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0월 27, 2024

이제 집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춥다. 차가운 공기가 몸을 움츠리게 만든다. 날이 추워지면 나는 집에서 분홍색 플리스를 즐겨 입는다. 지금도 몸을 한껏 움츠리고 있다가 입고나니 바로 따스하다. 

요즘은 매일 매일이 너무 바쁘다. 매주 꽉 채워진 일정들과 해야할 일들. 바쁜만큼 머리와 마음이 단순해지는 것 같다. 다채롭고 복잡스럽게 무언가를 떠올리고 볼 여유가 없는 것이 조금 서운하다. 그래서 오늘은 일기를 쓰기로 했다. 그치만 딱히 떠오르는 말들은 없다. 바쁘지만 모든 것들이 단조롭다. 그것이 싫으면서도 좋다. 그래도 요즘 금요일마다 수피 명상 수업을 듣고 있어서 덕분에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이 있기는 해서 좋다. 요가도 하고, 세마 의식을 하며 몸을 움직이기도 하고. 몸의 균형이 한군데로 쏠렸다가, 다시 그 균형을 흐트러뜨리고 정렬하는 것을 반복하는 나날들이다.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는 삶이구나 그래도 항상. 그리고, 한편 다시 집중하고 발전하고자 할 작업이 떠오르는 시기기도 하다. 그래서 단조로운 것을 경계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집중하고 싶은 것에 오롯이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오늘은 오지와 11월에 있을 공연에 필요한 작업물을 설치하기 앞서 약간의 준비를 마쳤다. 우리의 것들이 하나씩 생겨난다. 모든 것은 똑같지만 그 똑같은 것들이 계속 조금씩 더 깎이고, 정제되고, 말끔해지고, 정확해지고, 세밀해진다. 그것을 지켜보는 것이 재밌다. 사는 것은 그런 것인가보다. 요즘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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