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12월 17, 2019

단발적 행복

왜 행복은 늘 순간일 뿐인걸까하는 생각을 했다.
행복이란 것은 오래 오래 지속되는 그런 어떤
삶이었으면 좋겠어
생활이었으면 좋겠어
내 생활이 행복이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한다.

열심히 열심히 괴로웠다.
열심히 열심히 그렇게 괴로워하다가 그렇게 맞이하고싶었던 날이 드디어 왔다.
벽에 내 사진을 붙이면서 혼자 중얼거렸다.
결국에 내가 그렇게 기다렸던 이 날도 이렇게 오는구나.
결국에 모든 날은 오는구나.

그리고 무시무시한 시간이 지나버리자,
나는 깊은 안도와 단발의 행복을 느낀다.
단발의 행복.
집에 돌아오니 하려고 했던 모든 것들이 수포로 돌아갔다.
오늘은 월요일이라 시내에 맡겨놓은 필름을 찾으러 갈 수가 없었고
피자를 사먹을까하다가 무슨 돈을 쓰겠다구.. 그냥 그러다가 그냥 집에서 남아있는 재료로 파스타를 해먹었다.
그렇게 지나가는 하루.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면 나는 다시 또 내가 안도할 수 있는 그 다음의 날을 위해 준비를 한다.
유난히도 짧은 행복.
나를 욕하는 것은 이미 익숙해져버렸지만은, 그래도 나는 매일 매일 되낸단 말이야.
나는 잘 살고 싶어. 나는 잘 해내고 싶어. 나는 해내고 싶어.
나는 정말 정말 잘 해내고 싶어.
그래서 다시 열심히 열심히 괴로워한다.
벌써 괴로워졌다.
순간. 행복해.
그렇게 단발적인 행복. 산발적인 행복.
무엇이 있으면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행복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순간이 나의 생이 되었을 때에, 바로 나는 다른 행복의 순간을 그린다.
그게 인간의 숙명인걸까? 아니면 나만의 숙명인걸까?
고양이랑 같이 살면 내 행복이 내 삶이 될 수 있을까?
나, 고양이가 너무 보고싶어서 매일 야옹- 야옹 - 소리를 내며 걷는다.
나는 그렇게 늘 ㅎ 산발적인 행복을 위하여 손을 뻗고, 야옹 - 야옹- 하고 울고, 열심히 열심히 괴로워한다.
그러다가 내가 갑자기 또 내뱉는 말.
너무 웃기지.
공부만이 살길이다ㅎ
나에겐 공부만이 살 길이야 ㅎ
사람구실을 하려면 암.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한다.
그래야지 나는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는.
나의 생의 의미는 거기에 있으니까는.
생을 유지시키는 내 유일한 방식.
다른 여러가지 장치를 마련해놓는 일은 귀찮아. 사실은 그렇다.
나에겐 그것만이 유일한 방식이었으면 하는 마음.
그러다가 그 방식이 사라진다면 정말 내 삶이 끝나버린다해도 좋을
그런 내 정말 간절한 소망이야.
정말 내 간절한 마음이야.
그러니까
그것을 포기하는 순간에 생은 의미를 잃어버리고 말테야.
나의 삶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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