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9월 29, 2022

수요일, 9월 28, 2022

오늘은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지 않았다. 간단히 청소를 하고 밥을 먹었다. 해야 할 일들을 곧장 시작할까 머리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잠시 바닥에 누워서 몸을 똑바로 폈다. 몸을 똑바로 펴고, 산책하기로 했다. 볕이 아름다운 오후에 나가서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오랜만에 산책을 했다. 다른 위중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사방을 둘러보며 천천히 내 동네를 걷는다. 잎의 모양, 꽃잎, 그림자의 모양들, 벽에 비친 햇살의 색깔, 그런 것들을 바라보는 일처럼 아름답고 여유로운 일은 없다. 산책의 위대함은 여기에 있다. 모든 것은 그곳에 있다. 모든 아름다움이 그곳에 늘 있다. 늘 그곳에, 그러나 모양과 색깔은 늘 새롭게. 산책을 하는 것은 사람뿐이다. 산책하기를 선택하는 것은 사람이다. 그것을 선택하지 않는 것도 사람. 아름다운 것을 보는 일은 오늘의 내 선택이었다. 하늘과 빛이 아주 온화하여 마음이 부드러워졌다.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이라고 생각했다. 내일은 또 새로운 가장 아름다운 날일 것이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아름다운 시간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때 친구들의 이름을 떠올렸다. 이처럼 선명하고 희망적인 마음이 가득할 때에 기도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힘들고 괴로울 때에 하는 기도도 너무나 소중하고 간절하겠지만, 내 마음이 사랑과 희망으로 가득한 때에 하는 기도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걸으며 친구들의 이름을 떠올리고 기도를 했다. 감사하는 모든 마음이 모두를 위한 기도가 된다.

월요일, 9월 26, 2022

많이 졸렸다가 - 말끔해졌다가 - 를 반복하는 새벽. 이제 잠을 자야지, 하고 마음을 먹으니 그래. 
하루를 돌아보는 일기를 쓰지 않은지 오래된 것 같네.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발견을 할 수 있는 하루하룬데 말이야. 
열심히 책을 만들고 있다. 이리 저리 글자를 고치고, 사진을 넣었다가 뺐다가, 모양새를 바꾸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고 만다.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압박과 스트레스를 느끼기도 하는데, 그런 와중에 내 곁에 한결같은 사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 - 
그 전반이 고통과 괴로움이고, 그 가운데에 한줄기 빛같은 즐거움과 행복이 반짝하고 지나가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이제까지의 내가 인식하는 삶은 정말 그랬다. 
근데, 이제는 그런 통각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 삶의 전반을 행복으로 느껴. (특히나 요즘같은 나날들은..) 너무 힘들고, 피곤한 순간이 많은데 - 그것들도 결국에 다 가볍게 지나가는 것을 느낄 때에 스스로 놀라곤 한다. 이 모든 짜증과 피로가 내 삶의 아주 아주 아주 작은 부분이구나 - 이렇게도 금방 지나가고 마는 것이구나 - 나의 날카로움과 예민함까지도. 그런 모습이 때로는 여전하더라도, 그것이 그리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이제 안다. 그것에 집중하느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몰라. 내 사랑이 내 삶의 전반을 행복으로 만들어. 결국엔 사랑이 상태의 전환을 가능케 한다. 
상태의 전환
다른 차원으로의 전환
자신의 결점에 너무 몰두하다 보면 신에게 다가갈 수가 없다고 - 그 단계가 단번에 이해가 되는 순간이다. 얼마전, 마캄에 대한 간략한 내용을 읽었거든. 신을 향해 가는 그 하나하나의 단계가 결국에는 나로부터 벗어나는 단계네. 머리 속에서 많은 것들을 통과하는 중인데(바쁘지는 않게), 말로 쓰여지지는 않는다. 오늘은 이어지지 않는 일기를 쓰고...

 


화요일, 9월 20, 2022

월요일, 9월 19, 2022

어떤 시대의 사랑. 어떤 시대의 뜨거움. 뜨거운 사랑의 시대. 미운 것 고운 것 모두 다 고운 듯 사랑하기. 우리가 사는 지금은 그런 뜨거움과는 멀다는 이야기를 듣곤 해. 얼마 전 아는 작가분의 전시에도 그런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 사랑은 90년대에만 존재했다는 이야기. 
그런 사랑은 오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에 나는 속으로 '그런 사랑 여기 있는데'라고 말하고 말았다. 오늘 내 사랑은 그러해. 나에게 헌신하겠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내 앞에 있다. 그런 말은 정말이지, 이제는 책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말 같았는데, 내가 오늘 그 말을 듣는다. 

내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마음과 형태들이 더 나에게 현실로, 선명하고 확실한 모습으로 나타나. 사랑은 배우는 것일까 앎일까. 드리워진 어둠을 걷어내는 것이 사랑의 일일까. 신이 사랑의 존재인 것처럼, 우리도 본디 사랑일까~ 
Beyond polarity there is transcendence.

2023


An airplane hovering overhead



Woman drawing two dark curtains aside



A third wing on the left side of a butterfly



Two Dutch children talking


수요일, 9월 07, 2022

내가 무엇을 사랑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나를 소개하네. 

처음 블로거를 만들었을 때는, 내 동생과 미셸을 사랑한다. 라고 나를 소개했다. 가족이 늘어나면서 내 소개가 바뀌는 것이 재미있다. 

내 동생과 미셸, 미유를 사랑한다. 그리고 지량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