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좋아하는 부숭부숭하고 알록달록한 예쁜 털실들을 꺼내 꼬아서 뭔가를 만들었다. 화분을 꾸미고 싶었는데 한참 걸려 만들었건만 화분에 맞지 않았다. 지량에게 줬다. 아무 생각 없이 막 시작했는데, 오랫동안 앉아서 만들었다. 밝은 햇빛을 느끼면서. 나는 그 느낌이 좋아서 계속 해가 떠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지량은 더 길어질 거라고 말해주었다. 프랑스에 있을 때를 생각했다.
나는 해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일기를 쓴다.
난 요즘 활기를 되찾았다. 스트레스를 주는 것들이 몇가지 있지만, 꽤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작업만 잘된 다면 아주 정말이지 완벽할 것 같은 나날들이다. 하지만 꼭 그것이 완벽을 이루어주는 것은 아닐거야. 쓰고 나니 그렇다. 저녁이 되고 힘이 쭉 빠져서 저녁을 먹고는 넋을 잠깐 놓고 있었는데, 감자칩을 먹고 다시금 힘을 내는 중이다. 주절주절- 다 끄집어내고, 풀어내는 일기를 언제든 쓰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넋을 놓고 있었던 것치고는 꽤 손가락이 잘 움직여주고 있다. 요즘 말을 할 때, 주저하게 되는 부분이나 끊기는 부분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마음과 머리의 논지가 명확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기뻐졌다. 열심히 말을 꺼내고 만들어내고 싶어. 나는 다시 할 수 있을 거야. 나는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어.
아침마다 일어나서 수리야나마스카라를 해야지. 하고 싶다는 마음은 늘 있었지만, 일기에 쓰며 한번 다짐해 본다. 태양의 기운을 듬뿍 받아서 저녁까지 에너지를 골고루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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