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12월 25, 2019

여백

여백이 될 준비..

처음이 아닌 느낌이에요. 하고 말하는 그를 보며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내가 만났던 그 얼굴들
특별한 얼굴들
그 인연들은 어쩌면 정말 처음이 아니었을까
이 생이 아닌 다른 곳에서 다른 때에 만났던 거야
그러고보니 더욱 특별하고 소중한
무엇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감동적인 사랑들
하비비
미움과 사랑이 모두 섞이어버린
내게는 그런 세상과 사람들
완전히 엉키어버린 그 타래들을 받아들여
그렇다면 정말 이 세계의 모든 곳은 나의 집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 아침에는 이 세상이 너무나 괴기하다고 느껴졌지만
그래서 더 이상은 살고싶지 않았지만
우주를 생각하자 이내 곧 내 집이 되는 이 세상

월요일, 12월 23, 2019

모르겠어

어디에서 이것이 왔는지
분명히 나에게 희망이란 것이 있었나? 생각을 해본다.
아마.
오늘 내가 커피를 마시지 않았기 때문인걸까?
아니면 생리전증후군의 증상일 수도 있어.
날짜는 이제 월말에 다가섰으니까.
아마도 90프로는 확신할 수 있는 그런 이유들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이유를 찾지 않으면 나에겐 문젯거리가 될 것이고,
그러니, 이렇게 해둔다.
지긋지긋한 경험들- - - - - - - - - - - - - - - - - -
나에게서 멀어져줄래?
짜증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니 자조적인 그러나 유머러스한 폭력의 이미지들을 더욱 더 참을 수 없게 되었다.
멋지지도, 특이하지도, 자유로워 보이지도 않거든.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선택이었을 것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지말라고
자기가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로 멋지다고 말하지말라고
아 - 모두에게 가서 깽판을 치고 싶었다.
아마도 나의 진실된 짜증은
모두에게 불편한 것들이 될 것이다.
누구도 감당해낼 자신이 없을거야.
그래도 넌 모두 다 해내잖아. 
그래도 넌 언제나 좋은 것을 찾아내잖아.
라는 말들 앞에서 나의 고통을 계속해서 드러낼 수는 없는 노릇이지.
얼마나 그들이 힘들었을까 이해할 수 있어.
그러니 모두가 입을 다무는 것이다.
당장은 어떻게해도 빠져나올 수 없는, 못에 깊숙이 빠져버린거야.
완전히 그곳에서 나와서야 우리는 우리가 못에 빠져있었다고, 못에 빠져 진흙이 잔뜩 묻은 두 발을 똑똑히 보여줄 수 있다고.
그 전까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무어겠어?
인간은 정말 이상해.
어쩌면 - - - - - - - - - - - - - - -

화요일, 12월 17, 2019

기도해

모두의 우울을 위해서
모두의 다리를 위해서

사랑은 끝이 없는 것이니까
내 사랑을 모두 다 모두 다 모아서 그렇게 기도해

그렇게 해도 나에겐 사랑이 남아있어.

단발적 행복

왜 행복은 늘 순간일 뿐인걸까하는 생각을 했다.
행복이란 것은 오래 오래 지속되는 그런 어떤
삶이었으면 좋겠어
생활이었으면 좋겠어
내 생활이 행복이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한다.

열심히 열심히 괴로웠다.
열심히 열심히 그렇게 괴로워하다가 그렇게 맞이하고싶었던 날이 드디어 왔다.
벽에 내 사진을 붙이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결국에 내가 그렇게 기다렸던 이 날도 이렇게 오는구나.
결국에 모든 날은 오는구나.

그리고 무시무시한 시간이 지나버리자,
나는 깊은 안도와 단발의 행복을 느낀다.
단발의 행복.
집에 돌아오니 하려고 했던 모든 것들이 수포로 돌아갔다.
오늘은 월요일이라 시내에 맡겨놓은 필름을 찾으러 갈 수가 없었고
피자를 사먹을까하다가 무슨 돈을 쓰겠다구.. 그냥 그러다가 그냥 집에서 남아있는 재료로 파스타를 해먹었다.
그렇게 지나가는 하루.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면 나는 다시 또 내가 안도할 수 있는 그 다음의 날을 위해 준비를 한다.
유난히도 짧은 행복.
나를 욕하는 것은 이미 익숙해져버렸지만은, 그래도 나는 매일 매일 되낸단 말이야.
나는 잘 살고 싶어. 나는 잘 해내고 싶어. 나는 해내고 싶어.
나는 정말 정말 잘 해내고 싶어.
그래서 다시 열심히 열심히 괴로워한다.
벌써 괴로워졌다.
순간. 행복해.
그렇게 단발적인 행복. 산발적인 행복.
무엇이 있으면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행복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순간이 나의 생이 되었을 때에, 바로 나는 다른 행복의 순간을 그린다.
그게 인간의 숙명인걸까? 아니면 나만의 숙명인걸까?
고양이랑 같이 살면 내 행복이 내 삶이 될 수 있을까?
나, 고양이가 너무 보고싶어서 매일 야옹- 야옹 - 소리를 내며 걷는다.
나는 그렇게 늘 ㅎ 산발적인 행복을 위하여 손을 뻗고, 야옹 - 야옹- 하고 울고, 열심히 열심히 괴로워한다.
그러다가 내가 갑자기 또 내뱉는 말.
너무 웃기지.
공부만이 살길이다ㅎ
나에겐 공부만이 살 길이야 ㅎ
사람구실을 하려면 암.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한다.
그래야지 나는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는.
나의 생의 의미는 거기에 있으니까는.
생을 유지시키는 내 유일한 방식.
다른 여러가지 장치를 마련해놓는 일은 귀찮아. 사실은 그렇다.
나에겐 그것만이 유일한 방식이었으면 하는 마음.
그러다가 그 방식이 사라진다면 정말 내 삶이 끝나버린다해도 좋을
그런 내 정말 간절한 소망이야.
정말 내 간절한 마음이야.
그러니까
그것을 포기하는 순간에 생은 의미를 잃어버리고 말테야.
나의 삶 말이다.

월요일, 12월 16, 2019

만일

만일 그런 존재가 나에게 없었다면은
아마 평생을 나 또한 찾아다녔을거야
다른 모든 관계에서 기대했을거야
기다렸을거야
생각을 해보니 정말 그것은 크나큰 축복이었다.
어쩌면 내평생 찾아야만 했을 그런 지주를 ㅎ
나는 내 가족으로 만난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오지은.
보고싶은 내 동생ㅎ
미셸도 ㅎ
사랑해

목요일, 12월 12, 2019

사람구실

사람구실 이란 말을 갑자기 구글에 검색했다.
사람구실 못하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글들이 연거푸 나왔다ㅎ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하고 조금은 웃겼다.
그러다가 멋진 뎃상을 그리는 사람도 발견했고 말이다.
사람구실이란게 뭘까 ㅎ
나는 불현듯.
내가 사람구실을 하며 살 수 있기를 소망했다.
밥을 먹는 것.
밥값을 하는 것.
사람 구실
구실.
쓸모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수요일, 12월 11, 2019






 ㅜ
 ㅜ





ㅜㅜ






화요일, 12월 10, 2019

사랑하고 싶어.
그게 어떤 형태가 되었든 간에. 누가되었든 간에.
살고싶어.
잘 살고싶어. 사랑하기 때문에 살고싶은 그런 삶을 살고싶다고.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오늘 낮에 크림빵 한입 가득 베어물은 것처럼 그렇게 충만하고 달콤한 것ㅎ

나를 미워하는 일엔 지쳐버렸다. 버티기 힘들어질거야. 길을 찾아야 해. 나를 믿기 때문에 두려움도 이길 수 있는 그런 삶. 나에게도 허락될까요? ㅎ
나 하나도 사랑하지 못하면서 무슨 누구의 삶을 구해주겠다는거야? 정말 어리석기도 하지. 참 미워서 울었다.
그런데 참 웃긴 것은ㅎ 그런 와중에도 내가 도시락을 생각했다는 것ㅎ 먹을 궁리를 하는 것. 도시락도 쌀 힘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것. 그런 우스꽝스런 순간에 이게 사는 것이구나 했다. 사는 것. 너무나 어렵고 괴롭지만 순식간에 우스워지는. ㅎㅎ
사랑해.
내가 잠드려는 찰나에. 죽을 뻔한 영혼을 보았어. 그 영혼에게 하는 말이야. 사랑해. 살으라구. 사랑해.

일요일, 12월 08, 2019


중간 상태의 말
모든 것이 반쯤 잠기었을 때에

그 애가 정말 그것을 원하는지 물어봐
소금

목요일, 12월 05, 2019

수요일, 12월 04, 2019

우린 그렇게


흐린 눈으로 풀을 보러갔다가 찍었던 꽃을 다시 보았다. 
기억하지도 못하는 그런 장면. 
그렇고 그런 모든 것들이 우리 앞에 있다.
남미 아이마라족은, 과거는 우리 앞에 있고, 미래는 뒤에 있는 것이라 말한다. 
미래는 보이지 않으니 뒤에, 과거는 우리가 볼 수 있으니까 우리 앞에. 
그렇게 우리는 계속해서 너를 보며 살아간다. 
시간이 쌓일 수록 너는 지금 보다 훨씬 멀리 저 앞에 서있겠지.
그만큼 우리들의 후회와 눈물은 가득해지고, 그것들이 이 세상을 이룬다.
할 수 있다면 모두 내가 구해주고 싶어.
그러고 싶어. 

사라지는 꿈
그 꿈은 사라지지 않아. 
그렇게 우리는 가끔씩 사라지는 꿈을 꾸고, 다시 돌아오고, 또 다시 사라지는 그 꿈을 꾸고, 그렇게 다시 돌아올거야. 
매일 매일 조금씩 그리워하고, 조그마한 조각을 기억할거야. 
아마. 그것이 사는 것인가보다. 
매일 기도하는 작은 마음.
모든 영혼에 평안이 깃들 수 있도록 기원하는 것. 
왜 그렇게 모두들 두손을 꼭 모으고 기도를 하고 있는지, 
무릎이 아프도록 엎드려 절을 하는지 
나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소리내어 울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생각했다. 
손을 잡고, 다같이 빙글 빙글 돌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
우리 머리 위에는 달빛이, 혹은 햇빛이. 
소리는 점점 커지고,
작아지고,
흐느끼고,
또 다시 커지고.

내가 그러자 했지.
우린 그렇게 했지.
내가 잘 살자 했지.
정말 잘 살자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