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4월 11, 2026

Pavėjui

한 번도 들어보거나 말해보지 않은 언어로 불린 노래를 듣는다. 문자를 보고도 그 의미를 추측해 보기 어려워 번역해 보니, 리투아니아어였고, 노랫말은 음악처럼 참으로 단순했다. 아아아아아- 아마도 이 문장을 만날 운명이었다.


Kuo garsiau šauki mane
Tuo tyliau girdžiu tave, aa-aaa

네가 나를 더 크게 부를수록
네 목소리는 더 작게 들려, 아-아-아


바깥의 소음이 클수록 내면의 소리는 작게 들린다. 소리가 쌓인 곳에서는 진짜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처럼.

최근에 수많은 소리가 나를 너무 둘러싸고 있는 것 같아, 그것들과 나 사이의 공간을 더 넓히고 싶은 순간들이 좀 있었다. 그럴 땐 책을 읽기가 힘들고, 생각에 빠지는 것도 어렵다. 소리는 고독 속에 나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집에 있었던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요즘 꺼내어 읽고 있는데, 릴케는 끊임없이 고독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우리는 고독해야 한다고. 젊은 예술가에게 하는 말이지만, 모두에게 필요한 말이다, 분명. 지금은 모든 게 너무나 많다. 모든 것이 너무 많이 만들어지고, 보려 하지 않아도 너무 많이 보이고, 들린다. 그리고 많이 버려진다. 그들과 나 사이의 공간이 충분치 않다고 느껴질 때마다 신경이 곤두선다.

어제 혼자 집에 걸어오는데 상쾌했다. 비가 그치고 맑아진 것 같은 날씨도 한몫했지만 고요한 음악을 틀다가 우연히 찾아낸 이 음악 덕분이기도 했다. 처음 듣는 순간 좋았다. 간단한 피아노 연주 소리와 부드러운 목소리와 반복되는 단순한 가사가 나를 편안하게 만든다. 오늘도, 이 노래를 계속 들으며 편안해진다.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도 그렇고, 불이 많은 해이기도 해서 아마 올 한 해 동안 많이 계속 시끄러울 것 같다. 여름이 벌써 걱정된다. 너무 뜨겁고 긴장감이 높을 것 같아. 하반기에는 레지던시 생활을 하게 될 테니 그 생활이 기대되고 그 기대감은 안도를 준다. 돌이켜보면, 내가 마르세유에서 혼자 지내며 경험한 그 고독은 정말 너무나 귀중했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진정으로 나 자신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여러 가지 외적인 불편함이 있었지만, 나 자신이 그 자체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껴진 적은 이전에는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은 더 많이 안정되고 있다. 한번 열린 것들은 결코 다시 닫히지 않는다. 그리고, 2020년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지금까지 수많은 것들로 가득 찬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다시 내가 고독한 시간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너무 귀중한 순간이다. 비어 있는 그 공간을 느끼고 싶을 때, 그 공간이 생겨난다. 내가 그것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것이 바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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