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1월 10, 2025

쌀쌀하게 잤다. 피로한 월요일이다. 오랜만에 아주 늦게 자기도 했고, 미셸이 내 다리 위에서 한참 누워있다가 갔다. 오랜만에 미셸의 묵직한 무게감을 느끼며 불편하게 잤다. 행복한 불편함. 피로함 너머 어렴풋이 느껴지는 이 안정감과 만족감이 그로 인한 것일까. 너무 사랑스러운 우리 미셸. 
내가 너무 좋아하는 드라마 '은중과 상연'을 드디어 오지가 보기 시작했다. 내가 계속 보라고 추천했는데, 이번 주말을 우리가 함께 보내면서, 오랜만에 같이 살았을 때의 느낌도 나고... 그 익숙함과 편안함에 추억의 루틴을 함께 다시 찾은 것 같아서 좋았다. 난 얼마전에 본 드라마인데도 왜이리 몰입이 잘 되고, 재미있던지 정말로 어쩌면 이건 내가 본 드라마 중에 내가 제일 아끼는 작품이다. 나는 3시 쯤에 자고 오지는 조금 더 보다가 잤는데 펑펑 울다가 잤다고 했다. 정말 펑펑 눈물이 나는 작품이다. 근데 그게 나를 슬픔에 머물게 하는게 아니라, 내가 잊고 있던, 혹은 내가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던 그 감정들을 마주하고 해소하게 하는 거라 엄청 개운해진다. 너무 소중하고 순수한 감정들과 창피해서 들여다보기 싫은 감정들이 모두 꺼내어진다. 오지도 그 과정을 지나며 은중과 상연을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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