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잠시 둘러보았다. 작년 4월, 엄마 생일에 양주에 다녀온 이야기를 읽었는데 너무 재밌었다. 아주 멀리 있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1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긴 시간이었던가. 어제 엄마의 생일이었다. 많은 말들을, 글을 쏟아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 더 많이 써야겠네. 순간들을 더 많이 더 길게 느끼는 것. 그래서 더 멀어지는 시간. 더 길어지는 시간.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한껏 신이 났던 기분을 기록한 날도 있었다. 다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다고, 기대가 된다고 선생님한테 말하고 싶다고 적어두었다. 결국에 그 다음 주에 선생님을 만났을 때 그런 말은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는 결국에 하지 않았던 말들이 많았다.
지금 내가 지나고 있는 4월은 아주 다채롭다. 코로나에 걸린 이벤트도 특별하게 느껴진다. 오늘은 드디어 힘들지 않게 침을 삼킬 수 있게 되었다. 낮엔 너무 잠이 쏟아져서 잠을 잤다. 일어나서는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피의 연대기를 보면서 조금 울었다. 약을 며칠간 챙겨 먹었더니, 속이 좋지 않다. 내일은 더 나아져있겠지 ? 하루하루 내 몸의 상태를 면밀하게 살펴보는 중이다. 집은 좀 엉망이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 그게 왠지 좋다. 엉망이어도 다들 즐겁게 각자의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는 하루종일 잠을 자는 방에서, 오지는 캣타워와 컴퓨터가 있는 방에서. 저녁엔 똑같은 영상을 각자의 컴퓨터로 각자의 방에서 보았다. 내가 먼저 깔깔대고, 오지가 이어서 깔깔댔다. 집안을 가득 채우는 웃음소리. 아 어제까지만 해도 목이 아파서 말을 하지도, 웃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얼마나 소중한 웃음 소리지. 하하하하.
세상은 언제나 그대로- - - 들여다보면 눈물이 쏟아지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이야기들로 가득해. 그런 이야기들에 가까이 다가가려면, 그 이야기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내가 건강해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겠다. 슬픔과 분노 앞에서 가누지 못했던 마음들이 있었다. 그런 세상을 들여다보면 슬퍼하다가도, 다시 내 앞에 놓인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서는 맘껏 기뻐할 줄 알아야 함을 알았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임을...!
하루 종일 집에 있다 보니, 아주 평온한 와중에, 두려움 알맹이를 몇 번 마주쳤다. 알맹이는 정말 많이 작아졌다. 귀엽군.
나 정말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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