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의 여름은 내 인생의 최고였는데 ! 지금의 여름은 여름이 어떤지도 모른채 지나가는 것 같아. 벌써 저녁 바람은 시원해졌어. 정말 입추가 지나니까 아직 아무리 한낮에 기온이 높다하더하도 저녁이 되면 바람이 다르다. 부드럽고 시원한 이 바람을 느끼는 것. 이보다 좋은 것은 없을 거야. 몸에 힘이 너무 없다. 그치만 다행이지. 나는 내 모든 걱정들의 합이 아니야. 나는 지금의 여름이야.
가슴이 조금 가벼워진 것을 느낀다. 괜찮아질거야. 나는 또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나는 또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어. 나는 아름다운 것을 느낄 수 있어. 나는 아름다운 것을 보여줄 수 있어.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이야. 그렇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발견한 아름다운 것들을 세상에 보여주는 것.
이제 가능할 때마다 이 시간에 옥상에 올라와 하늘을 바라보겠어.
토요일, 8월 19, 2023
무기력이 심한 날. 기분도 함께 가라앉음을 느꼈다. 몸에 기운이 너무 없어서 무얼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사실 먹고 싶은 것도 없어서 그냥 초콜릿 쿠키와 아몬드 우유를 마셨다. 디아블로를 하고 싶어서 아이맥에 설치하는 복잡한 방법을 인터넷에서 찾아서 따라 해 봤는데, 안되는 것 같다. 휴 ! 참말로. 그렇게 낮시간을 좀 보내고, 이런저런 증상과 치료법 등에 대해서 해외 의학 블로그 같은 곳을 보다가 요가를 했다. 그래도 한 30분 정도 집중하여 요가를 하고 다시 자리에 앉아 일기를 쓰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몇 가지 동작만 가끔 하는데도 요가 아사나가 점점 순조롭게 되는 것을 느낀다. 특히 우르두바 다누라사나. 아치형으로 일어서는 순간 양쪽 어깨와 가슴 중간에서 소리가 난다. 너무너무 시원해. 가장 시원하고 개운해지는 동작이다. 운동의 효과가 항우울제보다도 더 좋은 약이라고 하는데, 움직이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 그렇다고 커피로 몸을 억지로 깨울 순 없다. 흠냐. 아무튼 다행히 힘겨운 오늘 요가를 했으니 뿌듯함을 느껴야지.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모르겠다. 오늘 일어나서 고양이들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오늘 잠을 잘 못자서 더 그런 건지 힘이 없다. 아니 사실 어제는 커피를 오랜만에 내려 먹어서 그나마 조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는데, 다시 매일 커피에 의존하는 생활로 돌아가고 싶진 않아서 오늘은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다. 후후하하. 지량 보고싶다.
화요일, 8월 01, 2023
놀랍게도 한 달이 훌쩍 지났다. 요가수트라 필사 명상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처음 3일이 지날 때, 일주일이 지날 때, 195일이라는 긴 여정이 어떻게 흘러갈까 싶었는데, 아마 순식간에 마지막 장을 필사하는 순간이 다가올 것 같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요가수트라를 한장 한장 써왔다. 많이 귀찮고 힘이 없고... 힘이 드는 7월이었지만, 어떤 날은 억지로라도 이 필사 명상을 하곤 했다. 내가 빠짐없이 매일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그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이건 같은 목표로 매일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와 서로가 쓴 글씨를 나누고 같은 구절을 써 내려가는 공동의 수행이라 왠지 더 포기하지 않고 꼭 해내고 있는 것 같다. 매일 매일 밴드에 들어가서 내가 쓴 오늘의 장을 찍어 올린다. 아무도 검사를 하지 않지만, 누가 오늘 빠뜨렸는지도 알 수 없지만 그 간단한 루틴이 우리를 이 일을 지속할 수 있게 도와준다. 1일 차, 2일 차, 3일차... 이 숫자들을 빠뜨리기 싫은 강박이 있는 듯도 하지만, 어쨌거나 그 강박으로 인해 하고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뿌듯하다.
보르헤스의 갈림길에 대한 이야기를 찾다가 블로그에 썼던 일기 중에 글이 있을까 하고 검색해 보았는데, 없다. 블로그에 검색하는 위젯을 하나 추가했다. 그리고 온 김에 일기를 쓰고 있다. 얼마나 오랜만에 쓰는 일기지. 필사 명상을 하면서 기록해 두기 위해 7월에 몇 번 오기는 했지만 이렇게 일기를 써 내려가는 일은 정말 오랜만이다. 사실 써 내려갈 힘이 정말 없었다. 말이 전혀 이어지지가 않았다. 구름이 잔뜩 낀 것 같았다. 아까 검색을 해보니 내가 이 전에 아주 길게 하루를 풀어 쓴 일기들을 발견했는데 그게 참 신기하다. 그래도 오늘 이렇게 일기를 쓰는 걸 보니, 그것이 다시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말이 안 나오는 것과 글이 안 나오는 것은 항상 별개의 문제였는데, 이번엔 그게 같이 일어났다. 왤까. 마음이 슬프고 말은 잘 나오지 않더라도, 글로는 복잡한 마음이 더 잘 쓰여지는 때가 있었는데. 이번엔 모든 것이 함께였다. 알 수가 없다. 정말. 아무튼 오늘은 그래도 조금 안개가 걷힌 듯하다. 여전히 글을 쓰다가 다른 인터넷창을 들락날락하는 것은 그대로지만 말이다. 근데 그러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나는 늘 도중에 여기에서 빠져나가지 않기 위해서 같은 음악을 하염없이 듣곤 했다.
보르헤스의 갈림길에 대한 이야기를 찾다가 블로그에 썼던 일기 중에 글이 있을까 하고 검색해 보았는데, 없다. 블로그에 검색하는 위젯을 하나 추가했다. 그리고 온 김에 일기를 쓰고 있다. 얼마나 오랜만에 쓰는 일기지. 필사 명상을 하면서 기록해 두기 위해 7월에 몇 번 오기는 했지만 이렇게 일기를 써 내려가는 일은 정말 오랜만이다. 사실 써 내려갈 힘이 정말 없었다. 말이 전혀 이어지지가 않았다. 구름이 잔뜩 낀 것 같았다. 아까 검색을 해보니 내가 이 전에 아주 길게 하루를 풀어 쓴 일기들을 발견했는데 그게 참 신기하다. 그래도 오늘 이렇게 일기를 쓰는 걸 보니, 그것이 다시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말이 안 나오는 것과 글이 안 나오는 것은 항상 별개의 문제였는데, 이번엔 그게 같이 일어났다. 왤까. 마음이 슬프고 말은 잘 나오지 않더라도, 글로는 복잡한 마음이 더 잘 쓰여지는 때가 있었는데. 이번엔 모든 것이 함께였다. 알 수가 없다. 정말. 아무튼 오늘은 그래도 조금 안개가 걷힌 듯하다. 여전히 글을 쓰다가 다른 인터넷창을 들락날락하는 것은 그대로지만 말이다. 근데 그러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나는 늘 도중에 여기에서 빠져나가지 않기 위해서 같은 음악을 하염없이 듣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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