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하고 평화로운 주말을 보냈다. 끈적끈적 노곤노곤한 몸을 개운하게 씻었다. 로리의 새 앨범을 틀어놓고는. 아주 좋더군. 기분이 좋아서 씻고 나가면 평화로이 일기를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오랜만에 일랑일랑의 향도 온몸에 묻히고 책상에 앉아 일기를 쓴다. 약간은 붕 떠있었을 몸과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듯하다. 책상 위에 올려져있던 백수정을 잠시 바라보았다. 무지개빛이 보였다. 깨어진 수정의 단면으로 보이는 무지개. 컴퓨터 배경화면-꿈을 꾸고 있는 크리슈나 그림-의 빛이 비추었다. 파랑과 노랑, 분홍. 예뻐라. 꿈을 꾸는 듯이 살고 싶어라. 파랑과 노랑 그리고 분홍의 빛으로. 꿈 속에서처럼 우리의 말들은 앞뒤가 맞지 않지만, 모두가 이해하는 것처럼 그렇게 말하고 싶어라. 모든 규칙과 법칙이 무력화되는. 우리에겐 아주 여러겹의 삶이 있어. 깨어있다고 여겨지는 삶이 선명한 만큼, 내 유체가 자유로이 떠다니는 삶도 더 선명하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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