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6월 30, 2024

a word of wisdom

으음~ ~ ~ 따라다라라라. 흥얼거리는 소리. 비오고 난 다음날의 공기. 시원하고 촉촉한 바람. 모기장도 열고 창문을 활짝 열어 모든 것을 받아들이자.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응원을 하고 응원을 받고. 상쾌한 일요일 아침을 보냈네! 감기에 들어 컨디션이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쾌하다. 너른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야지. 너른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사랑해야지.

오늘은 6월의 마지막 날이네. 7월이다. 7월 8일은 마야력에서 새해다. 또 다른 새해가 다가온다. 또 다른 연말을 맞이하는 지금. 지나온 꿈들을 돌아보고 정리해야지. 올해 상반기를 돌아보는 일이자, 또 다른 한 해를 돌아보는 일이 되겠구나. 계속해서 오늘은 정말 그런 날이다. 이 바람이 너무 시원하고 맑게 느껴진다. 내 살결을 감싸는 이 촉감이 참 좋네.

화요일, 6월 25, 2024

토요일, 6월 22, 2024

물 속의 생에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지? 물 속의 생에선 해가 지고, 해가 뜨는 일이 없잖아. 내가 만약에 물 속에 살고 있었다면 해는 수면 위에서만 뜨고 지는 것이었겠네. 하지만 땅에 있다고 해서 해가 땅으로 지고, 땅에서 뜨는 것도 아니다. 사실 해는 이 땅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있지. 우리 사이의 공간은 무한히 멀다. 하지만 그 무한함으로부터 조금만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는 우리는 하나의 몸이다. 무한함으로부터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우리 밀도는 더 높은 단단한 하나의 점이다. 우리 사이에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하나의 몸덩이다. 그치만 하나의 몸덩이 안에 무한한 공간이 있다. 무한한 거리가 있다. 무한히 팽창하는 사랑들이. 혹은 하나의 묵직한 사랑. 뭉쳐진 사랑.

yestermorrow

우리의 삶은 매일같이 더 자연스럽다. 모든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면서도 당연한 것이다. 우리가 서로 만나게 된 것은 너무나도 기적같은 일이지만 또한 그래야만 했던 일이다. 우리의 삶이 서로 만났을 때 우리는 우리의 삶을 서로에게 적응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다투고, 포기하고, 배웠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만나기 전에 우리는 이미 서로의 삶을 살고 있었다. 우리는 이미 우리였다. 우리는 이미 배웠으며, 이미 다투었고, 이미 모두 배웠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의 당신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공간에 가득한 소리를 느끼다가 나는 문득 이 공간에 가득찬 당연함을 인지한다. 그리고 그것을 생각한다. 이 자연스러움을. 내가 들이마시는 숨은 당신이 내뱉은 숨이며, 당신이 들이마시는 숨은 내가 내뱉은 숨이다. 우리는 서로의 숨 속에서 자신을 이룬다. 우리는 서로를 통해 자신을 이룬다. 이 공간에 당신이 만드는 소리가 가득하다. 몸을 움직일 때 나는 소리, 웃을 때 나는 소리와 코에서 나는 숨소리, 당신의 컴퓨터에서 나는 소리도. 그 모든 소리 안에 내가 있다. 나는 언제나 그 소리 안에 존재하고 있다. 나는 그 소리다. 

공간을 느끼자, 당신을 느낀다. 오늘은 이미 자연스러워져 있었고, 내일은 이것이 더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오늘은 내일이에요. 어제 누군가에게 '오늘은 내일이예요'하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당연하게 '오늘은 내일인가요?'하고 물었다. 그것은 그냥 흘러가는 날짜를 말하는 것과 같았다. 오늘은 23일이에요. 오늘은 23일인가요? 어제는 내일이에요. 

this is tomorrow.

일요일, 6월 09, 2024

어제는 아침부터 비가 거세게 내렸다. 비를 뚫고 판화 작업실에 가서 작업을 하고,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도 마쳤다. 아직 끝마치지 못한 어제의 판화 작업이 약간 아쉬웠지만 그렇기에 다음주를 또 다시 기대하며... 작업을 끝내고 오지와 만나 밥을 먹었다. 건강한 밥을 먹구, 인사동에 도착해 수많은 인파 속에서 약간은 피로를 느꼈지만, 이내 곧 친구들을 만나 즐거워졌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우리는 밖을 걸으며 그 날씨를 만끽하고 멋진 상점을 우연히 발견해 들러 각자가 발견한 귀중한 것들을 샀다. 윤슬이는 사진집을 사고, 혜빈이는 멋진 원피스를 사고, 나는 귀여운 헤어핀과 팔찌를 샀다. 너무 각자의 것들이 각자에게 잘 어울리고 사랑스러웠네. 
우연히 만난 친구들과 반갑게 길에서 인사를 하고, 어제의 가장 커다란 이벤트 강백수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러 이들스에 갔다. 우리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과 감정에 휩싸여 행복했다. 음식과 술을 마시며 듣는 라이브 공연이라니. 강백수님의 음악은 너무나도 일상적이고도 소소한 표현들로 이루어져있어 모두에게 웃음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나는 눈물도 찔끔 흘렸다. 그의 음악을 들으니 문주와 그의 형제가 살아왔을 시간들이 너무나도 느껴져서 나는 온전히 그에 공명했다. 그리고 문주를 따뜻하게 너무나 꼬옥 안아주고 싶었다. 오지와 함께 문주를 힘껏 안아주었는데 문주는 그 사랑을 느꼈는지 아침에 우리에게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감동스러운 메시지를 남겨주었다. 정말 귀여워.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좋아. 날씨도 좋고. 어제 새로 산 수정들을 꺼내어 정화하기로 했다. 정화하는 김에 오랜만에 모든 수정들도 꺼내어 창문 앞에서 은은한 햇살과 바람을 함께 쐬어주며 팔로산토를 태워 정화해주었다. 수정을 정화하니 나의 몸과 에너지가 개운해지는 기분이 들어 이 넘치는 사랑과 감정을 어찌할 수가 없어 일기를 쓴다. 오늘 내게 다가온 수정들을 앞에 두고 일기를 쓰고 있다. 
우리의 어제와 오늘에 사랑과 순수함이 넘쳐흐른다. 어찌 그렇게도 모두가 사랑스럽고 아름다울까. 모든 것은 그것을 느낄 수 있는 때에 만끽해야지. 이 감정이 사라지지 않기를 계속해서 느낄 수 있기만을 바라지만, 그런 바람과 소망 혹은 집착이 될 수도 있는 그런 마음보다는 겸손하게 현재 내 앞에 나타난 것들에 감사하고 그것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느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