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3월 27, 2025

지량의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놓고 오랜만에 명상을 했다. 그러다가 마지막엔 요가를 했다. 어제 요가원에서 했던 플로우를 조금 반복하다가 마지막엔 차크라아사나로 마무리를 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둥근 바퀴를 만들 수 있었다. 이 움직임들을 마치고 나니, 드디어 조금 정신이 맑아진 것 같았다. 하루종일 졸리고, 힘이 들었다. 거짓된 무기력함과 무력함이라도 그것이 느껴지는 때가 온다면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 또한 제 나름의 흐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멈출 수 없는 불안에 빠지곤 한다. 그것들이 느껴지는 대로 바라보니 구름처럼 움직이고 흩어지다가 사라졌다.

어떤 깨달음과 지혜, 가르침이라도 그것이 언어로 전달되는 때에는 이 세상의 법칙과 논리에 따라 그 내용이 생략되거나 도식화되거나 일반화되는 일이 생긴다. 어떤 깨달음도 온전히 건네질 수 없다는 것을 요즘 많이 느낀다. 체험하고 느낀 것을 말로 전달하려는 일 자체가 어쩌면 어리석은 일일 수도 있겠다. 이 또한 어떤 미술 작품들의 제목이 '무제'가 되는 것과 비슷한 이유일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체험을 전달하는 말과 글 자체가 어떤 깨우침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그 자체가 또 다른 체험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름다운 것, 좋은 것을 나누는 것은 소중하고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중에 가장. 

평안을 지나 더 크고 넓은 사랑에 닿고 싶다. 그것을 위해서는 내가 다시 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가만히 있어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아주 피곤하고도 복잡한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니, 그 흐름에 올라 흐르다보면 그 안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을 보고, 느끼게 된다. 그 외의 것들을 더 탐구하고, 사랑하고자 하는 것은 멈추게 된다. 마음 닦는 일을 멈추게 된다. 

가까운 이들을 위해 하는 기도와 내가 만난 적도 없는 이를 위해 하는 기도가 같아지기를. 그만큼의 사랑과 연민이 내게도 생기기를.

수요일, 3월 19, 2025

막대기, 돌, 길의 끝
나무 그루터기의 나머지, 조금은 외로운
유리 조각, 삶, 태양 
밤, 죽음, 함정, 총

참나무가 꽃 필 때, 덤불 속의 여우 
나무의 매듭, 개똥지빠귀의 노래 
바람의 나무, 절벽, 추락 
긁힘, 혹, 전혀 아무것도 아냐

자유롭게 부는 바람, 경사의 끝 
광선, 공허, 예감, 희망 
강둑은 3월의 물에 대해 이야기해 
그것은 긴장의 끝, 그것은 당신 마음속의 기쁨

발, 땅, 살과 뼈 
길의 박동, 투석기의 돌 
물고기, 번쩍임, 은빛 빛남 
싸움, 내기, 활의 플랜지 
우물의 바닥, 선의 끝 
얼굴의 당혹감, 상실, 발견

창, 스파이크, 끝, 못 
물방울, 방울, 이야기의 끝 
부드러운 아침 빛 속의 벽돌 한 트럭 
밤의 죽음 속에서 총소리

마일, 필수, 찌름, 충격 
소녀, 운율, 감기, 볼거리 
집의 설계, 침대 위의 몸 
빠진 자동차, 진흙, 진흙

부유, 표류, 비행, 날개 
실 뭉치, 메추라기, 봄의 약속 
강둑은 3월의 물에 대해 이야기해 
그것은 삶의 약속, 그것은 당신 마음속의 기쁨

뱀, 막대기, 존, 조 
당신 손의 가시와 발가락의 상처 
점, 곡물, 벌, 물림 
깜빡임, 독수리, 갑작스러운 밤의 타격

핀, 바늘, 찌름, 고통 
달팽이, 수수께끼, 말벌 또는 얼룩 
산의 고개, 말과 노새 
멀리서 선반은 파란색 그림자 세 개를 타고 
강둑은 3월의 물에 대해 이야기해 
그것은 당신 마음속, 당신 마음속의 삶의 약속

막대기, 돌, 길의 끝 
그루터기의 나머지, 외로운 길 
유리 조각, 삶, 태양 
칼, 죽음, 달림의 끝 
강둑은 3월의 물에 대해 이야기해 
그것은 모든 긴장의 끝, 그것은 당신 마음속의 기쁨

화요일, 3월 11, 2025

당신은 모두 나의 어머니였고 나에게 은혜를 베풀었습니다.



당신의 모든 괴로움이 가슴에서 빠져나와 검은 먹구름이 됩니다. 나는 기꺼이 그 검은 덩어리를 들이마십니다. 그 검은 덩어리는 내 안에 들어와 나의 이기심을 녹입니다. 내게 있는 모든 빛나는 것들을 아낌없이 보냅니다. 그럴수록 고통은 사라지고 나는 행복해집니다.

목요일, 3월 06, 2025

수요일, 3월 05, 2025

諸行無常

모든 것은 변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 나의 것이라고 여겼던 것들, 모두 다 변하고 사라졌다. 이 순간에도 모든 것에 계속 변화하고 있다. 오직 내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지금 바로 이 순간. 이 순간이라고 말하고, 생각하고, 글자를 써내려가는 순간에도 계속 흘러 사라져 버리는 순간. 모든 순간은 계속해서 변하니 그 모든 순간마다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다시 깨닫는다. 

월요일, 3월 03, 2025


 

머리를 깨우는 소리를 듣고 있다. 
요즘은 내가 먹는 음식들도 나를 더 깨우고 있다. 무엇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다시금 집에서 요리를 하고 도시락을 싸서 다니게 되면서 더욱 몸이 건강해지고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유기농 야채들로 직접 음식을 해먹으니, 내 몸과 마음의 여러 통로들이 깨끗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무언가를 멀리하고, 가까이하고, 그 거리를 조절하고 실천하면서 더욱 건강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내가 커피를 요즘 먹지 않는다고 하자, 선생님은 우울증이 나아져서 커피를 먹지 않고도 피로를 느끼지 않게 된 것일 거라고 말씀하셨다. 내 어떤 증상들이 나아져서 내가 커피도 먹지 않아도 하루를 잘 살 수 있고, 요리를 할 힘도 생긴 것인지, 내가 실천을 하자 증상들이 나아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완전히 내가 괜찮아졌다고 느끼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 정도 된 것 같네. 마치 내가 꿈에서 보았던 영원히 나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폭포의 지형과도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나선으로 계속 떨어지는 폭포가 깊은 내면으로, 깊은 무의식으로의 여정을 나타내는 것처럼 나는 그렇게 계속해서 계단식으로 나선을 그리며 더욱 깊이 내려가며 치유되고 있었다. 더욱 깊이 내려갈 수록 더욱 상승하는 에너지와 내가 경험할 수 있는 차원들. 
언제나 때를 맞춰 나에게 다가오는 메시지와 이미지들은 이제 더욱 선명해졌다. 요즘은 마야인들의 경험과 깨우침들이 다가오는 나날들이다. 우연히 오늘 어떤 글들을 읽다가 나우알이라는 개념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는 마야와 아즈텍 문화권을 포함한 메소 아메리카의 영성과 신화에 뿌리를 둔 개념으로 개인이 태어날 때부터 함께하는 '동반 영혼' 혹은 '다른 자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인간이 자연의 힘과 연결되어있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한 동물, 자연 요소들로 표현되며 개인의 운명이나 성격, 강점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098983)

나우알은 아마 우리가 상위자아, 참나 등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내가 마주했던 분홍색 돌고래와, 뱀, 마추픽추, 아셰라...가 결국에는 나우알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미세한 떨림이 느껴지고, 그것이 머리를 울린다. 그 진동이 모든 통로를 더욱 생생하고 맑게 청소하는 것을 느낀다. 내가 본 이미지들은 소리와 함께 찾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