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많이 써선지 기분도 약간은 가라앉고, 기력이 쇠한 것 같은 오후 시간을 쭉 보냈는데, 별안간 이런 저런 갈래로 갈라지는 길을 수없이 가다가 방금 전에 막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죽기 전에 꼭 읽어야겠다는 다짐이랄까 목표를 마음에 새겼다. 그걸 적으러 왔다. 그냥 그렇게 거대한 체험 자체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갑자기 재밌게 느껴졌다. 살아 있는 동안의 무언가를 해내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 일이 내겐 드문데, 좋네. 그렇게 사람들은 사는 걸까 ㅎ ㅎ ㅎ
물론, 살아 있다는 것, 살아야 한다는 것, 죽고 싶다는 것, 죽을 것 같은 마음... 이러한 균형을 잡지 못한 의식, 자아에 치우친 의식들이 우리를 늘 사로잡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그럴 수도 있으니까. 때때로 힘들 수도 있으니까...! 그럴 때에 반짝이고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