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선사에 다녀왔다. 조금은 복잡스럽고 고생스럽게 보낸 연말을 잘 마무리하고, 아직 남아있는 것들을 잘 들여다보고 싶어서 스님과 함께하는 명상 프로그램을 친구들과 함께 신청했다. 스님과 함께하는 명상은 처음이었다. 처음엔 스님 앞에 다 같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 어떻게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은 재미있게도 내 또래의 여성들이 거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스님도 우리가 반가웠는지 특히 우리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들도 있었던 것 같다. 모두 조금씩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고민과 어려움들을 질문으로 가져왔고, 스님은 바로바로 간단하게 모두에게 명쾌한 해답을 들려주셨다. 해답을 주겠노라-하고 주는 해답은 아니었지만, 모든 말씀이 정말 명쾌하였고 저절로 고개가 계속 끄덕여지는 시간이었다. 오늘 함께 산에 올라 그 자리에서 우리 각자의 목소리를 나누고, 스님의 목소리를 듣는 그 시간이 정말 너무 감사하고 소중했다. 함께해준 친구들이 정말 고마웠고, 멋졌다.
그렇게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마치고, 법당에 올라 108배를 올렸다. 한 번의 절을 할 때마다 진실된 기도의 목소리가 우리를 함께 인도해 주었다. 108배를 마치고는 자리에 앉아 본격적인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밝고 환한 빛줄기로 우리 몸 구석구석을 정화하고, 그렇게 준비된 몸과 마음으로, 오직 그 순간을, 그 공간을,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나 자신을 명상했다. 오늘 스님께 배운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이 땅에 내가 튼튼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단전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늘 의식을 그곳에 두신다고 하셨다. 머리가 아니라, 생각이 아니라, 마음이 아니라 단전에. 단전에 의식을 두니, 정말이지 너무나 쉽게도 가벼이 떠다니는 모든 이미지와 언어들이 가라앉는 것이 느껴졌다. 마구 떠다니는 그것들을 굳이 내가 날려 보내려고 하지 않아도, 단전에 묵직하게 중심을 두자, 온전히 나는 땅에 뿌리 내릴 수가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아직 명상 후에 남아있는 그 여운을 잊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단전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니 정말 이리저리 떠다니는 생각들에 내가 이끌려 다니지 않고 있었다. 오늘의, 이 감각, 배움을 잊지 않기 위해 일기를 쓴다.
힘들었던 모든 것들이 나를 더 이상 끌어당기지 않는다. 나는 그것들로부터 자유롭다. 나는 오롯이 지금 여기에 내 중심에 앉아 있다. 내가 감동했던 모든 말들, 내가 스스로 깨우쳤던 말들과 지량이 내게 해준 말들, 신이 내게 해준 그 말들이 모두 나에게 하나로 다가온다. 그 모든 것들이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된 것인지를 이해한다. 나는 언제나 또 새로이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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