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로 돌아오기 전날부터는 기침이 조금씩 나더니, 목이 아파졌다. 열병의 마지막 단계였다. 보아하니 통증이 심해질 것 같아서 병원에 갔다. 열심히 다래끼는 자연치유로 이겨낸 듯했으나, 다른 곳에서도 염증이 올라오고야 말았다. 의사 선생님의 말투가 매우 상냥하면서도 구수했다. 선생님께 항생제 부작용으로 배탈이 심하게 나곤 한다고 하니, 선생님은 제일 약한 항생제로 그래도 챙겨주시며, 먹어보고 설사를 하고 배탈이 나면 그냥 항생제는 빼고 나머지 약을 먹으라고 하셨다. 부작용이 심하면 안 먹는 게 낫다고, 처방된 일수의 항생제를 다 먹지 않아도 된다고 한 선생님은 처음이었다. 아무튼, 약을 먹으니, 어제오늘은 완전히 멍하고 졸린 상태가 되어버렸다. 항생제뿐만 아니라 진해거담제 등 내가 부작용을 겪을 만한 약이 꽤 있었고, 오늘은 그 부작용에 잔뜩 시달린 날이다. 주경야독 아니고 주독야경. 낮에 공부하고, 밤에 일하려고 했건만, 오늘 낮 동안에는 도서관에서 잔뜩 졸며 책을 읽고 이것저것 들여다보다가 저녁이 되어 밥을 먹고 약을 챙겨 먹고 나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오늘은 깨끗이 포기하고 쉬어야지 하고 침대에 기대어 앉아 일기를 쓴다.
왠지 모르겠는데, 최근에 두 번이나 꿈속에서 라자카포타를 시도했다. 실제론 내가 아직 하지 못하는 아사나지만, 오늘의 꿈에서는 엄청나게 잘됐다. 완벽한 후굴로 발끝과 머리끝이 닿을 수 있었다. 목이 아픈 것과 연관이 있을까. 재밌는 연결들이 보인다. 몸의 왼쪽이 아픈 것도 그렇고. 해소해야 할 감정들이 터져 나오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엔 예기치 않게 어떤 기억이 떠올라 시원하게 소화가 되는 일이 있었다. 정말 실제로 소화가 됐다. 정말로. 가장 뜨거울 때 꼭 통과의례처럼 이렇게 아프게 비워내며 지난다. 그러고 나면 몸이 잠깐 많이 약해지긴 하지만, 그 후엔 새로운 것들이 느껴진다. 휴우 그래도 내년부터는 아프지 말고, 뜨거워지기 전에 미리미리 조금씩 식힐 수 있도록 해야지. 분명히 작년에도 그렇게 다짐했었는데 올해 마침 광주에 도착한 때가 그때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기후 위기로 여름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으니 더 걱정이다. 어찌 이 고된 계절들을 우리 헤쳐나갈까.. 내일은 방에서 일 많이 하고,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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