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구와구 친구들과 현님, 지량에게 쏟아내고 조금은 마음을 다듬고 요가원에 갔다.
만뜨라를 함께 외고, 오늘은 우리 몸통 안의 에너지 통로, 수슘나를 느끼며 그 통로를 통해 호흡을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마음이 많이 움직였던 날이라 유난히 더 호흡 중간 중간 여러 생각과 감정이 떠올랐다. 다시 수슘나를 마음으로 그리며 호흡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깊이 집중하며 몸을 열었다. 평소 하던 아사나들도 더욱 깊게 할 수 있었다. 몸을 더 열기로 마음을 먹고, 용기를 내기 시작하니 더 깊은 아사나가 가능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요즘 그런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특히 더욱 그 집중이 가능한 것 같았다. 수련을 시작하면서는 마음이 이리저리 많이 움직였지만, 점점 아사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더 깊게 비틀고, 더 활짝 열고.. 모든 동작들을 마치고 사바아사나로 누웠다. 무거운 담요를 몸에 덮고 포근함과 안전함, 무거움을 느끼며 몸을 추욱 바닥에 가라앉혔다. 바닥에 닿아있는 내 몸을 느끼며 나는 이렇게 내가 땅에 편안히 누울 수 있고 기댈 수 있음에 새삼 감동스러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감격과 울컥함에 너무 머무르지는 않고 다시 이 무게감과 동시에 텅 비어있는 내 몸의 안쪽을 느꼈다. 다시 그 텅 비어있음으로 돌아오는 것은 온전히 현존하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꿈을 알아채는 방식이었다. 결국에는 모두 이 텅 빈 몸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임을, 나는 그 상태를 지금 여기에서 느끼며, 다시금 이 깨어있음 조차도 모두 텅 비어있음이라는 것을, 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계속 비어있음을 느끼며 거듭 꿈에서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