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와 재생의 별 명왕성이 2023년 3월 물병자리에 들어서고, 명왕성은 10년간 그 자리에 머무른다. 새로운 주기가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고, 그 시작인 2023년 우리는 격변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격동의 시기를 준비하고 나아가는 이들에게 행운이 펼쳐질 것이다. 그래서 11월은 새로운 꿈에 재도전하거나 2022년에 새로 시작한 일, 착수한 일을 재검토하기에 적절한 시기다. 자신에게 질문할 것. 1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그것들을 위해 행동하고, 시작해야 한다. 1월에는 역행하던 별들이 모두 순행하게 될 것이고, 그때는 이미 새로운 시기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니 1월이 오기 전에 준비하고 시작할 것.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들, 무엇이든 리스트를 적어보기.
윤슬이가 2023년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기에 앞서 준비해야 할 것들을 다룬 영상을 보내주었다. 오지를 비롯하여 주변에 지금껏 하던 일들을 마무리하고 아주 새로운 것을 준비하고,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어렴풋이 그런 움직임이 있는 시기인 걸까 짐작만 했는데...! 정말 명왕성이 물병자리에 들어서는 시기라고...! 올해 초부터 준비하고 있던 작업을 재개할 시기가 온 것이다. 안 그래도 8~9월부터 작업을 잠시 멈추고 있던 터였다. 전시 일정과 공간이 바뀌게 되면서 준비하고 있던 전시를 다시 재정비할 필요를 느꼈기에. 그리고 사실 그 변동으로 인해 10월에 있을 큰 이벤트들을 준비할 시간이 생기기도 했다. 덕분에 10월에 있던 큰 행사들을 집중해서 준비할 수 있었다. 지량과 결혼식을 올렸고, 책 3권을 완성했고, 수술을 했다. 이것들이 모두 10월에 일어난 일이라니 ! 새삼스럽게 놀랍다.
그 때문에 사실 10월 말에 수술을 끝내고 11월부터는 아주 쉬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슬슬 다시 작업도 하고, 전시를 위한 재정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더군다나 이찬혁의 새 앨범을 들으며, 오랜만에 '버킷리스트'라는 것을 다시 떠올리기도 했고 말이다. (찬혁이는 너무 지금의 흐름에 맞는 앨범을 만들었네.) 수술 전날, 지량은 내게 병원에 있는 동안 버킷리스트를 적어보라고 했다. 나는 요즘은 생각나는 것들이 없다고 했지만, 지량은 수술을 앞두고 걱정하는 날 위해, 그런 숙제를 내줬던 것 같다. 실제로 잠이 잘 오지 않았고, 그렇다고 해도 버킷리스트에 대한 생각에 집중할 수도 없어서 지량과 페트라에 가고 싶다는 리스트 하나만 간신히 떠올렸다. 그리고, 사실 수술을 한 날부터는 너무 힘들어서 버킷리스트 숙제를 아예 잊어버렸다.
집에 돌아와 쉬면서 동생이 해준 밥을 먹고, 지량과 부산에도 다녀왔다. 버킷리스트라면 버킷리스트일까.. 다시 내 소망, 내가 하고싶은 일들, 내가 준비해야할 것들을 돌아보고 정리할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하며 약간 꿈틀거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내 몸도 그러는 중이다. 흐트러진 몸의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해 몸은 질병을 만들어낸다. 자궁보다 큰 혹이 떼어져 나왔고, 혹과 함께 살아가느라 눌렸던 주변 장기들이 제자리를 찾고 적응하느라 이런저런 불편함들이 느껴진다. 변화된 상태에서 다시 또 변화하는 과정이니 혼란과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 (명왕성이 물병자리에 입궁하는 것처럼....!) 그것들에 신경이 많이 집중되는 것이 힘들긴 했다. 많은 것들을 게워내야만 했다. 힘이 없고 아프고... 그래도 이 고통들이 내 몸의 균형을 찾기 위한 과정이고, 내 일상의 일부라고 여기니 조금 마음이 편안해졌다. 작년부터, 아니 어쩌면 수년 전부터 시작된 내 쇄신 작업은 그래도 많이 안정되었고, 어떤 부분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오래된 혹을 떼어냈고, 나와 새로운 생을 함께 할 파트너가 생겼다는 것. 내 반쪽이 내 곁에 있다. 정말 정말 새로운 생의 시작인 거구나.
이와 맞물려 신기하게도 오지에게도 쇄신작업이 시작되었다. 나는 지량이 내게 했던 것처럼, 오지에게 버킷리스트를 적어보라고 했다. 오지에게도 그것이 필요해 보였다. 우리의 모든 생의 순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때. 그리고 오늘 본 별자리 영상도 우리에게 리스트를 작성하라고 말한다. 소원의 크기는 상관이 없다. 실현 가능성을 계산하지도, 다른 사람의 욕망과 비교하지도 말고. 새롭게 펼쳐지는 파노라마 앞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상태와 소망들을 다시 재점검하는 때. 11월과 12월에는 그렇게 준비하고, 무엇이라도 시작을 하기로 했다. 새로운 집을 찾는 일도 본격적으로 시작을 해야 할 때인가 보다. 내 반쪽과 맞이하는 새로운 시기. 잘 준비해야지. 재밌겠다...! 11월에는 내가 원하는 것, 나에게 중요한 것들,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들을 정리하고 떠올려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