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2월 23, 2021

수레바퀴

이상하게 바쁘고 정신없는 중에.. 하필 또 찾을 것들이 있어 어제 오래된 서류뭉치들과 그림 등의 자료들을 들춰보았다. 그러다가 드니 빌뇌브의 콘택트에 열렬히 감동하고 영원회귀에 대해 열심을 다하여 설명하며 다니던 시절에 뽑아둔 자료를 발견했다. 버리려다 말고 다시 제자리에 두었는데.. (지금도 나의 시간관은 영원회귀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굳이 그 원형을 싹뚝싹둑 자르고, 다리미로 쫙 쫙 펴내서 직선의 시간을 살아가던 요즈음..

그다지 유쾌하진 않은(아니 어쩌면 그 어떤 소식들보다 유익할 수 있는) 오늘의 이벤트 후에 신기하게도 다시 그 원형을 복원할 실마리를 발견한 것 같다.

한 해가 어떤 형태로 흘러갈지 알고싶다면 5년 전을 돌아보라던 칼리의 말이 스쳐지나갔다. 사실 늘 거부감이 들곤 했던 말인데..(돌아가고 싶지 않으니까). 그런데 오늘 갑자기 2016년의 2월 그리고 3월을 살아가던 내가 지금의 나와 정확히 중첩이 되는 순간을 느꼈다. 정말 이상하고 신기한 수레바퀴...

그러고나니 칼리의 말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차례 차례 퍼즐이 맞추어지는 중인 것 같다. 그 때에 내가 끝내지 못한 일이 있는데(어쩌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일), 그게 다시 비슷한 형태로 내게 돌아왔고, 얼마가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끝낼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생긴 것이지. 신기하게도 어제 발견한 그 서류뭉치들도 대략 5년 전의 것들이다. 이제 다시 그 굴레가 오는 때에 나는 아마 더 잘할 수 있다. 나는 이미 내일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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