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존재로 인하여 산다는 것. 어떤 존재가 곁에 있기 때문에 살 수 있다는 것. 오지에게 그런 말을 했다가 그 말이 화근이 되어 싸우고 운 적이 있다. 그것이 얼마나 힘든 말인지 아느냐고, 그게 좋은 건 줄 아느냐고. 그래서 그런 말은 하지 않아야겠다 약간의 다짐 아닌 다짐을 했다. 함부로 하는 말이 아니구나. 나는 너의 존재가 나를 얼마나 다시 살게 했는지,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아무튼 고맙다는 말의 다른 말이었는데.
내 사랑을 아주 많이 생각하는 날이다. 눈물이 나. 애틋해. 애틋하다는 것이 무언지 올해 나는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애틋하다. 5월부터 생각한 말이다. 모든 것이 새롭고 크다. 한마디 말을 가지고도 천개의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 나의 존재가 당신을 살아있게 한다는 말을 듣고. 나는 어느 눈물 가득한 날을 떠올렸다. 그 눈물과 화가 떠올랐지만 금방 나는 사랑의 생각으로 그것을 전환한다. 어떤 존재로 인해, 그 존재가 내 생의 이유가 되어 내가 살아있다는 것. 그것은 사실 너무 당연한 말이잖아 ! 결코 짐일 수가 없는 것. 너가 없으면 나는 없고, 내가 없으면 너가 없지. 우리가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 땅이 없으면 하늘이 없고, 하늘이 없으면 땅이 없고, 죽음이 없으면 생이 없는 것, 생이 없으면 죽음이 없는 것. 슬픔이 없으면 행복이 없는 것, 행복이 없으면, 슬픔도 없는 것. 내 사랑이 내게 이런 말을 해준 것이구나. 내 사랑이 없으면 내가 없지. 내 거울.
우리가 서로를 만나기 전 겪었던 시간. 우리의 만남. 결혼식과 이런저런 복잡한 모든 것들을 준비하던 시간. 결혼하는 순간. 그리고 다시 쌓여있는 숙제를 들여다보고, 피로한 시간. 잠시 행복한 가을을 느끼고, 생일을 축하하는 시간. 그리고 다시 또... 그러나 또다시 ! 이게 다 그것이야.
오늘 밤에 조금 슬퍼하다가 - 다시 곰곰이 생각을 했다. 어느 것도 나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슬픔이 사라진다. 어느 것도 나의 것이 아니라고 여길 때 신기한 것은 슬픔은 사라지는 대신에 행복은 더 크게 다가온다. 내게 다가온 행복과 행운이 나에게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달을 때 - 다시금 감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얼마나 감사한 일이지 !
또 다행스러운 것 하나는, 이런 모든 깨달음의 작은 순간들을 지나오면서 내 삶의 패턴이 조금씩 변한다는 것. 행복의 순간은 더 길고 - 더 충만해지고, 견뎌야 하는 고통의 순간들은 점점 작아진다는 것. 그것들이 없어지지는 않을 테지만, 나름대로 내가 잘 운용할 수 있는 패턴이 생겨나며, 생이 이어진다는 것. 아름다운 균형을 이루는 것. 인생이란 것은 그것을 찾는 것이구나 ~ ~
어쩐지 오늘은 슬펐지만 - 슬픔을 그냥 삼키지 않고 왠지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다행스럽게 돌아봄으로 깨닫는 것들. 여러 가지 손바닥의 형상을 본다. 파티마의 손. 땅바닥에 굴러다니는 비닐장갑. 떨어지는 꽃잎을 받은 나의 손바닥. 기도하는 손바닥. 연인의 목을 감싸 안는 손바닥. 반지를 낀 손.
손가락이 손바닥과 모두 이어져 있는 것처럼 우리 모두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 당신의 존재로 내가 살아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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