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7월 28, 2025
금요일, 7월 25, 2025
목요일, 7월 24, 2025
월요일, 7월 21, 2025
여름 - 불 - 심장 - 소장
어제 아픈 몸을 이끌고 약초학 워크샵엘 다녀왔다. 너무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약초들을 직접 손으로 만지고 얼굴에도 문질러보고, 뜯어보고 맛을 보며 느꼈다. 그렇게 하니 각각의 식물들이 모두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다양하고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그래. 여름날에 자라는 약초들을 만났는데 그것들은 거의 시원한 성질을 갖고 있었다. 가장 뜨거운 계절을 견디며 자라는 것들이 열을 내리게 도와주는 능력을 가졌다는게 너무 신기하다. 오지은은 두통이 있었는데, 식물들과 교감을 하면서 두통이 싹 가라앉았다고 했다.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평생 이렇게 조금씩 그 계절의 식물들만이라도 배우며 그 계절을 지나가면 금방 많은 이야기들이 쌓이겠다. 정말 재밌어.
새로운 감각들을 여는 연습을 한다.
오래된 것들, 고여있는 것들은 이제 뒤로 하고 새로운 것들을 마주하는 때다. 천왕성이 이동하는 것처럼 나도 다 뒤집어 엎어버리는거다. 그래서 이렇게까지 아팠나 싶기도 하다.
지난 2년은 특히나 특별한 시간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색다른 경험을 하면서 산 해일거야. 지량과 결혼을 한 것도 그렇고, 회사생활을 2년동안이나 했고 ! 내가 평생 갖고 있었던 생의 패턴이나 의식의 흐름들을 조정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방식이 너무나 비효율적이고 잘못되었고, 그래서 이렇게 고쳐나가는 것이 옳은 것이야 - 하면서 말이다. 그건 분명히 놀랍고도 새로운 배움이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천왕성이 새로운 7년의 흐름으로 나를 데리고 가면서 다시 모든 것을 뒤엎어버린다. 내가 나쁜 거라고 생각했던 것,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다. 나는 더 자유롭게 날아다니면서 그것들을 바라본다. 그러면 어떤 자리에서 볼 땐 바보같고, 실수투성이인 것들이 어떤 자리에서 볼 때는 그 무엇보다도 자유롭고 아름답고 재밌는 것들이 된다.
손톱을 물어뜯거나 다리를 흔들어대거나 몸을 배배 꼬거나.. 하면 어때. 눈을 감으면서 일기를 쓰는 것도, 흔들리는 몸의 리듬을 음악 삼아 그것에 맞추어 생각을 흐르게 하고, 글이 써지게 하는 것은 재밌는 일이잖아. 그저께 지량과 함께 보았던 빠르게 흐르는 구름이 생각난다. 마치 그 구름처럼 말이다. 구름이 아주 빠르게 흘러가는데 흘러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갖추어져있던 모양들이 시시각각 변한다. 실은 갖추어져있는 모양이라는 것은 없지. 시시각각 변하는 갖추어짐. 아무튼 이런 구름같은 흐름들을 다시 찾아간다. 아이고 재밌어라.
목요일, 7월 17, 2025
벽사
봉숭아물을 들였다. 지난 주말에 양주에 다녀왔다. 집앞에 봉숭아가 많이 자라있었다. 서울로 돌아올 때 이파리를 많이 떼어왔다. 돌멩이로 이파리뭉치들을 짓이기고 지량에게 부탁해서 물들였다. 색깔이 좀 연하길래 집에 예전에 사두었던 시판 봉숭아물들이기로 조금 더 물을 들였더니 진하게 마음에 들게 색이 들었다. 붉게 물든 손끝을 보면 기분이 좋다. 여러가지 여름의 감각들 중에 내가 참 좋아하는 것. 짓이겨진 꽃잎과 이파리 냄새와 축축하게 젖는 손끝. 그리고 손톱 주변까지도 주황으로 물드는 일. 봉숭아 물들이기 풍습에 대해서 찾아보니 벽사라는 단어가 나온다. 벽사색은 액운을 막아주는 의미가 있다. 봉숭아 물들이기는 예쁘게 손을 치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액운과 질병까지 쫓아내는 부적과도 같은 풍습인 것이다. 마침 그 일주일 전부터 많이 아팠던 나는 병이 거의 나아질 즈음에 봉숭아 물을 들인 것인데, 벽사색이 이제 남은 모든 독소까지 달아나게 해줄 것 같았다.
오랜만에 정말 많이 아팠다. 일주일도 넘게 내리 아팠다. 그동안의 스트레스와 독소가 쌓이고, 그것들을 내보내야하는 때였던 것 같다. 내 몸이 그렇게 해준 것이다. 어서 이것들을 청소하자 ! 많이 많이 아팠고, 많이 비워냈다. 한창 아프고 비워지고 있을 때에는 너무 아파서 호흡에 신경을 쓸 수가 없었는데, 좀 나아지고 이번주 월요일에 오랜만에 요가를 가서 수련을 하니 몸이 풀어지고 호흡하는 감각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그러고 나니 내가 어떻게 호흡하고 있었지? 하는 질문이 들었고, 비움과 호흡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것들을 같이 나누고 싶어졌다. 이걸 주제로 리빙룸을 열어볼까 생각 중이다. 그런데 어떤 내용들로 채울 지는 모르겠다. ㅎㅎ
수요일, 7월 02, 2025
7월이 가까워지면서 서서히 내게 다가오던 신호들. 내가 느끼는 감정과 변화들. 그 모든 것들이 정리되는 날이다. 내가 느끼던 것들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 일단 너무 감사하고, 안심하게 된다. 지금 무언가가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 내가 지금 잘못하고 있다는 그 느낌이 강하게 들기 시작한 것이 얼마전인데, 그것은 천왕성의 정확한 신호라고 한다. 천왕성은 질서가 파괴되면서 오는 혼란, 해방, 반항 그리고 통찰까지 관장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번 7월에 천왕성이 쌍둥이자리로 7년만에 돌아오게 되는데, 이 시기는 정말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는 때라고 해석된다는 것을 알았다. 내 인생이 또 다시 정말 커다란 탈피를 이루게 되는 시기가 다가온 것 같다.
요즘 자전거를 타면서 경사가 진 언덕을 내려올 때 느끼던 그 해방감이 갑자기 번뜩 떠올랐다. 내가 요즘 그 순간에 해방감을 느끼게 된 것, 그 짧은 정말 잠깐의 해방감, 모든 것이 가볍고 시원하고 자유로운 그 느낌이 천왕성이 나에게 앞으로 줄 선물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정말로 그랬다. 오늘도 그 언덕을 내려오면서 그 해방감을 완전히 느끼면서 왔는데 지금 7월 처녀자리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다가 이 천왕성이 쌍둥이자리로 진입하는 것에 대한 내용을 알게된 것이다. 그 해방감이 이 천왕성과 완전히 마주친다. 10하우스를 흔들어놓는다고 했는데 10하우스는 직업과 기술, 소통 등의 영역이다.
오늘 새벽 지량과 오랜만에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잠에 들기 전에는 내가 꺼내던 그 질문들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지, 내가 단한번도 '제동'을 풀고 끝까지 가본적이 없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지량은 내게 그것이 내가 해결해야할 숙제인 것 같다고 말해줬다. 그렇다. 그게 나의 숙제이구나.
너무 속이 시원하고, 가뿐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