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5월 29, 2024

요즘은 거의 매일같이 큰 에너지를 들이고, 마주하며 지낸다. 오늘 일을 끝내고 나서 너무 힘이 없었는데, 저녁을 먹고나니 힘이 조금 났다. 별 것 없는 탄수화물 폭탄ㅎ 
힘을 많이 써선지 기분도 약간은 가라앉고, 기력이 쇠한 것 같은 오후 시간을 쭉 보냈는데, 별안간 이런 저런 갈래로 갈라지는 길을 수없이 가다가 방금 전에 막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죽기 전에 꼭 읽어야겠다는 다짐이랄까 목표를 마음에 새겼다. 그걸 적으러 왔다. 그냥 그렇게 거대한 체험 자체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갑자기 재밌게 느껴졌다. 살아 있는 동안의 무언가를 해내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 일이 내겐 드문데, 좋네. 그렇게 사람들은 사는 걸까 ㅎ ㅎ ㅎ 
물론, 살아 있다는 것, 살아야 한다는 것, 죽고 싶다는 것, 죽을 것 같은 마음... 이러한 균형을 잡지 못한 의식, 자아에 치우친 의식들이 우리를 늘 사로잡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그럴 수도 있으니까. 때때로 힘들 수도 있으니까...! 그럴 때에 반짝이고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어야 해!"

토요일, 5월 25, 2024

오랜만에 기가 쪽! 빠진 날. 이번주가 유난히 피곤하고 고되긴 했지만, 오늘은 그 고됨의 끝에 온 것 마냥 쭈욱 힘이 빠져버렸다. 집에 도착하기를 간절히 바랐네 오랜만에. 주말의 홍대는 정말 모든 것들로 가득하다. 소리도 너무 많고, 너무나 많은 에너지들과 접촉하느라 기가 잔뜩 쓰였네. 

덕분에 집에 와서 일기를 쓰게 되었네. 우리집의 고요함이 너무나 그리웠다. 감사해라. 고요함을 느끼기 위해 지나온 소란스러움. 요즘 내 머리 속이 포화상태가 되어가는 것 같다. 다시 또 비워지기 위해서... 나에게 또 모든 것들이 들어오고 지나가고 통과하는구나. 힘들지만 어쩔 수 없지. 받아들여야지. 그리고 또 비워내야지. 게워내야지. 

금요일, 5월 10, 2024

return to joy

빛과 바람이 완벽한 시간. 지량의 피아노 소리도 너무 아름다워. 모든 아름다운 순간들은 그 즉시 만끽해야 해. 모든 것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이동하고 있는 중이니까. 아름답다고 한마디 던졌던 순간과 지금의 빛과 소리는 또 달라져 있다. 새들이 날아간다. 세상은 조금 더 어두워졌다. 해는 막 산 뒤로 넘어갔다. 아직 산너머 동네는 아름다운 빛이 가득하겠지. 오늘 낮까지만 해도 너무 졸리고 피곤했는데, 집을 청소하고 쓰레기도 버리고, 할 일들을 하고 나서 그런 것일까, 마음도 아주 편안하고 기분이 좋다. 마음도 정돈이 되었는가보다. 어제 뽑은 카드가 계속 생각난다. return to joy. 기쁨으로 계속 돌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