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6월 27, 2022

우주적 태풍의 날

626 회문수의 날에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거울의 날.

우주적 태풍의 날.

지난 명상의 날에 내 안에 남아있는 두려움들을 꺼내는 작업을 했던 것을 생각한다. 아마 그날을 기점으로, 여러 가지 두려움의 형태들이 계속 올라온 것 같다. 슬픈 꿈을 몇 차례 꾸었고, 내가 살피지 않은 몸에서 자란 것들을 발견했고, 오랜만에 숨이 쉬어지지 않을 것 같은 큰 공포를 느꼈고. 사실 너무 슬펐는데, 지난주가 거의 끝나갈 때쯤에는 다행이라고 느꼈다. 내게 남아있는 두려움들을 마주하려는 이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마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아니라면 더 더 더 커졌을 것들. 두려움이든 혹이든 무엇이든. 그리고, 거울의 날에, 그 모든 두려움의 끝에 있는 하나 - 그것을 보았다.

실은 이미 꿈에서 너무 많이 마주했던 것. 꿈속에서 아무리 울었어도, 더 남아있던 것. 태풍 불어서 내 안에 있는 두렴들이 먼지와 함께 떠올라 밖으로 나와 휘-휘 흩어지는 날. 어지럽게 만드는 날. 거울의 날, 눈물의 계기는 오지의 한마디였지만, 아마 그것이 아니었어도, 어떤 일로든 다가왔겠지. 정말 오랜만에 든 생각이었는데 이건 정말-내 마음이 너무 모자란 거야- 하는 마음. 그것이 너무 미워서 계속 그 모자람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다시 울다가, 이게 왜 그렇게 미울까, 이게 왜 이렇게나 슬프고, 왜 이렇게나 계속 눈물이 나는 걸까 - 생각을 하다가요. 그치, 나 결국엔 사랑받지 못할까 봐 그런 거잖아. 휴 정말 허무하고 유치해. 근데 그 끝에 있는 것이 그거야. 어쩌겠어, 내가 마주한 모든 두려움의 끝은 그것 하나야.

즐겁고 시끄럽고 웃긴 축제의 한 가운데서도 올라오던 서러움이 있었는데 ㅎ 아마 그 서러움도 축제의 일부였던 것 같다. 축제엔 서러움도 있어야 하나 봐. 그 가운데서 다 털어내야 하는 것. 우주적 태풍. 어제 그렇게 하루 종일 거울을 보니까 또 가벼워졌어. 신기해. 그렇게 매일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

내 사랑이 어느 밤에 했던 말이 생각나. 두렴으로 한 말은 아니었겠지만, 나는 눈물이 났어. 아마 그런 순수한 바람과 동시에 내게 있는 두렴을 마주했기 때문이었을지도. 그리곤, 아주 굳은 다짐을 했던 것도 그래. 그건 정말 당신을 위한 다짐이긴 했지만, 그 중 조금은 나를 위한 다짐이기도, 나의 바람이기도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이제야 해. 그래서 당신은 나구나. 사랑해.

금요일, 6월 24, 2022

사랑뿐야

목요일, 6월 23, 2022

수요일, 6월 22, 2022

더운 밤

물을 많이 마셔야겠다. 더운데도 내 무릎 위에 올라와 앉아있는 미셸 사랑해 너무 너무 고마워 최고의 고양이. 미셸의 모든 행동은 나를 어루어만지는 것 같아.

수요일에 모여 흙을 만지는 마녀들. 우리는 각자 무언가를 빚으며 지난 새벽에 대해 이야기했다. 뜨거운 눈물을 뚝뚝 흘린 친구들과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무서웠던 친구들. 힘들었던 새벽을 지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자 우리는 안심할 수 있었다. 아무도 혼자 슬퍼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어 !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시간에 비슷한 것들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는.. 그런 순수하고도 귀여운 마녀들이라고. 병오월 병오일의 가득한 불들이 우리를 짓누른 것인지, 혹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리 누군가의 슬픔을 함께 느끼고자 했던 것인지 모르겠어. 다만 이렇게나 연결된 우리 계속 함께하자 ! 외쳤다. 돌이켜보면, 결국에 슬퍼할 일도 하나 없었고, 무서워 할 일도 하나 없었네. 내 옆에는 튼튼하고 든든한 사랑이 있었다.

생각의 고리를 다시 생각했다. 그것엔 관성이 있다. 내가 죽고 다시 살아나는 꿈을 꾸었다고 해도, 어느 날엔 오래된 습관이 떠오르기도, 그것에 따라가기도 하는 것이겠지. 그래서 계속 튕겨나가기를 반복한다. 그 힘으로부터 튕겨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고개를 세게 흔들어 떠다니는 말들을 멈추고..! 현존에 집중하기 위해서 숨쉬는 일에 집중한다. 이제 안 무서워. 내 옆에 있는 사랑을 느낀다. 끊임없이 사랑한다 말해주는 사람을, 그 마음을 듣는다. 튼튼하고 부드럽고 든든한, 사랑해. 사랑해. 

정말 정말. 감사해. 튼튼하고, 부드러운 그 목소리와 말을 떠올리니 아주 아주 따스해지는 맘. 그것을 계속 기억할래.
내일은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면 요가를 하러 가야지. 또 카레를 먹으러 가야지. 


I'll get back on my balloon
And meet my baby on the moon
Hanging flowers in her room
And dancing just to keep my cool, to keep my cool

목요일, 6월 16, 2022

parties

금방 피곤해졌다. 오늘은 너무 늦게 자지 말아야지.
나는 요즘 잠에 아주 감사해. 어떤 감정이나 생각에 사로잡히려고 할 때에도 - 자고 일어나면 그것들이 알아서 (꿈의 세계에서) 정리가 되어있거나 수그러들어 있거든. 건강한 신체가 경험하는 아주 자연한 이 과정을 깨닫는다. 자고 일어나면 개운하고, 새로 하루를 살 에너지가 충전되어 있고.. 그런 것. 

잘 자는 것. 잘 사는 것. 

오늘 이안이가 작업실에 와서 온풍기(겸 냉풍기)를 가져갔다. 겨우내 이안이가 빌려주었던 것. 어느덧 이제 더운 계절이 찾아왔어. 요즈음 비가 오느라 아직 시원하지만. 이안이는 작업실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냈다. 잊혀져 있던 것 같은 어떤 일들과 감정들을 다시 돌아보았다. 함께. 이안이가 정말 귀엽고 기특해. 그리고 아주 미안하고 고마워. 사랑해.

어제, 명상을 하면서 마지막 40분 정도는 호오포노포노에 집중했다. 미안합니다-사랑합니다-감사합니다. 여러 이름을 떠올렸고.. 그들과 함께한 시간 속에 중첩된 여러 말과 몸짓들을 떠올리며.. ! 미안했던 것, 감사했던 것, 감사할 것을 떠올리며 또박또박 마음 속으로 말했다. 사랑해요.

아마 어제 내가 그 속을 휘-휘- 저어 떠오른 어떤 시간들, 그것들이 오늘 세상에 둥둥 떠다녔던 것 같다. 아- 너무 너무 어려워. 잠시 마음 속에서 멀어졌던 친구에게 아마 나는 계속 미안했었나보다. 어떤 의무를 느끼기도 했다. 내가 행복한 와중에, 어떤 한편의 친구들은 다치거나, 슬픔을 느끼고 있었다. 그건 아직 내가 돌봐야 할 나의 부분들이다. 그것들이 갑자기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았어. 속상해.

오늘은 아마 그렇게 호오포노포노가 연장되는 하루였나봐. 내가 포기했던, 내쳤던 인연들이 더 떠올랐다. 아직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 미안한 것들이 너무 많아. 아직 내가 많이 모자라고, 한참을 더 미안해야하고, 한참을 더 감사해야 하고, 이 미안함과 감사함보다도 한참을 더 사랑해야 함을...! 휴. 며칠 전에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내가 믿어야 하는 세상. 내가 사랑해야 하는 미움. 내가 안아주어야 할 연약함. 그래야 지켜질 수 있다고, 그래야 다같이 즐거울 수 있다고. 그런 것들. 실은 최고 간단한 진리. persistence. 




일요일, 6월 12, 2022

비워지고 다시 사랑으로 채워지는 공간과 노래

목요일, 6월 09, 2022

수요일, 6월 08, 2022

불안하여 많이 흔들거리던 친구를 오늘 만나고, 헤어질 때에는 아주 많이 안심하고, 안도하고, 따스함을 느끼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나도 크게 안도하고 크게 기뻤다.

친구는 나를 보자마자 양팔을 벌리며 몸을 부르르 - 반가움에 소리쳤다.

세라를 쐬자 !

내가 발산하는 빛(내재된 것일까, 반사하는 것일까?)을 느끼며.. 그것을 더 증폭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전에는 감히 할 수 없었던 그런 결심. 결단. 그것이 맞다는 것을 확신시켜 줄 마음과 한마디의 말, 그것이 너에게 필요하다면, 그것이 네 안에 충분하지 않다면, 어쩌면 내가 해줄 수 있을 거야. 그래, 내가 옆에 있으니까, 내가 해줄게 ! 요즘, 그런 생각들을 한다. 그런 말들을 외친다. 모든 것을 혼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옆에 있는 누군가의 격려 혹은 위로로 인해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응. 그런 것들을 나는 이제야 이해한다. 이제야. 수없이 들어오는 감정과 관념들을 거를 거름망이 없는 친구들은 종종 어른들을 만나고 오면 많이 힘들어한다.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나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 죽을 때까지의 것을 준비해야 하는 삶. 귀엽고 우스꽝스러운 것들이 모두 짓눌리고 마는.

오늘도 우리는 모여 의미 없는 말장난과 시덥잖은 농담, 이상한 말실수를 늘어놓았다. 친구는 그 모든 이상하고 바보 같은 말과 웃음소리 안에서 안도한다. '그래,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 간단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떠들다가 갑자기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을 온몸으로 받는다. 우리를 축복하는 빛이야.

일요일, 6월 05, 2022

행진

코르도바에 가서 귀여운 모자이크를 봐야지. 사랑스러운 큐피드와 프시케가 포옹하는 장면이 있다. 귀여운 메두사도 있다고 한다. 가야할 곳들, 봐야할 것들이 너무 많아 행복하고 감사해. 


한가로운 일요일을 보냈다. 천천히 일어나서 밥을 먹고, 보틀에서 열린 나누장에 갔다. 보틀에 모인 물품들을 구매하면, 여러 사회 단체에 판매된 금액들이 기부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장터였다. 초록 물결이 가득. 나도 재밌는 것들을 조금 발견해왔다. 시원하고 느긋하고 기분 좋은 오후였다. 한참 구경하고 있으니, 오지가 타투 작업을 끝내고 왔다. 오지가 얼마 전에 아주 맘에 드는 카페를 발견했다고 해서, 같이 카페에 갔다. 원두 종류가 정말 정말 많은 곳이었다. 오늘은 그 카페에서 직접 블렌딩한 원두로 플랫화이트를 먹었는데..! 맛있었다...! 초콜릿과 책들이 많은 카페였다. 내 짝꿍에게도 맛보여줘야지. 
이상하게 이리저리 뭔가를 쏟고 사고를 많이 치는 날이었는데, 그것 때문에 오지랑 아주 많이 웃었다. 엄마 이야기를 하면서도 많이 웃었고...ㅎ 집에 돌아와서는 오지와 피자를 먹었다. 엄마한테 전화가 왔는데, 자매들끼리 여행을 가기로 했다고 했다. 거기에 우리도 끼고 싶냐고 했지만, 자매들끼리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다녀오라고 했다. 미자와 그의 자매들끼리만 모여서 여행을 가는 것은 아마도 처음 있는 일 같은데, 재밌을 것 같다. 왠지 기대가 된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지 1년이 되었다. 6월 19일이면... 자매가 모여 아마 엄마 생각을 많이 하겠지. 각자의 지나간 시간들과 다가올 시간들에 대해서 재밌는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으면 좋겠네 ㅎ 
저녁을 먹고 나는 가까운 스케쥴을 좀 정리하고 있으니, 마침 나래언니에게 연락이 와서 이번주에 볼 약속을 잡았다. 또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낼까. 호호. 마지막으로 봤을 때와는 아주 다른 내 삶의 이야기들이 생겼으니 언니는 아주 놀랄 것이다 ! 안그래도 나래언니를 어서 만나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 차근차근 내 친구들을 만나고, 서로의 소식을 전하고, 이번 주도 나름대로 바쁘게 지나갈 것 같다. 
그렇게 일요일 오후와 밤은 웃고 떠들고 정리를 하다가, 밤이 늦어지고 하니, 내 사랑 잘 있는지 궁금하고 그리웠다. 귀여운 사진을 찾아 그에게 보내고 그를 불러본다. 그럼 꼭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따스하게, 달콤하게 안아주는 사랑. 내가 감히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크고 넓은 그런 사랑. 그런 마음과 표현들 앞에서 행복한 미소가 끝없이 지어지고, 나는 안도한다. 
고마워. 고마워. 
수성역행이 끝났다. 정말 이 기간 동안엔 우리의 지난 날들을 돌아보고, 오래된 책과 영화, 사람들에게 큰 배움을 얻었다. 신기하게도 수역이 끝나자마자, 새로운 모드로 전환되는 것을 느낀다. 지난 달, 수많은 선배들에게 배운 것들을 안고, 우리의 길을 나아간다. 행진 ! ! 

목요일, 6월 02, 2022

이해만 하고 있던 것들을 실제로 계속 경험하고 있자니, 신기하면서도 너무 정신이 없다. 집에 오는 길에 너무 정신이 없어 정리해야 할 몇가지를 좀 생각했다. 내일은 빨래를 하고, 보틀에 전할 기부 물품들을 정리해야지. 집에 돌아와선, 아이들에게 밥과 물을 새로 주고, 가방 정리를 하고, 사진첩을 정리했다. 들뜬 노래들은 잠시 고이 넣어두고 - 차분한 노래를 들으며 일기를 쓰고 있다. 일기를 쓰기 전에는 엘로디에게 메일을 보냈다. 계속 엘로디를 생각하고는 있었는데... 마침 오늘 엘로디에게 메일이 왔다. 잘 지내니 ?! 하는 아주 간단한 한마디만 적힌 메일이었다. 나는 엘로디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마구 쏟아냈다. 안그래도 정신없는 마음을 오랜만에 외국어로 쓰려니 말이 잘 안나왔지만.. 때로는 외국어라서 더 명료한 말들이 나오기도 한다. 엘로디가 어떤 말을 내게 해줄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 

심히 울렁거리는 마음은 조금 경계가 된다. 그치만 마주해야 할 일이지. 가끔 이 모든 것들이 참 피곤하게 느껴지곤 해. 내일에 미리 감사해야지. 감사해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