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0월 05, 2019

2017년 3월 21일

5월까지 내 방은 겨우내의 추위를 가두고 있을 것이다. 책상 앞에 앉아있던 나는 이 지긋지긋한 한기에 걸쳐입을 옷을 찾다가 엄마가 집에 와서 입었던 옷을 발견했다. 우리 집에 오면 항상 그걸 입고 있는데 참 따뜻해보인단 생각을 했다. 머리를 밀어넣고 옷을 입는데 엄마냄새가 난다. 너무 사랑스럽고 따뜻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코를 박고 다시 엄마 냄새를 맡았다.
어제부터 엄마를 생각하는 중이었다. 엄마랑 통화를 했다. 엄마한테 연락이 잘 오지 않을 때는 엄마가 힘들거나 우울해하고 있을 때다. 예상했던 대로 엄마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이제 자려고 누웠다는 그는는 별안간… “나한테 전화해주는 사람 우리 세라밖에 없어”라고 말하더니 엉엉 우는 것이었다. 나는 웃으며 왜 우냐고 엄마를 달랬지만 사실은 엄마 울움소리가 너무 너무 가여워 우울해지고 말았다. 가엽다는 이 말이 또 너무 가여워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엄마는 외롭다고 했다.
이 외로움은 우리 모두가 타고 난 것인데, 이 너무나도 당연한, 이 벗어날 수 없는 외로움이 엄마의 것이라고 생각할 때는 자꾸만 가여워진다. 나는 그렇게 엄마를 생각하다가 계속 마음이 아픈 것이다. 왜 엄마를 생각하는 것은 아플까. 엄마에게 연민을 느끼는 것이 너무 싫고 미안해서 그 마음을 그만 두기로 했더랬는데... 어제 예상치못하게, 온 얼굴에 따스한 미소를 품고 있는 사람을 마주친 바람에 나는 엄마를 생각하게 되었고, 엄마에게 전활걸어 울음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그 울음 소리는 내 모든 냉소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어쩔 때는 내가 엄마를 낳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나도 참.. 오늘 꿈 속에선 엄마가 사라져서 엄마를 이리저리 찾아 헤맸다. 하천을 거슬러 풀을 헤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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