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공기가 잠시 나를 완전히 짓눌렀다. 얼마만에 느끼는 감정인지 모르겠다. 내가 잘못된 곳에 와있다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았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지. 내가 어쩌다가 이곳에 서 있게 된 것이지. 내가 간절하게 바랐던 모습이 갑자기 떠오르면서, 내가 지금 그 모습으로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흠칫 놀란 것이다. 그런데 왜 그렇게 살지 않았는데도, 만족하고 행복해하며 살았던 것일까. 동시에 그 생각을 같이 했다. 위대한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가 되는 것,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 그런 일들과 그 날의 저녁을 정성스럽게 만들어 먹는 일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사실은 그것이 결코 다른 가치를 가진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치만 내가 바랐던 것도 있어- 하는 그런 소리가 나온 것이다. 갑자기 모든 것이 너무 막막해지는 것 같았다. 내가 원하는 것에 온통 시간을 쏟고 싶어. 넉넉하게 시간을 들여서 고민하고 골몰하고 뚫어져라 바라보고 싶어.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뿐이긴 했다. 늘.
많은 것들이 요동치는 때인 것 같다. 여행을 떠나야하는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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