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가 되면 자동으로 라디오가 켜지도록 설정해놓고는, 학교 갈 준비를 하는 내내 라디오를 들었다.
황정민 아나운서의 웃긴 실수들이랑, 새로 알게 되는 노래들ㅎ
유난히 그 아침 시간 황정민의 FM대행진에서 자주 들었던 것 같은 노래가 하나 있다.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상하게 가슴 아래가 울렁거리면서 오묘한 기분이 들곤 했는데, 지금도 그렇다.
오늘 우연히 아는 친구 덕분에 이상은님 최근 앨범도 찾아듣고, 인터뷰 기사도 읽어보았다. 오늘 이 재회는 어쩌면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되찾아야만 했던 목소리가, 말들이 있었다. 내가 정말 감동받았던 것은, 데뷔 30주년을 맞은 그가, 새로 낸 앨범 속에서도 언제나처럼 깨끗하고, 밝고, 맑은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어쩜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잘 지키며 살아왔을까. 그렇게 계속해서 시를 쓰고,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얼마나 마음을 다잡았을지, 그리고 혼자 연습을 했을지. 그는 어린 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 말했다. 그러고보니 내게 감동을 주는 아티스트들은 모두 한결같이 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들이다ㅎ 장 루이 선생님도 그렇잖아. 네모난 파트리스 선생님도 그런 것 같고 말이야..
아이의 모습, 그것이 어쩌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변치 않을 나 자신의 본질일 것이다.
나 자신을 지킬 수 없을 때에, 삶은 살아낼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갑자기 요즈음 내가 얼마나 징그럽도록, 내 삶을 나 자신과 분리시키려고 했는지를 생각했다. 삶이란 것이, 혹은 죽음이란 것이... 아무렴 아무 것이란 것이 나를 쫓아오는 것 마냥. 혹은 쫓아내는 것 마냥.
나의 것은 내가 하는 것이다. 나의 시는 내가 쓰는 것이고, 내 사진은 내가 찍는 것이고, 나의 말은 내가 하는 것이다. 사는 것도 그렇다. 그러니, 삶이란 것은 지극히도 자연스러운 것이어야 한다. 왜 나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늘 싸워야만 하는 걸까. 어제는 오지에게 그런 말을 했다. 나의 영혼이 강했으면 좋겠다고ㅎ 나는 신약한 사주를 가졌던데, 어쩌면 그게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지금 듣고 있는 노래가 말한다. 강하다는 것은 부드러운 것이라고ㅎ 정말. 나의 영혼이 강했으면 좋겠다. 나의 영혼이 부드러웠으면 좋겠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편안하고 그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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