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강하게 느낀다.
갑자기 순식간에 우리를 둘러싼 모든 선들이 그려졌다.
정말 빠르게.
진한 색으로.
오랜만에 느끼는 황홀경.
아. 너무나 슬펐지만 같은 이유로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
모두가 연결되어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커다란 형벌이자 축복이었다.
일요일 아침처럼 편안하다는 노랫말이 내 귀로 쏙 하고 들어온다.
찬바람이 내 온몸 구석구석을 스쳐지나갔고 나는 정말 일요일 아침처럼 편안했다.
그 가벼움에 나는 어쩔 줄을 몰랐다.
집에 고양이가 새로 왔다. 이름은 사라.
사라와 세라.
어젯밤 멜리나에게 사라 이야기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다.
마틸드 정원을 거닐으며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빛을 보다가 그의 말이 번뜩했다.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
여기에 와서 나는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정말 우연이 아니었어.
내가 마르세유에 온 것은.
저 커다란 햇살이 아니었으면 내가 쓰지 못했을 말들이.
담아내지 못했을 무수한 물결이.
마틸드 정원은 별 특별할 것도, 대단한 것도 없는데, 이곳에만 오면 나는 평범한 그 풍경 속에서 이상하리만치 큰 감동을 받는다.
나무가지가 세게 흔들린다.
나는 또 몸을 바르르 떨고.
행복한 눈물이 나온다.
내게서 황홀경이 완전히 떠나간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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