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서 이 의미심장한 꿈을 기록했는데, 얼마전에도 비슷한 느낌의 꿈을 꿨던 것이 떠올랐다.
작은 스푼 두개의 꿈.
도자기로 만들어졌던 것 같은데 매끈하고 반짝이는 유약이 발라져 있어서 아주 예뻤다. 하나는 온전하게 도자기로 만들어졌던 것 같고, 다른 하나는 그 매끈한 재료에 구리인지 황동인지 모를 다른 재료가 섞여있었다. 그 두 재료가 섞인 스푼은 표면의 결이 너무 러프하고 정돈이 되어있지 않아서 내 친구가 다듬어줬다. 내 친구 두명이서 그걸 다듬는 작업을 해줬는데, 다시 내게 돌려주면서 그 중 하나는 내 옆에 있는 짝꿍에게 나눠주라고 했다. 그 매끈한 수저를. 내 짝꿍은 정말 그냥 짝꿍일 뿐, 나랑 어떤 깊은 인연이 있는 친밀감이 강한 친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너무 고민이 됐다. 이렇게 예쁜 스푼 두개를 나누라고? 근데 그렇게 하는 것이 내게 어떤 수행이 될 거라는 식으로 친구가 내게 말하며 나누라고 했다. 나는 마음 속으로 솔직하게는 이걸 지량이나 지은이랑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하긴 그러면 그건 아무에게도 베푸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 혼자 가지고 싶다는 욕망 혹은 욕심이겠거니하는 생각을 했다. 정말 그래서 솔직하게는 내키지 않았지만 나누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4월 한 달 동안에 이런 선명한 꿈들을 꾼 것이 신기해서, 다시 그 장면들을 떠올리며 지금 카드를 뽑아봤다.
이조차도 메시지는 선명하다. 신기하게도 은둔자 카드와 수피 오라클의 determination 카드가 너무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무언가를 끝내고, 밝아지고, 조용히 혼자 걸어가는 여정. 수피 오라클은 인내가 행운으로 이끈다고 말하고 있다. 근데 정확히 이 꿈들과 이 카드의 메시지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아직은 모르겠다.
그리고 마지막 저 탱화 카드는 내가 꿈에서 공양하려고 떠올렸던 지갑 속에 늘 가지고 다니는 그 카드다. 실제로 늘 내가 지니고 있는 카드다. 관음보살과 뒷면은 반야심경이 적혀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형태가 있는 것이 곧 비어 있음이고, 비어 있음이 곧 형태. 꿈의 마지막에 갑자기 번뜩 떠올랐던 탱화 카드의 이미지가 반야심경의 내용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내가 꿈속 가방에서 꺼낸 반짝이는 것들 - 그게다 '색'이고, 내가 찾고 있던 것은 그 안에 공이 담긴 것, 기도가 담긴 것이었다. 그러나 다시 반야심경 자체가 말하는 게 뭔지 보면, 그 구분 자체도 결국 공이라는 것이다.
내가 꿈속에서 더 아름답고 귀한 것을 누군가와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어려우면서도 그것이 내게 필요한 일이고, 수행이라고 여겼던 것. 그래서 스님에게 주려고 열심히 찾은 그 소중한 기도가 들어간 금강저와 카드. 결국 내가 그렇게 저울질하고, 고민하던 그 가치들도 결국 다 공이라는 이야기를 어쩌면 관음보살이 내게 하고 싶었던 것일까? 꿈속에서 내가 어렵게 느껴졌던 그 나눔과 공양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다. 내 기도와 소망과 신성한 마음이 들어간 것들과 그렇지 않은 다른 반짝이는 것들 혹은 예쁜 수저 한 쌍 그 모든 것들이 내가 그렇게 아까워할 것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도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진정한 공양이 가능하겠구나. 그 어떤 것이라도 다 내어주고, 바칠 수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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