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4월 27, 2023

뜨거운 기운이 너무 많아질 때에는 글을 잘 쓰지 않게 된다는 칼리의 말이 많이 공감되었다.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밖으로 많이 나가는 3월과 4월을 보냈는데, 글을 정말 써질 않았네. 쓰려고 해도 잘 써 내려가지지 않는.

바탕화면이 너무 어지러워서 정리를 하는데 지량과 강원도 여행을 갔던 사진 폴더가 있어 오랜만에 들춰보았다. 이 시간을 들여다보는 것도 이제 '오랜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재밌네. 다시 들여다본 지난여름의 사진은 더욱 아름다워졌다. 시간이 쌓일수록 사진은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구나. 사진을 찍고 나서 시간이 훌쩍 지나고 다시 들여다보았을 때 지난 시간만큼,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과 그 사진의 시간 사이가 더 복잡하고 두꺼워질수록 그 시선은 더욱 애틋하고 소중해진다. 귀엽다. 사진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짓는 일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야. 정말 정말.

사람들을 많이 만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많이 어지럽고 그래서 글을 쓰지 못한 만큼, 사진도 많이 찍지 못한 것 같아. 내 바탕화면은 정말 많이 어질러져 있었다. 언제 이렇게 또 많은 것들이 쌓였고, 나는 왜 이렇게까지 내버려 두었을까. 여행을 가기 전에 많은 것들을 정리해야겠다. 글을 쓰다가 또 생각나는 것들이 있어, 또 수많은 탭이 쌓여있는 인터넷 창에 또 새로운 탭을 열려고 했다. 우우. 아아. 너무 복잡스러워. 차근차근. 하고 싶어.

일요일, 4월 09, 2023

매일 모두에게 빚을 지고 살아. 산다는 것은 그런 건가 봐. 매일의 빚과 짐. 그렇게 매일 더 복잡하게 얽히는 카르마. 얼마나 많은 생에까지 우리가 서로 이어져 있을까. 매일 사랑으로 갚아도 항상 그보다 더 큰 사랑이 필요하다. 매일같이. 사랑으로 갚는 일이 기쁘게 여겨지는 날도 있지만 대부분의 날은 내가 지는 빚이 더욱 크고 무겁게 느껴진다. 그것을 갚을 생각보다는 그냥 포기해버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마는 - 거의 대부분의 날들. 흠냐뤼. 이유 없는 슬픔은 이제 다 사라졌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명확해져 버려서 이제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일단 건네고 보는 위로' 같은 것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씁쓸하고 외로운 일이구나. 다 내가 견딜 수 있는 일이 되어버렸다. 애초에 견딜 수 없는 일이란 것도 없었지만, 이제는 더더욱 그렇다.

인스타 스토리를 보는데 친구가 셀피를 올려놓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코멘트를 적어두었다. 지금껏 한 번도 나 자신이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음을 깨달았어. 이런ㅎ. 나 자신을 사랑하세요 ~ ~ 나 자신을 용서하세요 ~ ~ 지킨 적이 없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