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눈으로 풀을 보러갔다가 찍었던 꽃을 다시 보았다.
기억하지도 못하는 그런 장면.
그렇고 그런 모든 것들이 우리 앞에 있다.
남미 아이마라족은, 과거는 우리 앞에 있고, 미래는 뒤에 있는 것이라 말한다.
미래는 보이지 않으니 뒤에, 과거는 우리가 볼 수 있으니까 우리 앞에.
그렇게 우리는 계속해서 너를 보며 살아간다.
시간이 쌓일 수록 너는 지금 보다 훨씬 멀리 저 앞에 서있겠지.
그만큼 우리들의 후회와 눈물은 가득해지고, 그것들이 이 세상을 이룬다.
할 수 있다면 모두 내가 구해주고 싶어.
그러고 싶어.
사라지는 꿈
그 꿈은 사라지지 않아.
그렇게 우리는 가끔씩 사라지는 꿈을 꾸고, 다시 돌아오고, 또 다시 사라지는 그 꿈을 꾸고, 그렇게 다시 돌아올거야.
매일 매일 조금씩 그리워하고, 조그마한 조각을 기억할거야.
아마. 그것이 사는 것인가보다.
매일 기도하는 작은 마음.
모든 영혼에 평안이 깃들 수 있도록 기원하는 것.
왜 그렇게 모두들 두손을 꼭 모으고 기도를 하고 있는지,
무릎이 아프도록 엎드려 절을 하는지
나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소리내어 울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생각했다.
손을 잡고, 다같이 빙글 빙글 돌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
우리 머리 위에는 달빛이, 혹은 햇빛이.
소리는 점점 커지고,
작아지고,
흐느끼고,
또 다시 커지고.
내가 그러자 했지.
우린 그렇게 했지.
내가 잘 살자 했지.
정말 잘 살자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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