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6월 30, 2025
목요일, 6월 26, 2025
수요일, 6월 25, 2025
금요일, 6월 20, 2025
비가 오기 시작했다. 늦잠을 실컷 잤다. 꿈도 많이 꾸었다. 쓴 술과 아주 달콤한 술을 마셨다. 잠깐 깨어나는 찰나에 지량이 깜짝 놀라며 좋은 소식을 알려주었다. 오랜만에 기쁜 소식. 기대하고 있던 결과가 드러난 날. 우리는 축하하는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무겁고 어두운 날이라서 그런 것일까, 경신일이라서 그런 것일까 저녁부터 너무 졸리고 피곤하고 몸이 무거웠다. 나는 그렇게 흐물흐물하다가 기운을 차려보려고 요가를 했다. 그런데도 기운이 나질 않았다. 기분이 한참 좋지 않다가, 신기하게도 조금 전에 내가 옛날에 썼던 일기를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 옛날의 내가 나를 위로하네. 모든 기록이 너무 소중하다. 내가 보낸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또 언젠가의 나를 살리기 위해서 오늘도 기록하고 싶어졌다. 기적이란 것은 그런 것이구나. 언젠가의 내가 마주한 기적과 같은 날이 오늘의 나를 다시 살게 한 것이다. 그 일기를 읽은 누군가도 그런 안도와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네. 계속 그 기적이 반복된다. 그렇게 영원히 살아있는 하루. 영원히 살아있는 기적.
이상하게도 자정이 되어가니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다. 경신일은 정말로 졸린 날일까. 깨어있어야 하는 시간이 지나가니까 맑아지네. 오늘은 어떤 포털이 열리는 날이라고 했다. 채널의 날이자, 경신일이자, 포털이 열리는 날. 오늘을 기점으로 어떤 방향성이 정해진다던가, 에너지가 변화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아까 저녁때까지만 해도 너무 머리가 무거워서 그런 것은 느껴지지 않아서, 아니 너무 무거워서 오히려 내가 다시 무거워지는 것은 아닐까, 무언가가 닫혀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살짝 들었다. 신기하게도 이제 그것들이 모두 걷히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모든 것들이 무거운 와중에도 내가 느끼는 이 변화들이 이 찰나와 같은 시간들 속에서도 선명하게 느껴지네. 그저 다가오는 것들을 마주하는 수밖에 없다. 어떤 문이 열린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아주 쓴 술을 마시고 나니, 이전엔 내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맛없는 것 같았던 술이 정말 너무 달콤하고 맛있었다, 오늘 꿈에서.
다시. 기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