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일찍 일어나 일을 하러 가기 전에 빵도 먹었다. 처음 마이클 식당에서 일하기 시작할 때는 늘 더 일찍 일어나 밥을 챙겨 먹고 나가곤 했는데, 몇 달 전부터 근래까지는 거의 나가기 5분 전에 일어나는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다. 너무 피곤하고 잠을 참을 수가 없었다. 요즘 다시 조금씩 돌아가는 중이다. 일어나 다복이네가 준 딸기잼과 피넛버터를 발효빵에 발라 먹었다. 천상의 맛. 목이 막히는 맛. 그럼 저승의 맛인가.
오늘도 많이 바빴다. 어제랑 비슷하게 사람들이 밀려와 점심을 챙겨 먹으려던 우리는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고 좀 안정을 되찾을 즈음에 밥을 챙겨 먹었다. 마이클이 만든 가지볶음은 또 천상의 맛. 고된 노동 후에 먹는 밥은 더 꿀맛이다. 배가 차질 않아 조금 더 먹으려고 하자 사람들이 다시 밀려오기 시작했다. 밥을 입에 욱여넣고 다시 노동. 저녁에도 사람들이 좀 많이 와서 7시 30분까지 일했다. 마이클과 나무님께 딸기청을 선물하고 왔다. 마이클과 나무님에게 받는 것이 참 많은 것 같아서 무어라도 드리고 싶었는데 마침 양주에서 엄마의 딸기로 딸기청을 만들었다. 아주 맛있다. 마이클은 딸기 우유를 해 먹겠다며 좋아했다. 가끔 오늘처럼 오버타임으로 일을 하게 되면 마이클이 만 원씩 챙겨줄 때가 있다. 맛있는 거 사 먹으라며 만원을 내미는데 그게 참 기분이 좋고 참 귀엽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들 화장실을 청소해주고 바닥을 쓸고 밥을 먹고.. 씻고.. 오늘은 그렇게 특별할 것이 없는 날이다. 반추해 볼 것도 그다지 없는 날이다. 그저 그렇게 평범하게 지나간 하루. 다만 어젯밤에 보았던 사마리아의 유튜브 라이브에서 들었던 말을 계속 되뇌기는 했다. 나더러 고뇌하는 인간이라고 그랬다. 그러니 생긴 대로 살으라고. '고뇌 안 하면 병원에 가셔야 합니다', '하루 종일 고뇌를 하세요' 정말 너무 웃기고 슬픈데 어쩐지 위로가 되었다. 나는 고뇌하는 사람이다. 나는 고뇌하는 영혼이다.. 그렇게 살면 되는 것이래. 고뇌하면서.
내일이면 1984에 전시해놓은 사진들도 철수한다. 어느새 2주가 지났네. 그렇게 거미줄에 또 하나의 구슬이 맺히고 ~ 또 무엇일까. 우리 앞에 펼쳐진 시간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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