 떠나가게 하는 양기. 그 뜨거움과 밝음으로 달리다가, 무한히 달릴 것처럼 달리다가.. 돌아온 길 한 번 돌아보아야 하는 시간이 찾아오고, 말발굽도 한 번 살펴봐주고, 재정비해주고. 물기 가득한 몸과 세상에 다시 빛을 ! 적당한 습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뜨거움과 건조함을. 휴우 그러나 매우 피로한 과정이로구나. 어떻게 하면 이 과정들이 조금 더 쉬워질까. ~ ~ 발굽 다치기 전에 미리 확인도 해주고, 뒤도 자주 돌아봐주고...! 아 그 말이 그 말이었구나. 계속 뒤를 돌아보면서 가야한다고..! 

뭔가 이런 숙제들을 생각하다가, 내 영혼의 나이를 해석해준 나기의 메시지가 떠올라 다시 읽어보았다. 계속 조금씩 조금씩 더 이해가 가. 그 시기가 지나면 또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이 보일까.

내 비어있는 루트센터가 많~~~~은 압박을 흡수하는 중. 마르세유에 있을 적이 떠오른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보니, 내가 왜 그렇게까지 힘들게 고생하면서 지냈을까, 그러지 말 걸 ! 그랬거든. 답답하게 내 머리랑 몸을 계속 조이면서 지냈던 날들. 내가 지금 그 압박감을 느끼면서 그런 기운을 뿜어낼까봐 무서워하는 중이었어. 그래도 이젠 그러했던 시간을 돌이켜볼 수 있는 곳에 와있긴 한거네. 이미 달라져있어. 이미 다른 곳이야. 뒤를 돌아볼 것. 







월요일, 7월 18, 2022

처음엔 두려웠는데 이제는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는 혹. 언젠가부터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이 싫어 물도 조금 마셨었는데...! 이제 와보니 몸의 여러 가지 신호와 작동방식에는 다 이유가 있었어. 요즈음의 소화불량도 그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오늘에서야 했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니 빨리 떼어내고 싶어졌다. 두려움과 불안으로 키운 것. 그걸 없애고 더 용감하고 튼튼해진 내 모습을 상상한다.

하루종일 배가 아팠다. 암실에서 작업을 마치고 나와서 들풀한상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더덕구이와 솥밥. 귀여운 반찬들을 하나하나 따져가며 열심히 먹었는데, 다 나에게 건강한 것이겠군-하고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먹었다. 요즈음 식사를 많이 신경 쓰고 있다. 내 몸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들은 조금씩 피하고 있고, 웃긴 것은 건강한 것을 챙겨 먹을 때는 '이것이 나를 건강하게 해줄 거야', '낫게 해줄 거야' 하는 식의 주문을 외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런 내 모습을 보다가 조금 전엔 엄마와 외할머니를 생각했다...천천히 밥을 다 먹으면서 우리가 같이 처음으로 밥을 먹었던 날을 생각했다. 나는 그날 아침에 꾼 꿈에서부터 두근거리고 있었는데, 저녁이 되었을 무렵엔 그 두근거림이 몸의 떨림으로 이어졌다. 그런 나를 보고, 건강식을 종종 사주겠다고 했던 것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처음 만나는 누군가에게도 저런 말을 하다니 - 다정하다는 생각과 약간은 믿을 수 없어 하는 생각을 동시에 했던 것 같다. 언제 다시 생각해도 재밌는 순간. 그리고 다시 우리가 들풀에 와서 식사를 했던 날. 그제야 그 식당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날. 그날처럼 오늘도 너무 맛있었어. 내내 떠오르는 순간들로, 홀로였지만, 오늘의 저녁 식사는 아주 다정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천천히 걸어서 연희동까지 갔다. 계속 떠오르는 다정한 순간들과, 지금 나와 함께 존재하는 사랑을 느끼며 걷다가 또 갑작스런 자각이 있었다. 내가 지금 참으로 평온하고도 잔잔한 행복감을 느끼고 있구나 - 그것도 계속 ! 계속이라는 것이 가능하구나. 그 지속의 가능성에 또 감동을..! 언젠가 내가 그런 일기를 쓴 적이 있었거든. 왜 행복은 순간으로만 존재하느냐구 - 계속 행복의 상태일 수는 없는 걸까 물으며 슬펐던 날들이 있었다. 가끔 나의 어떤 불안정한 기분 상태나 내 몸에서 느껴지는 통증, 염증 그것들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불안과 스트레스로 가득해져 버릴 때가 있다. 아마 그런 것들이 내 모든 순간을 잠식했던 때였다.

내 사랑과 주말 동안 함께 있으면서도 비슷한 것을 생각했다. 주말이 오기 전에는 기운이 좀 침체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어느 순간 나를 보니, 내가 아주 평온하고 행복해져 있었어. 내가 사는 순간의 실체는 행복이란 것. 그 행복은 계속이라는 것. 그리고 그런 깨달음보다도 실은, 내가 어떤 상태인지, 내가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를 고민하거나 골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 이미 나도 알아채지 못한 순간에 자연스럽게 행복해져 있다는 것이 - 그런 것이 새로운, 큰 감동이야.. 

수요일, 7월 13, 2022

오랜만에 암실에서 작업을 했다. 마침 오늘은 사용하는 사람이 나뿐이어서 천천히 둘러보고, 준비할 수 있었다. 

차분해지는 시간 ! 

현상액이 들어있는 밧드에 흰 종이를 넣고..! 흔들 흔들 ~ 이미지가 떠오르는 순간 ! 히히.. 막세이 보자르 사진실 선생님이 생각난다. 정해진 기간에 워크샵을 들어야만 암실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나를 위해 어느 날 한 번 특별 과외를 해주셨다. 같이 첫번째 프린트를 했던 순간을 잊을 수 없어.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거의 내 나이에 가까운 세월동안 그 일을 해오셨을텐데도, 그 순간에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아름답다고 외치시던 것이 ! 그것이 참 아름다웠다. 항상 이미지가 떠오르는 그 순간에 마음 속에 그 목소리가 같이 떠오른다.

적당한 세팅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수월했다. 오늘의 이미지는..! 

잘 마르게 해주세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런지 몸도 기분도 무거웠던 ~ ~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에 궁금한 시간들이 있다. 그럼에도 반짝이는 것들이 살리는 날. 축축하게 지나가는 7월아 ~ 잘 마르게 해주세요 ~ 

화요일, 7월 12, 2022

99 여러가지 기쁨과 선물 

100 만월 

천개의 고원 !

영원 그리고도 하루 

사랑해

월요일, 7월 11, 2022

수풀이 우거진 골목 앞 빌라를 떠나는 아주머니 
떠나신다며, 나를 걱정하셨다.
골목을 드나드는 이상한 사람들, 돈을 해쳐먹고 나간 조합장, 돈이 가장 큰 기준이 되는 이상한 구획법에 대해 잠시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우리집은 재개발구역이 아니므로 다행(?)이라는 결론과, 아마 이러한 상태가 2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더 길면 3-4년까지 늘어날 수도) 
골목은 금새 우거진다.
눈물겨운 새로운 가족, 아기 포메라니안으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본인의 삶이 너무나 버겁고 힘든 것과 동시에, 새로운 가족이 생긴 것은, 진정으로 눈물겨운 일이었다. 온전히 신나거나 감사할 수 없는 순간들이 있어 하루종일 눈물겨운 것이다. 그 눈망울 앞에서. 포메라니안 눈은 다 슬프다고 하셨다. 그래서 계속 눈물이 난다고 하셨다. 그 눈물겨움으로부터 지나간 세월동안 겪은 일들에 대한 짧은 회상들이 이어졌다. 
그렇게 예기치 못한 순간 마주친 나에게 아주머니는 이야기를 거진 한 시간동안 쏟아내셨다. 아무도 아무 것도 묻지 않았지만, 가끔 사람들은 모든 것에 대한 답을 한다. 나는 아주머니의 어깨를 토닥이며 '이제 다 잘 될거라고' 거듭 말했다.
아주머니는 버리고 갈 것들이 많다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주겠다고 했다. 
새 압력밥솥 하나를 받아왔다. 
집으로 다시 올라와 밥솥을 들여다놓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이번엔 일층 아주머니에게 연락이 왔다. 잠시 그 집에 들어가 연희동 카르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상하고 소름끼치는 이야기들이 마구 쏟아져나왔다. 이야기에 완전히 몰입하셨는데, 나는 아주 가끔씩 그 세계에서 빠져나와 이 장면을 촬영하는 상상을 몇 번 했다. 이야기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이상하게 재밌는 풍경... 이 곳에 오래 산 마녀들을 떠올렸다. 
결국 고양이들 밥도 주고, 나도 점심을 챙기려고 한시간 일찍 나왔지만 무언가 알 수 없는 이끌림들로 인해 늦게 일터로 출발했다. 다행히 오늘 할 일이 별로 없으니 천천히 오라고 하셨다. 일터에선 또 다른 모임이 이루어졌다. 아픈 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오랜만에 들른 한 친구는 이제는 우려가 되는 어떤 상태에 도달하기 전에 미리 알아채고, 요령을 부리는 법을 깨우쳤다고 했다. 나는 그의 말에 크게 공감했다. 그런 요령들이 우리에겐 많이 필요하다. 
이상하게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너무나 힘들고 피곤해서 사실 아주 고요하고싶었던 날인데 말이다 내심. 그런데 오전에 엄마에게 받은 전화를 시작으로, 많은 부름들이 있었던 것 같은 오늘. 농담반 진담반 ..  나의 수녀롤이 작동하는 날이었던가... 윤슬에게 물어보니 오늘 휴디의 컨디셔닝 내용을 보내주며, 내게 해당하는 라인이 구원자롤이 맞긴 하다고 했다. 정말 신기하고 희한하군.. 후후 무언가 내가 덜어줄 수 있는 역할을 했기를 바라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짜 수녀님의 마음은 전혀 아니겠다는 생각을 한다.. 매니페스터의 방전이걸랑 ..~ 

토요일, 7월 02, 2022

7월 1일 그리고 2일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 안. 일박이일이었지만 너무나 많은 즐거움과 이야기들이 있었던 여행. 거짓말처럼 맑아진 날씨처럼, 다같이 모이자 지난 며칠간의 우려와 다툼들은 모두 희미해졌다. 우리에게 좋은 곳을 하나라도 더 데려가고싶은 이지언니는 나주를 향하는 길에 서해바다라도 바다를 보여주고 싶다며, 잠시 선유도를 들렀다 가는 경로를 찾았다. 

상상하지 못한 낯선 섬의 풍경들과 뜨거운 날씨. 차를 세우고, 우리는 시원한 음료를 사들고 발이라도 담그자고 해변으로 갔다. 부드럽고 적당히 시원한 바닷물은 우리 모두의 탄성을 자아냈다 ! 수영복을 입고 노는 어른들과 아이들이 조금 있었다. 조용하고 작은 해변이었다. 발만 담그고 있던 우리는 그들을 보며, 그리고 너무나 완벽하도록 아름다운 바다 풍경 앞에서 몸을 담그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히고 말았고, 이내 곧 예지는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우리 모두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은 채로 결국에 물에 들어갔다. 나는 긴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들어갔다. 우리를 보던 이지언니도 결국에 들어왔다. 오지와 이지, 예지 그리고 나, 그 순간에 우리는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행복을 느꼈다 ! 이지 언니는 물 속에서 정말 편안해보였다.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아름다운 모습. 소금끼가 많은 바다에서 우리 몸은 잘 떴다. 잔잔한 호수같은 해변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쉽고 안전한 느낌을 받으며 수영을 했다. 아. 행복해.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그 시원하고, 동시에 따스한 느낌을 ! 기다란 원피스를 입고 바다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어서 걱정이었는데, 희한하게 그 느낌이 정말 좋았다. 사실 수영복을 입은 것보다도 편안하게 느껴졌다. 원피스가 내 몸을 모두 감싸안고 더 따뜻하고 부드럽게 헤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신난 우리는 손을 잡고 물 속에서 강강술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돌았다. 물 속에서의 강강술래라니. 그건 정말 최고의 몸짓이었다 ! 나는 너무 신나서 카메라를 들고 다시 바다로 들어와 친구들이 헤엄치는 모습과 얼굴들을 담았다. 해가 어느 정도 많이 내려온 시각이라 더 따스하고 아름다운 빛깔의 바다와 세상이었다. 모든 것이 아주 완벽하고 아름다운 ! 믿을 수 없는 예기치 못한 기쁨의 한 조각 ! 

여행의 본 목적을 잊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던 해수욕을 마치고, 다시 길을 떠났다. 물놀이를 하니 바로 피로함을 느꼈다. 힘이 쭉 빠져 스러져갈 때쯤에 광주에 도착해 설 작가님을 만나 저녁을 함께 했다. 식사를 마치고는 아시아문화전당으로 향해 산책을 했다. 평화롭고 따스한 밤공기 속에 산책을 마치고, 차를 마시고, 설 작가님과 헤어졌다. 나주에 있는 숙소로 온 우리는 늦은 체크인 시간 때문에 혼이 한 번 났다. 돌아오는 길과 숙소에서 그 짧은 밤에 나눈 모든 이야기들이 너무 웃겨서 정말 !!!!!!!!!! 이상한 웃음 치료를 받은 것 같다고 우리는 말했다. 정말 정말 웃겼어. 오랜만에 오지와 바로 옆에 누워 잤고, 어릴 적처럼 낯선 이불과 베개 때문에 한참을 부스럭거리고, 이상한 모먼트들에 참지 못하고 이상한 웃음을 마구 터뜨리다가 겨우 잠들었다. 곧 찾아온 아침에는 또 아침부터 쉴새없이 떠드는 대화소리에 자연스럽게 깼고 말이다. 정말 못말리는 마녀들. 

오전 일정을 또 바삐 보내고, 죽설헌에 도착한 우리들. 그 사이에 또 이상한 우여곡절들이 있었다. 주인공 서사 만들기에는 모두 일가견이 있지. 드디어 그렇게 고대했던 죽설헌에 도착했고, 우리는 아름다운 주차장에서부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설박 작가님과 죽설헌에서 박태후 작가님 부부와 함께 하는 진순이의 안내를 따라 정원을 본격적으로 구경했다. 너무 너무 아름다운 나무와 풀, 열매들이 우리를 반겼다. 바닥에 떨어진 설익은 매실을 주워다 먹고, 거미줄에 감탄을 하고, 커다란 파초 앞에서 모두 사이좋게 사진을 찍고. 연못을 돌아 작은 의자에 앉아 연못의 풍경을 사이좋게 즐겼다. 박태후 작가님이 어떤 풍경을 보며 쉬실까 ! 작고 귀여운 나무 의자가 하나 있다. 그곳에. 그렇게 평화롭게 산보를 마치고 작가님 댁에 들어가 서로에 대해 소개도 하고, 차를 마셨다. 다시 꼭 초대해달라는 약속도 받아내고.. 아니 사실 너무나 언제라도 우리를 환영해주실 분이었다. 50년에 걸쳐 정원을 가꾸고 만든 그 마음이 어떠할까. 편안하고, 넓은 마음이 느껴졌어. 그 가족들에게서. 지량과 나도 나중에 저런 이야기와 마음을 나눌 어른이 되어있겠지 - 또 그런 자연스러운 상상에 시도 때도 없이 나는 빠져들었다. 수십통의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키웠다는 작가님 부부의 이야기도, 풍금 소리도, 진순이의 아기도, 발효차의 맛도, 내 사랑을 그리는 마음도 모두 모두 사랑스럽고 평안했다.

금방 다시 오겠다는 인사를 나누고, 다같이 정원에서 사진을 찍고 죽설헌에서 나왔다. 아직 부른 배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광주 송정역으로 갔다. 성혜를 먼저 보내고, 역전에서 이것 저것 구경을 하다가 나도 곧 기차를 탔다. 그리고 아직 기차 안. 돌아오는 길, 보드 오브 캐나다를 들으며 일기를 쓰는 중이다. 이제 곧 서울에 도착. 내 사랑과 이제 다시 가까워졌다. 즐거움이 가득했던 각자의 여정을 또 나눠야지. 집에 갈거야. 7월의 시작을 바다에서, 그리고 풀이 가득한 곳에서 하게 되어 너무 좋아. 그렇게 우리 모두 그렇게 평안 가득하길 ! 

월요일, 6월 27, 2022

우주적 태풍의 날

626 회문수의 날에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거울의 날.

우주적 태풍의 날.

지난 명상의 날에 내 안에 남아있는 두려움들을 꺼내는 작업을 했던 것을 생각한다. 아마 그날을 기점으로, 여러 가지 두려움의 형태들이 계속 올라온 것 같다. 슬픈 꿈을 몇 차례 꾸었고, 내가 살피지 않은 몸에서 자란 것들을 발견했고, 오랜만에 숨이 쉬어지지 않을 것 같은 큰 공포를 느꼈고. 사실 너무 슬펐는데, 지난주가 거의 끝나갈 때쯤에는 다행이라고 느꼈다. 내게 남아있는 두려움들을 마주하려는 이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마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아니라면 더 더 더 커졌을 것들. 두려움이든 혹이든 무엇이든. 그리고, 거울의 날에, 그 모든 두려움의 끝에 있는 하나 - 그것을 보았다.

실은 이미 꿈에서 너무 많이 마주했던 것. 꿈속에서 아무리 울었어도, 더 남아있던 것. 태풍 불어서 내 안에 있는 두렴들이 먼지와 함께 떠올라 밖으로 나와 휘-휘 흩어지는 날. 어지럽게 만드는 날. 거울의 날, 눈물의 계기는 오지의 한마디였지만, 아마 그것이 아니었어도, 어떤 일로든 다가왔겠지. 정말 오랜만에 든 생각이었는데 이건 정말-내 마음이 너무 모자란 거야- 하는 마음. 그것이 너무 미워서 계속 그 모자람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다시 울다가, 이게 왜 그렇게 미울까, 이게 왜 이렇게나 슬프고, 왜 이렇게나 계속 눈물이 나는 걸까 - 생각을 하다가요. 그치, 나 결국엔 사랑받지 못할까 봐 그런 거잖아. 휴 정말 허무하고 유치해. 근데 그 끝에 있는 것이 그거야. 어쩌겠어, 내가 마주한 모든 두려움의 끝은 그것 하나야.

즐겁고 시끄럽고 웃긴 축제의 한 가운데서도 올라오던 서러움이 있었는데 ㅎ 아마 그 서러움도 축제의 일부였던 것 같다. 축제엔 서러움도 있어야 하나 봐. 그 가운데서 다 털어내야 하는 것. 우주적 태풍. 어제 그렇게 하루 종일 거울을 보니까 또 가벼워졌어. 신기해. 그렇게 매일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

내 사랑이 어느 밤에 했던 말이 생각나. 두렴으로 한 말은 아니었겠지만, 나는 눈물이 났어. 아마 그런 순수한 바람과 동시에 내게 있는 두렴을 마주했기 때문이었을지도. 그리곤, 아주 굳은 다짐을 했던 것도 그래. 그건 정말 당신을 위한 다짐이긴 했지만, 그 중 조금은 나를 위한 다짐이기도, 나의 바람이기도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이제야 해. 그래서 당신은 나구나. 사랑해.

금요일, 6월 24, 2022

사랑뿐야

목요일, 6월 23, 2022

수요일, 6월 22, 2022

더운 밤

물을 많이 마셔야겠다. 더운데도 내 무릎 위에 올라와 앉아있는 미셸 사랑해 너무 너무 고마워 최고의 고양이. 미셸의 모든 행동은 나를 어루어만지는 것 같아.

수요일에 모여 흙을 만지는 마녀들. 우리는 각자 무언가를 빚으며 지난 새벽에 대해 이야기했다. 뜨거운 눈물을 뚝뚝 흘린 친구들과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무서웠던 친구들. 힘들었던 새벽을 지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자 우리는 안심할 수 있었다. 아무도 혼자 슬퍼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어 !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시간에 비슷한 것들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는.. 그런 순수하고도 귀여운 마녀들이라고. 병오월 병오일의 가득한 불들이 우리를 짓누른 것인지, 혹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리 누군가의 슬픔을 함께 느끼고자 했던 것인지 모르겠어. 다만 이렇게나 연결된 우리 계속 함께하자 ! 외쳤다. 돌이켜보면, 결국에 슬퍼할 일도 하나 없었고, 무서워 할 일도 하나 없었네. 내 옆에는 튼튼하고 든든한 사랑이 있었다.

생각의 고리를 다시 생각했다. 그것엔 관성이 있다. 내가 죽고 다시 살아나는 꿈을 꾸었다고 해도, 어느 날엔 오래된 습관이 떠오르기도, 그것에 따라가기도 하는 것이겠지. 그래서 계속 튕겨나가기를 반복한다. 그 힘으로부터 튕겨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고개를 세게 흔들어 떠다니는 말들을 멈추고..! 현존에 집중하기 위해서 숨쉬는 일에 집중한다. 이제 안 무서워. 내 옆에 있는 사랑을 느낀다. 끊임없이 사랑한다 말해주는 사람을, 그 마음을 듣는다. 튼튼하고 부드럽고 든든한, 사랑해. 사랑해. 

정말 정말. 감사해. 튼튼하고, 부드러운 그 목소리와 말을 떠올리니 아주 아주 따스해지는 맘. 그것을 계속 기억할래.
내일은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면 요가를 하러 가야지. 또 카레를 먹으러 가야지. 


I'll get back on my balloon
And meet my baby on the moon
Hanging flowers in her room
And dancing just to keep my cool, to keep my cool

목요일, 6월 16, 2022

parties

금방 피곤해졌다. 오늘은 너무 늦게 자지 말아야지.
나는 요즘 잠에 아주 감사해. 어떤 감정이나 생각에 사로잡히려고 할 때에도 - 자고 일어나면 그것들이 알아서 (꿈의 세계에서) 정리가 되어있거나 수그러들어 있거든. 건강한 신체가 경험하는 아주 자연한 이 과정을 깨닫는다. 자고 일어나면 개운하고, 새로 하루를 살 에너지가 충전되어 있고.. 그런 것. 

잘 자는 것. 잘 사는 것. 

오늘 이안이가 작업실에 와서 온풍기(겸 냉풍기)를 가져갔다. 겨우내 이안이가 빌려주었던 것. 어느덧 이제 더운 계절이 찾아왔어. 요즈음 비가 오느라 아직 시원하지만. 이안이는 작업실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냈다. 잊혀져 있던 것 같은 어떤 일들과 감정들을 다시 돌아보았다. 함께. 이안이가 정말 귀엽고 기특해. 그리고 아주 미안하고 고마워. 사랑해.

어제, 명상을 하면서 마지막 40분 정도는 호오포노포노에 집중했다. 미안합니다-사랑합니다-감사합니다. 여러 이름을 떠올렸고.. 그들과 함께한 시간 속에 중첩된 여러 말과 몸짓들을 떠올리며.. ! 미안했던 것, 감사했던 것, 감사할 것을 떠올리며 또박또박 마음 속으로 말했다. 사랑해요.

아마 어제 내가 그 속을 휘-휘- 저어 떠오른 어떤 시간들, 그것들이 오늘 세상에 둥둥 떠다녔던 것 같다. 아- 너무 너무 어려워. 잠시 마음 속에서 멀어졌던 친구에게 아마 나는 계속 미안했었나보다. 어떤 의무를 느끼기도 했다. 내가 행복한 와중에, 어떤 한편의 친구들은 다치거나, 슬픔을 느끼고 있었다. 그건 아직 내가 돌봐야 할 나의 부분들이다. 그것들이 갑자기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았어. 속상해.

오늘은 아마 그렇게 호오포노포노가 연장되는 하루였나봐. 내가 포기했던, 내쳤던 인연들이 더 떠올랐다. 아직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 미안한 것들이 너무 많아. 아직 내가 많이 모자라고, 한참을 더 미안해야하고, 한참을 더 감사해야 하고, 이 미안함과 감사함보다도 한참을 더 사랑해야 함을...! 휴. 며칠 전에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내가 믿어야 하는 세상. 내가 사랑해야 하는 미움. 내가 안아주어야 할 연약함. 그래야 지켜질 수 있다고, 그래야 다같이 즐거울 수 있다고. 그런 것들. 실은 최고 간단한 진리. persistence. 




일요일, 6월 12, 2022

비워지고 다시 사랑으로 채워지는 공간과 노래

목요일, 6월 09, 2022

수요일, 6월 08, 2022

불안하여 많이 흔들거리던 친구를 오늘 만나고, 헤어질 때에는 아주 많이 안심하고, 안도하고, 따스함을 느끼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나도 크게 안도하고 크게 기뻤다.

친구는 나를 보자마자 양팔을 벌리며 몸을 부르르 - 반가움에 소리쳤다.

세라를 쐬자 !

내가 발산하는 빛(내재된 것일까, 반사하는 것일까?)을 느끼며.. 그것을 더 증폭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전에는 감히 할 수 없었던 그런 결심. 결단. 그것이 맞다는 것을 확신시켜 줄 마음과 한마디의 말, 그것이 너에게 필요하다면, 그것이 네 안에 충분하지 않다면, 어쩌면 내가 해줄 수 있을 거야. 그래, 내가 옆에 있으니까, 내가 해줄게 ! 요즘, 그런 생각들을 한다. 그런 말들을 외친다. 모든 것을 혼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옆에 있는 누군가의 격려 혹은 위로로 인해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응. 그런 것들을 나는 이제야 이해한다. 이제야. 수없이 들어오는 감정과 관념들을 거를 거름망이 없는 친구들은 종종 어른들을 만나고 오면 많이 힘들어한다.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나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 죽을 때까지의 것을 준비해야 하는 삶. 귀엽고 우스꽝스러운 것들이 모두 짓눌리고 마는.

오늘도 우리는 모여 의미 없는 말장난과 시덥잖은 농담, 이상한 말실수를 늘어놓았다. 친구는 그 모든 이상하고 바보 같은 말과 웃음소리 안에서 안도한다. '그래,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 간단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떠들다가 갑자기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을 온몸으로 받는다. 우리를 축복하는 빛이야.

일요일, 6월 05, 2022

행진

코르도바에 가서 귀여운 모자이크를 봐야지. 사랑스러운 큐피드와 프시케가 포옹하는 장면이 있다. 귀여운 메두사도 있다고 한다. 가야할 곳들, 봐야할 것들이 너무 많아 행복하고 감사해. 


한가로운 일요일을 보냈다. 천천히 일어나서 밥을 먹고, 보틀에서 열린 나누장에 갔다. 보틀에 모인 물품들을 구매하면, 여러 사회 단체에 판매된 금액들이 기부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장터였다. 초록 물결이 가득. 나도 재밌는 것들을 조금 발견해왔다. 시원하고 느긋하고 기분 좋은 오후였다. 한참 구경하고 있으니, 오지가 타투 작업을 끝내고 왔다. 오지가 얼마 전에 아주 맘에 드는 카페를 발견했다고 해서, 같이 카페에 갔다. 원두 종류가 정말 정말 많은 곳이었다. 오늘은 그 카페에서 직접 블렌딩한 원두로 플랫화이트를 먹었는데..! 맛있었다...! 초콜릿과 책들이 많은 카페였다. 내 짝꿍에게도 맛보여줘야지. 
이상하게 이리저리 뭔가를 쏟고 사고를 많이 치는 날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오지랑 아주 많이 웃었다. 엄마 이야기를 하면서도 많이 웃었고...ㅎ 집에 돌아와서는 오지와 피자를 먹었다. 엄마한테 전화가 왔는데, 자매들끼리 여행을 가기로 했다고 했다. 거기에 우리도 끼고 싶냐고 했지만, 자매들끼리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다녀오라고 했다. 미자와 그의 자매들끼리만 모여서 여행을 가는 것은 아마도 처음 있는 일 같은데, 재밌을 것 같다. 왠지 기대가 된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지 1년이 되었다. 6월 19일이면... 자매가 모여 아마 엄마 생각을 많이 하겠지. 각자의 지나간 시간들과 다가올 시간들에 대해서 재밌는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으면 좋겠네 ㅎ 
저녁을 먹고 나는 가까운 스케쥴을 좀 정리하고 있으니, 마침 나래언니에게 연락이 와서 이번주에 볼 약속을 잡았다. 또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낼까. 호호. 마지막으로 봤을 때와는 아주 다른 내 삶의 이야기들이 생겼으니 언니는 아주 놀랄 것이다 ! 안그래도 나래언니를 어서 만나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 차근차근 내 친구들을 만나고, 서로의 소식을 전하고, 이번 주도 나름대로 바쁘게 지나갈 것 같다. 
그렇게 일요일 오후와 밤은 웃고 떠들고 정리를 하다가, 밤이 늦어지고 하니, 내 사랑 잘 있는지 궁금하고 그리웠다. 귀여운 사진을 찾아 그에게 보내고 그를 불러본다. 그럼 꼭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따스하게, 달콤하게 안아주는 사랑. 내가 감히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크고 넓은 그런 사랑. 그런 마음과 표현들 앞에서 행복한 미소가 끝없이 지어지고, 나는 안도한다. 
고마워. 고마워. 
수성역행이 끝났다. 정말 이 기간 동안엔 우리의 지난 날들을 돌아보고, 오래된 책과 영화, 사람들에게 큰 배움을 얻었다. 신기하게도 수역이 끝나자마자, 새로운 모드로 전환되는 것을 느낀다. 지난 달, 수많은 선배들에게 배운 것들을 안고, 우리의 길을 나아간다. 행진 ! ! 

목요일, 6월 02, 2022

이해만 하고 있던 것들을 실제로 계속 경험하고 있자니, 신기하면서도 너무 정신이 없다. 집에 오는 길에 너무 정신이 없어 정리해야 할 몇가지를 좀 생각했다. 내일은 빨래를 하고, 보틀에 전할 기부 물품들을 정리해야지. 집에 돌아와선, 아이들에게 밥과 물을 새로 주고, 가방 정리를 하고, 사진첩을 정리했다. 들뜬 노래들은 잠시 고이 넣어두고 - 차분한 노래를 들으며 일기를 쓰고 있다. 일기를 쓰기 전에는 엘로디에게 메일을 보냈다. 계속 엘로디를 생각하고는 있었는데... 마침 오늘 엘로디에게 메일이 왔다. 잘 지내니 ?! 하는 아주 간단한 한마디만 적힌 메일이었다. 나는 엘로디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마구 쏟아냈다. 안그래도 정신없는 마음을 오랜만에 외국어로 쓰려니 말이 잘 안나왔지만.. 때로는 외국어라서 더 명료한 말들이 나오기도 한다. 엘로디가 어떤 말을 내게 해줄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 

심히 울렁거리는 마음은 조금 경계가 된다. 그치만 마주해야 할 일이지. 가끔 이 모든 것들이 참 피곤하게 느껴지곤 해. 내일에 미리 감사해야지. 감사해요. 감사해요. 

화요일, 5월 31, 2022

잘 먹고, 잘 살고, 잘 자고 - 그렇게 건강하게 !


수요일, 5월 25, 2022

사랑해요 !

월요일, 5월 23, 2022

우리의 세상이 너무 귀여워

이렇게 즐거운 수역도 있구나. 나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 속 내 모습. 그런 장면들까지도 다시 들여다보고 그것을 나누는 일. 그런 일을 할 수도 있는 거구나 !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에는 그런 의미도 있었어. 내가 아닌, 사랑하는 이를 생각하며 나의 지나온 시간들을 본다.

첫만남의 순간도 벌써 멀어져있네. 더 생생하게 기억하고파. 요나스 메카스가 그래서 그렇게 많은 순간들을 촬영했구나. 수많은 반짝이는 순간들.

팝콘과 장미. 

여름의 시작.

나를 데리러 온 사람의 품.

파란 색의 가방 안에 담긴 마법사의 아이템들. 

재니스카페에서의 식사 - 와인은 한 잔이면 충분하지 

바스 얀 아더르

face the sun

사랑앵무 🦜🦜

🌟🌟

 

토요일, 5월 21, 2022

너무 졸려. 비몽사몽으로 당신을 생각해. 오늘 보고 느낀 것들도 다 너무 재밌었어.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은 물론 이상한 것들과 추운 것들 조차도. 

가끔 나는 어떤 말이나 생각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밀어내곤 하는데.. 그러다가 며칠 전엔 자전거에 부딪힐 뻔했고, 오늘은 식당아저씨가 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해서 부딪혀 밥알을 다 흘리고 말았어. 다 내가 주위의 것들을 잠시 모두 잊어버리는 탓에 일어나는 일들이야. 다 내 잘못이지. ㅜ 

생각이 다른 생각으로 이어지다보면 결국에는 원래의 시작점과는 다른 어딘가로 정말 멀리 나는 떨어지고 마는데.. 다행히 오늘 그런 일은 없었어. 나를 계속 바로 옆에서 느껴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야. 나는 멀어지려다가 계속 다시 현재로 돌아오고. 지금으로 돌아와. 얼마나 다행인지. 나는 그렇게 안심해. 

웃기게도 정말 정신을 못차리겠을 정도로 그 품이 좋고, 그 포근함에 계속 기대고 싶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 하지만 누군가 말린다고 해도 어쩔 수 없을 걸. 너무 너무 -. 
사랑을 하는데엔 ‘지나치게’라는 부사를 붙여선 안될거야. 지나친 사랑은 없지. 충만하고, 충분한 것 뿐이야. 그러니 말릴 것도 없답니다 ! 

목요일, 5월 19, 2022

양주

순간이동으로 집에 가고 싶은 순간 ! 

잠을 거의 못자고 일어나 오랜만에 주변의 스트레스를 흡수했다. 날카롭고 뾰족해지는 아침이었다. 그런 모드는 참 별룬데 말이다. 멀찌기 떨어진 곳으로부터 전해오는 압박으로 아마 일찍부터 서두른 것이다. 루트 센터에 대해서 조금 이해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오는 길은 그래도 버스와 지하철 시간이 잘 맞아떨어져서 별 탈은 없었다. 심지어 약간 반갑고 재밌기까지 했다. 황량한 은현면에도 카페가 생겼더라. 시간이 좀 더 많이 지나면 이 동네도 더 재밌어질까 - 그런 상상을 좀 하면서 마을 버스에서 내렸다. 오랜만에 엄마가 데리러 나오지 않은 날이었다. 엄마가 운전면허를 딴 이후로는 그래도 지하철역까지 데리러 와주었는데 ! 오랜만에 걸어서 집을 향하는 길이 좀 귀엽고 평화롭게 느껴졌다. 역시 봄이라서 그래. 겨울의 양주는 정말 혹독하다.. 우리는 양주의 겨울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고, 다시 초록을 보았다.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고.. 나는 금새 흐물흐물해졌다. 양주에만 오면 온 몸에 힘이 쭉 빠지고 피곤하다. 왜일까… 아주 짧은 산책을 했는데, 오지랑 참 재미없는 풍경이구나- 하다가 금방 집으로 돌아왔다.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책장에서 졸업앨범들과 어릴적 사진들을 꺼내 구경했다. 즐거워. 귀여운 나날들. 장미를 볼 때면, 나 어릴 적에 오지가 아직 없을 때, 엄마랑 아빠랑 셋이서 자연농원 시절 에버랜드에 갔던 장면을 떠올리곤 했다. 오랜만에 그 사진들을 구경했다. 장미보다 더 예쁜 사람들. 어린 나와 어린 엄마랑 아빠도 너무 사랑스러워. 사진 몇 장을 찍어 인스타에 업로드했다. 백만송이 장미를 흥얼거리며.. 

귀여움과 추억이 가득한 사진을 올리고 났는데, 내 현실의 밤은 갑자기 너무 피곤하고 지겨운 순간으로 바뀌고 말았다. 휴우. 아직은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의 상태로 가기 위한 과정에 있다. 역시 평생의 과제일까. 두려운 마음과 미운 마음 다시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여야지 다짐을 한다. 정말 희한하게도 그렇게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이자마자 미움이 별 의미 없이 느껴진다. 약간은 허무할 정도. 그러나 이 허무한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다보면 어쩌면 정말 미움이란 것은 사라져 버릴 수도 있겠다. 

나의 집으로 가고픈 마음. 번쩍 ! 하다가 그래도 불끄고 누워 일기를 쓰고 있으니 잔잔해진다. 사랑하는 이 보고싶은 밤 ~…. 따스한 말과 장면들을 떠올리며 잠에 들어야지. 

화요일, 5월 17, 2022

persistence

윤슬이 가져온 오라클 피스 타로 중 하나를 뽑았다.

persistence
지속
끈기

성공과 평화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시간과 헌신, 끈기 ! 

나탐의 가이드를 따라가는 명상으로 잠시 시작 후, 다음 음악이 나와야 하는데, 플레이가 멈추어버렸다. 잠시 재정비를 하는데, 오지가 잠깐 일어섰다가 다리에 쥐가 났다며 이상한 자세로 엉거주춤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우리는 웃음보가 터졌다. 다시 윤슬이 명상을 위한 음악을 틀었고, 우리는 바로 다시 몰입했다. 다시 몰입하자, 방금 전 내가 오지와 윤슬과 함께 터뜨렸던 커다란 웃음소리가 나를 감쌌다. 나와 함께 웃고, 마음을 나누는 윤슬과 오지가 너무너무 사랑스러워서 가슴이 엄청 떨렸다. 이런 사랑들이 있다니. 나는 한껏 떨리는 몸과 마음으로 둘에게 감사와 축복을 보냈다. 2시간 반 정도가 지나고, 잠시 휴식이 있었다. 등이 많이 아파졌다. 오지는 속이 아프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느꼈던 것을 말하니, 윤슬이는 내가 보내는 그 무언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에 더 용기를 얻었다. 더 열중하기로.

잠시 휴식을 하면서 몸을 풀고, 다시 시작. 아프던 등이 따스해졌다. 훨씬 더 차분하고, 평안했다. 오늘 명상 시간엔 정해진 것이 없긴 했으나, 올라오는 모든 감정을 그대로 느끼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내 안에선 아주 많은 말들이 떠다녔다. 윤슬이 말로는 내가 헤드-아즈나 센터가 정의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한시도 쉬지 않는 내 머리. 다행인 것은 부정적 관념들이 많이 사라져있어서, 미약하게 남아있는 것들을 꺼내어보는 작업을 했고, 계속해서 사랑을 보냈던 것 같다. 어떤 순간엔 갑자기 내가 내 사랑과 함께 드레스덴에 가 있는 장면이 잠시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마지막쯤에 계속 묵상한 것은
"저항하지 않으면 모두 사라지고 맙니다."
라고 하는 메시지였다.
그건 처음의 메시지였다.
불안도, 걱정도 저항하지 말고 그대로 마주하고 느끼기. 그럼 어느새 사라져 있다.

그건 내가 오늘 아침에도 크게 경험한 것이었다. 쉬지 않고 재잘거리는 머릿속 불안은 발화되니 정말 사라졌다. 

aiguille du midi

 


일요일, 5월 15, 2022

É você

É você
Só você
Que na vida vai comigo agora
Nós dois na floresta e no salão
Nada mais
Deita no meu peito e me devora
Na vida só resta seguir
Um risco, um passo, um gesto rio afora
É você
Só você
Que invadiu o centro do espelho
Nós dois na biblioteca e no saguão
Ninguém mais
Deita no meu leito e se demora
Na vida só resta seguir
Um risco, um passo, um gesto rio afora
Na vida só resta seguir
Um ritmo, um pacto e o resto rio afora

토요일, 5월 14, 2022

일찍 눈이 떠졌다. 누워서 조금 뒹굴하다가 인터넷을 조금 뒤적거리다가 일기를 쓴다. 어제의 일기를 오늘 대신 쓴다. 아직 아침이니까 ! 그리고 오늘은 로즈데이니까 !

내 사랑이 나를 데리러 왔다. 반가움과 사랑이 넘실대는 인사 나누기. 명동에 도착해 1958년부터 있었다는 오래된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나는 식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몇 입만 댔다. 정영진 선생님을 떠올린 것부터 해서 어릴 적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었다. 나는 그 시간이 계속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시간은 펼쳐져 있는 상태니까 ! 20살 세라는 지금도 법과대 건물에서 영화예술과 육체 수업을 반짝이는 눈을 하고 듣고 있다.

밥을 먹고는, 40년 정도 전(우리가 인식하는 시간 측정법으로라면...), 한 커플의 첫 만남이 있던 장소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두근두근. 멋진 장소였다. 멋진 폭포가 창밖으로 보였다. 우리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둥글고 큰 잔에 담긴 커피. 처음 만난 체 우리는 인사를 해보았다. 귀여운 사람들. 그 공간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 궁금했다. 그건 짐작할 수도 없었지만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로 공간을 채운다. 40년 전 한 커플의 대화와 오늘 우리의 대화가 함께 공간에 남는다.

이렇게도 사랑스런 사람이 있을까 ! 그의 말을 들으며, 그의 눈을 바라보며 나는 믿을 수 없는 행복과 감사를 느꼈다. 자랑스러움도 있다. 그리고 나도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요즘 하곤 한다. 마구 펼쳐지는 어떤 장면들 앞에서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그것들도 이제는 즐거움으로 받아들인다. 그가 떠올린 단어와 장면은 사실 나도 떠올린 장면이었다. 정확히 그런 장면이었다. 나는 얼마 전, 떠올린 어떤 호칭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누군가가 낭만스럽게 한자어로 해석해둔 글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가, 오늘 아침 일찍 눈을 뜨고, 다시 찾아보니, 그건 한자어가 아니라, 한글이고, 정확히는 어원을 알 수 없는 말이라고 하는 것을 보았다. 또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았나 보다. 그러나 아무렴 상관이 없었다. 아무렴. 아무튼. 나의 사랑. 나의 -. 무엇이든 넣을 수 있겠다. 내가 사랑하는 무엇이든. 내가 사랑하는 어떤 단어든.

낭만적인 장소에 우리의 시간을 쌓고, 성당엘 잠시 들렀다. 들어갔는데, 마침 성찬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성찬식 ! 감격스러워 눈물이 핑 돌았다. 사람들이 모두 귀여웠다. 마치는 기도까지 우리는 함께했다. 우리를 감싸는 따스한 빛을 주신 것에 감사하는 기도를 드렸다.

5월은 감사함과 장미로 가득하다. 성당에도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벤치에 누워있는 사람들, 계단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성모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바라보는 사람들. 이 모두에게 축복을 !

저녁이 되고, 갑자기 배가 고파 황급히 밥을 먹었고, 연극이 시작되기 직전 극장에 들어갔다. 아주 다행히 아무것도 놓치지 않았다. 숨을 고르고, 암전이 되었다. 어둠 속에 설렘이 가득했다. 꿈에 보았던 장면이 내 눈 앞에 펼쳐진다. 놀랍고 행복해. 

연극은 아주 아주 재밌었다. 감동이 컸다. 인류가 겪고 있는 재난들에 관해서 이야기하자면 분노와 무력함이 따라오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도 사랑을 찾는 것이었다. 요즘 내가 배우는 것. 혼자선 못할 것 같던 일, 머뭇거려지던 일도 함께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긴다. 그렇게 사람들은 함께 한다. 함께라서 갈 수 있는 길, 함께라서 시작할 수 있는 일, 함께라서 매듭지을 수 있는 일. 아무튼 그런 것들을 배우고, 행하는 것이 결국에 우리의 과제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고난은 그냥 겪고 마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떠올려보아야지. 희미해지던 것들을 다시 선명하게 만들어야지. 
그리고 그런 것들을 깨달으면서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느낀다. 용감해진다 ! 고마워.

사랑과 고백으로 가득한 일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장미의 날이니까 ! 특별한 사랑들- 그건 백만 송이 장미구나. 백만 송이의 사랑. 백만 송이의 감사. 

금요일, 5월 13, 2022

꽤 봄이 길게 느껴진다. 일기를 쓰며 하루를 길게 세심하게 기억하게 되는 것처럼 계절을 만끽하며 그 중심에서 계절이 드러내는 것들을 본다. 
거진 10년 전, 장미의 계절을 예찬하던 내가 다시 떠올랐다. 그 후, 나는 냉소로 그 시간들을 전환하고 말았는데..! 지금 내가 다시 5월의 기나긴 따스함과 아름답게 피어난 장미들을 보고 있어. 이런 내가 반갑네. 
다시 장미를 생각하다보니 문득 정영진 선생님이 떠올랐다. 이리도 잊고 살았다니. 5월에 나에게 가시와 향기 모두 다 가지라고 말씀해주셨던 것이 어렴풋이 생각이 나 지난 메일함을 찾아보았는데 그 메시지는 없네. 대신 주고 받은 메일 몇통이 있어 읽어보았다. 다시 읽어보니 너무 신기하고 행복하다. 한편으로는 선생님도 저 때 많이 어린 나이였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의 내 나이쯤이 아니셨을까. 지금은 어떤 말씀을 나에게 해주실까. 연락을 하지 않은지 정말 오래되었는데..! 내 전시에 초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와 얼마나 반갑고 기쁠까 ! 

화요일, 5월 10, 2022

순식간에 5월의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벌써 열흘이 지나갔다. 

믿을 수 없는 시간들. 믿을 수 없는 날들. 그러나 모두 진짜인걸 ! 실제야 ! 

문득, 내가 느끼고 있는 이 온전한 사랑에 화들짝 놀라서 - 이것이 모두 정말 진짜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이 맞는걸까 ? 하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함께.

같이.

이것이 이렇게 좋은 것이었다니 ! 

그래서 다미엘도 땅으로 내려왔더랬지. 같이 하려고. 함께 하려고. 

호호 다미엘인가요 ?

더 길게 - 더 많이 느끼고 싶어서 일기를 열심히 쓰려고 했는데, 너무 소중해서 무어라 꺼내기 어려운 마음들이 있다. 그래서 종종 수수께끼같은 말들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작은 점이라도 아무튼 나는 남겨야만 했다 ! 아무리 생각해도 4월 5일의 꿈이 너무나 신기해. 4월이 되기 며칠 전, 이안이와 나누었던 대화도. 아니 사실 거슬러 올라가 작년 내내 내가 경험한 수많은 바다와 죽음들도 ! 

나의 선택들. 내가 받아들인 모든 도전. 내가 받아들인 사랑.

일요일, 5월 08, 2022

이제까지 내가 알고 있던 단어들이 새로이 생명력을 얻는다. 
요즈음 문득 떠오르는 이런저런 단어들을 사전에 찾아보았다.
실체가 없는 것 같던 말들. 
그러나 내 장면들 속에서 실제로 외쳐지는 말들. 
외치지 않을 수가 없지ㅎ

그가 데려가는 모든 장소가 좋아. 아니, 그가 데려갔기 때문에 좋은 걸까 ? 
사실 무엇이 먼저인지 모를 정도로, 지금 이것이 강력해.
그 전에 무엇이 있었든 상관없어.
우리가 여기 있어. 

금요일, 5월 06, 2022








너무 재밌다 ㅎ 

월요일, 5월 02, 2022

집에 오는 길엔 세상의 슬픔과 고통을 들이마셨다. 내 사랑이 느낄 슬픔. 늘어선 빈 집들에 남겨진 슬픔. 멀리 떨어진 누군가들의 슬픔. 모두 다 떠올리며 나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는 동시에 그것들을 내 안으로 들였다. 열심히 뛰는 내 심장박동으로 그것들을 정화하고, 다시 세상으로 내뱉는다. 내 사랑으로 따뜻하게 만들어서 새로운 숨으로. 내 안에 사랑이 엄청 많으니까 난 이걸 할 수 있거든. 더 많이 더 많이 해야 해. 더. 

목요일, 4월 28, 2022

honey, silver, gold, frog, head and heart

찻집엔 짜라투스트라가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고요하고 차분한 카오스.

차를 마시고 서점엘 갔다. 각자 마음에 드는 책들을 만지고, 집어들어 읽는다. 그리고 그 세계에 들어가기. 각자 어느 세계에 들어갔다와도 우리는 계속 함께였다. 참으로 포근하지. 

작년에 발걸음 하나를 내딛는 것조차 너무 버겁게 느껴져, 가보고 싶었지만 여태 가보지 못했던 곳에도 갔다. 수많은 장면들이 겹겹이 쌓여있는 곳. 내가 좋아하는 사진작가의 책을 폈다. 처음 보는 작품들이었다. 모든 불가능한 색깔들. 그러나 이미 발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할 수밖에 없는 색깔들. 

눈을 돌리면 곳곳에 메시지가 있었다. 합창이 터져나오는 ! 마음을 보태는 것들 ! 믿을 수 없이 행복하고 안심이 되는 순간들. 어떤 순간에는, 내가 기억할 수 없는 다른 차원 속에 존재했을 사랑을 보았다. 이상하리만치 따스했던 꿈속 볕뉘처럼, 이상하리만치 온전한 마음. 한참이란 것은 없지. 아쉬운 마음에 계속 걸었고 계속 웃었다. 그리고도 더 달리고 ! 더 듣고 ! la nuit pour soigner la mélancolie 아직 나만 듣던 노래. 같이 들으니 그제야 가능해지는 제목. 음악이란 것은 그런 건가봐. 

비가 온다. 토닥토닥하는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빗소리도 토닥토닥이네. 잠이 솔솔 오는 중.. 나의 일기는 언젠가부터 편지가 되었어 !

화요일, 4월 26, 2022

볕뉘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꼬마가 쫓아왔다. 그 초등학교에 다니는 꼬마애였는데, 나를 인터뷰하겠다고 끝까지 나를 쫓아오는 것이다. 나는 그저 갈 길을 가려고 했는데, 끝까지 쫓아오는 바람에 이런저런 대답을 해주었던 것 같다.

아주 낡은 집에 들어갔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오래전부터 아무도 살지 않은 것 같이 낡고, 모든 것이 헝클어진 내부를 가진 집이었다. 모두 뒤섞이어 하나의 큰 덩어리가 되어버린 집. 나는 그 안에서 담배를 찾았다. 불을 켜면 왠지 집 전체가 불타버리는 것은 아닐까 마음속에 두렴이 잠시 일었다. 그러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냥 조용한 곳이었다. 그저 평안하고 낡은 폐허. 집에 햇살이 드리워져 있었다. 이상하리만치 따스한.


일어났는데, 쉴 새 없이 어떤 얼굴들이 떠올랐다. 나는 그 떠오르는 얼굴을 쫓아가다가 일어났다. 갑자기 2년 전에 쓴 하루를 읽었다. qadir와 내가 겪은 이상한 새벽의 이야기. 내 성전인, 친구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싶어져서, 일어나 앉아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친구들 이름을 마음속으로 하나씩 떠올렸다. 내게 가장 가까운 친구와 가족들 이름부터 떠올랐다 물론. 그런데 이름 하나를 말하면, 자연스럽게 그다음 이름들이 따라왔다. 그렇게 쉴새 없이 이름들이 이어졌다. 평소라면 떠올리지 않았을 이름들마저 떠올랐고, 그건 신비롭고 아름다운 체험이었다. 쉬지 않고 따라오는 이름들을 느끼면서 마음 가득 감사함을 느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단 말이야 ? 세상으로 확장하는 이름들. 확장하는 축복. 단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도, 결국 온 세상을 사랑하는 일이구나.
'같이 살자'고 외치던 목소리가 떠올랐다.

일요일, 4월 24, 2022

복합적 배탈 ! 병과 그것의 치료약 그리고 들뜬 마음의 복합 ~ ~ ~ 

그런데 이상하게도 배탈약을 먹으니 증상과 함께 축 가라앉은 마음이라니. 오랜만에 느끼는 상태인 것 같다.
오늘 다가온 것은 궤도와 7. 수수께끼 같은 것들. 나도 내가 태어난 해가 제목인 앨범을 만들고 싶다. 나는 가끔 세상을, 사람들의 마음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때로 그것은 순전히 비겁한 마음.

파동을 바라볼 것.

오늘 빨래를 개다가 어떤 마지막 순간을 상상했다. 죽음의 순간에, 평생 내가 사랑했던, 내가 만났던, 내가 미워했던 모든 사람들이 결국엔 다 나였음을 깨닫게 될 때, 마음이 어떨 것 같니. 오지에게 물었다. 오지는 모른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미 그렇게 깨닫고 있지 않았느냐고 했다. 응 맞어.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은 그것이 참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서운하다는 생각.. 갑자기 너무 슬펐다.





금요일, 4월 22, 2022

Um ser humano é o meu amor
De músculos, de carne e osso, pele e cor 

수요일, 4월 20, 2022

4월

지난 4월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잠시 둘러보았다. 작년 4월, 엄마 생일에 양주에 다녀온 이야기를 읽었는데 너무 재밌었다. 아주 멀리 있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1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긴 시간이었던가. 어제 엄마의 생일이었다. 많은 말들을, 글을 쏟아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 더 많이 써야겠네. 순간들을 더 많이 더 길게 느끼는 것. 그래서 더 멀어지는 시간. 더 길어지는 시간.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한껏 신이 났던 기분을 기록한 날도 있었다. 다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다고, 기대가 된다고 선생님한테 말하고 싶다고 적어두었다. 결국에 그 다음 주에 선생님을 만났을 때 그런 말은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는 결국에 하지 않았던 말들이 많았다.

지금 내가 지나고 있는 4월은 아주 다채롭다. 코로나에 걸린 이벤트도 특별하게 느껴진다. 오늘은 드디어 힘들지 않게 침을 삼킬 수 있게 되었다. 낮엔 너무 잠이 쏟아져서 잠을 잤다. 일어나서는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피의 연대기를 보면서 조금 울었다. 약을 며칠간 챙겨 먹었더니, 속이 좋지 않다. 내일은 더 나아져있겠지 ? 하루하루 내 몸의 상태를 면밀하게 살펴보는 중이다. 집은 좀 엉망이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 그게 왠지 좋다. 엉망이어도 다들 즐겁게 각자의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는 하루종일 잠을 자는 방에서, 오지는 캣타워와 컴퓨터가 있는 방에서. 저녁엔 똑같은 영상을 각자의 컴퓨터로 각자의 방에서 보았다. 내가 먼저 깔깔대고, 오지가 이어서 깔깔댔다. 집안을 가득 채우는 웃음소리. 아 어제까지만 해도 목이 아파서 말을 하지도, 웃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얼마나 소중한 웃음 소리지. 하하하하.

세상은 언제나 그대로- - - 들여다보면 눈물이 쏟아지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이야기들로 가득해. 그런 이야기들에 가까이 다가가려면, 그 이야기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내가 건강해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겠다. 슬픔과 분노 앞에서 가누지 못했던 마음들이 있었다. 그런 세상을 들여다보면 슬퍼하다가도, 다시 내 앞에 놓인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서는 맘껏 기뻐할 줄 알아야 함을 알았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임을...!

하루 종일 집에 있다 보니, 아주 평온한 와중에, 두려움 알맹이를 몇 번 마주쳤다. 알맹이는 정말 많이 작아졌다. 귀엽군.

나 정말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