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한 점 없는 길에 높다란 나무에서 나뭇잎 하나가 떨어졌다.
그게 무슨 영문인지 난 이제 알았어.
괜시리 찡하고 귀여운거.
누군가 밟고간 가지에서 떨어지는 나뭇잎이었다.
나무 뒤에선 사람들이 공을 주고받고 있었다. 모두 가족이 있었다. 강아지도 엄청 많고.
나만 혼자 벤치에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손바닥만한 공책에 글씨를 대충 갈겨 썼다.
지나가던 강아지가 내 앞에 와서 아는 척을 하고, 할아버지는 내 공책에 갈겨진 글씨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지나갔다.
지나가던 강아지가 내 앞에 와서 아는 척을 하고, 할아버지는 내 공책에 갈겨진 글씨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지나갔다.
가만히 앉아 눈앞의 풍경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내가 회복할 수 없는 것들이 보였다.
이미 망쳐버린 사랑들
이미 망쳐버린 가족
이미 망쳐버린 삶
내가 이미 망쳐버린 것들이 눈 앞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아무렇지 않은 사실들로 놓여있을 때에 나는 생각한 것이다.
아 아 . 내가 회복해낼 수 없는 것들이구나.
그건 내게 절망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이미 떠나버린 사람을 생각한다.
문득 문득 떠오르는 얼굴과 이름
죽은 사람 얼굴을 떠올려도 그 얼굴은 살아있을 적의 얼굴이다.
죽은 사람은 떠올릴 수가 없네.
사진을 보다가 참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 얼굴에는 죽음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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