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7월 18, 2022
수요일, 7월 13, 2022
오랜만에 암실에서 작업을 했다. 마침 오늘은 사용하는 사람이 나뿐이어서 천천히 둘러보고, 준비할 수 있었다.
차분해지는 시간 !
현상액이 들어있는 밧드에 흰 종이를 넣고..! 흔들 흔들 ~ 이미지가 떠오르는 순간 ! 히히.. 막세이 보자르 사진실 선생님이 생각난다. 정해진 기간에 워크샵을 들어야만 암실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나를 위해 어느 날 한 번 특별 과외를 해주셨다. 같이 첫번째 프린트를 했던 순간을 잊을 수 없어.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거의 내 나이에 가까운 세월동안 그 일을 해오셨을텐데도, 그 순간에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아름답다고 외치시던 것이 ! 그것이 참 아름다웠다. 항상 이미지가 떠오르는 그 순간에 마음 속에 그 목소리가 같이 떠오른다.
적당한 세팅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수월했다. 오늘의 이미지는..!
잘 마르게 해주세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런지 몸도 기분도 무거웠던 ~ ~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에 궁금한 시간들이 있다. 그럼에도 반짝이는 것들이 살리는 날. 축축하게 지나가는 7월아 ~ 잘 마르게 해주세요 ~
화요일, 7월 12, 2022
월요일, 7월 11, 2022
토요일, 7월 02, 2022
7월 1일 그리고 2일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 안. 일박이일이었지만 너무나 많은 즐거움과 이야기들이 있었던 여행. 거짓말처럼 맑아진 날씨처럼, 다같이 모이자 지난 며칠간의 우려와 다툼들은 모두 희미해졌다. 우리에게 좋은 곳을 하나라도 더 데려가고싶은 이지언니는 나주를 향하는 길에 서해바다라도 바다를 보여주고 싶다며, 잠시 선유도를 들렀다 가는 경로를 찾았다.
상상하지 못한 낯선 섬의 풍경들과 뜨거운 날씨. 차를 세우고, 우리는 시원한 음료를 사들고 발이라도 담그자고 해변으로 갔다. 부드럽고 적당히 시원한 바닷물은 우리 모두의 탄성을 자아냈다 ! 수영복을 입고 노는 어른들과 아이들이 조금 있었다. 조용하고 작은 해변이었다. 발만 담그고 있던 우리는 그들을 보며, 그리고 너무나 완벽하도록 아름다운 바다 풍경 앞에서 몸을 담그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히고 말았고, 이내 곧 예지는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우리 모두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은 채로 결국에 물에 들어갔다. 나는 긴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들어갔다. 우리를 보던 이지언니도 결국에 들어왔다. 오지와 이지, 예지 그리고 나, 그 순간에 우리는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행복을 느꼈다 ! 이지 언니는 물 속에서 정말 편안해보였다.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아름다운 모습. 소금끼가 많은 바다에서 우리 몸은 잘 떴다. 잔잔한 호수같은 해변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쉽고 안전한 느낌을 받으며 수영을 했다. 아. 행복해.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그 시원하고, 동시에 따스한 느낌을 ! 기다란 원피스를 입고 바다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어서 걱정이었는데, 희한하게 그 느낌이 정말 좋았다. 사실 수영복을 입은 것보다도 편안하게 느껴졌다. 원피스가 내 몸을 모두 감싸안고 더 따뜻하고 부드럽게 헤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신난 우리는 손을 잡고 물 속에서 강강술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돌았다. 물 속에서의 강강술래라니. 그건 정말 최고의 몸짓이었다 ! 나는 너무 신나서 카메라를 들고 다시 바다로 들어와 친구들이 헤엄치는 모습과 얼굴들을 담았다. 해가 어느 정도 많이 내려온 시각이라 더 따스하고 아름다운 빛깔의 바다와 세상이었다. 모든 것이 아주 완벽하고 아름다운 ! 믿을 수 없는 예기치 못한 기쁨의 한 조각 !
여행의 본 목적을 잊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던 해수욕을 마치고, 다시 길을 떠났다. 물놀이를 하니 바로 피로함을 느꼈다. 힘이 쭉 빠져 스러져갈 때쯤에 광주에 도착해 설 작가님을 만나 저녁을 함께 했다. 식사를 마치고는 아시아문화전당으로 향해 산책을 했다. 평화롭고 따스한 밤공기 속에 산책을 마치고, 차를 마시고, 설 작가님과 헤어졌다. 나주에 있는 숙소로 온 우리는 늦은 체크인 시간 때문에 혼이 한 번 났다. 돌아오는 길과 숙소에서 그 짧은 밤에 나눈 모든 이야기들이 너무 웃겨서 정말 !!!!!!!!!! 이상한 웃음 치료를 받은 것 같다고 우리는 말했다. 정말 정말 웃겼어. 오랜만에 오지와 바로 옆에 누워 잤고, 어릴 적처럼 낯선 이불과 베개 때문에 한참을 부스럭거리고, 이상한 모먼트들에 참지 못하고 이상한 웃음을 마구 터뜨리다가 겨우 잠들었다. 곧 찾아온 아침에는 또 아침부터 쉴새없이 떠드는 대화소리에 자연스럽게 깼고 말이다. 정말 못말리는 마녀들.
오전 일정을 또 바삐 보내고, 죽설헌에 도착한 우리들. 그 사이에 또 이상한 우여곡절들이 있었다. 주인공 서사 만들기에는 모두 일가견이 있지. 드디어 그렇게 고대했던 죽설헌에 도착했고, 우리는 아름다운 주차장에서부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설박 작가님과 죽설헌에서 박태후 작가님 부부와 함께 하는 진순이의 안내를 따라 정원을 본격적으로 구경했다. 너무 너무 아름다운 나무와 풀, 열매들이 우리를 반겼다. 바닥에 떨어진 설익은 매실을 주워다 먹고, 거미줄에 감탄을 하고, 커다란 파초 앞에서 모두 사이좋게 사진을 찍고. 연못을 돌아 작은 의자에 앉아 연못의 풍경을 사이좋게 즐겼다. 박태후 작가님이 어떤 풍경을 보며 쉬실까 ! 작고 귀여운 나무 의자가 하나 있다. 그곳에. 그렇게 평화롭게 산보를 마치고 작가님 댁에 들어가 서로에 대해 소개도 하고, 차를 마셨다. 다시 꼭 초대해달라는 약속도 받아내고.. 아니 사실 너무나 언제라도 우리를 환영해주실 분이었다. 50년에 걸쳐 정원을 가꾸고 만든 그 마음이 어떠할까. 편안하고, 넓은 마음이 느껴졌어. 그 가족들에게서. 지량과 나도 나중에 저런 이야기와 마음을 나눌 어른이 되어있겠지 - 또 그런 자연스러운 상상에 시도 때도 없이 나는 빠져들었다. 수십통의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키웠다는 작가님 부부의 이야기도, 풍금 소리도, 진순이의 아기도, 발효차의 맛도, 내 사랑을 그리는 마음도 모두 모두 사랑스럽고 평안했다.
금방 다시 오겠다는 인사를 나누고, 다같이 정원에서 사진을 찍고 죽설헌에서 나왔다. 아직 부른 배로 저녁 식사를 마치고, 광주 송정역으로 갔다. 성혜를 먼저 보내고, 역전에서 이것 저것 구경을 하다가 나도 곧 기차를 탔다. 그리고 아직 기차 안. 돌아오는 길, 보드 오브 캐나다를 들으며 일기를 쓰는 중이다. 이제 곧 서울에 도착. 내 사랑과 이제 다시 가까워졌다. 즐거움이 가득했던 각자의 여정을 또 나눠야지. 집에 갈거야. 7월의 시작을 바다에서, 그리고 풀이 가득한 곳에서 하게 되어 너무 좋아. 그렇게 우리 모두 그렇게 평안 가득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