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6월 22, 2024

물 속의 생에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지? 물 속의 생에선 해가 지고, 해가 뜨는 일이 없잖아. 내가 만약에 물 속에 살고 있었다면 해는 수면 위에서만 뜨고 지는 것이었겠네. 하지만 땅에 있다고 해서 해가 땅으로 지고, 땅에서 뜨는 것도 아니다. 사실 해는 이 땅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있지. 우리 사이의 공간은 무한히 멀다. 하지만 그 무한함으로부터 조금만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는 우리는 하나의 몸이다. 무한함으로부터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우리 밀도는 더 높은 단단한 하나의 점이다. 우리 사이에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하나의 몸덩이다. 그치만 하나의 몸덩이 안에 무한한 공간이 있다. 무한한 거리가 있다. 무한히 팽창하는 사랑들이. 혹은 하나의 묵직한 사랑. 뭉쳐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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