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9월 14, 2019

사랑의 블랙홀

드디어 보았다. 사랑의 블랙홀ㅎ
오랫동안 보기를 미뤄왔던 영화를 드디어 찾게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나도 블랙홀에 빠져있었던거야. 사실 별다를 것 없이 흘러가는 하루를 보내다보면은 그런 지독한 블랙홀에 빠지고 만다. 어두컴컴하고, 무섭고, 어쩔 때는 정말 내가 스스로 나를 해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또 괜찮은 것도 같았다가 그래도 다시 똑같은 돌아가는 하루에 다시 절망하고 마는 그런 블랙홀.
사실 이 고리타분해보이는 영화에 기대를 크게 하지는 않았다. 대충은 익히 들어알고 있는 스토리구성이니.. 그러나 정말 즐거웠다. 그가 블랙홀을 빠져나오는 그 과정과 빠져나왔을 때의 그 표정을 보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나는 영화를 다 보고 발코니에 나가서는, 오늘 저녁 내가 억지로 달을 보며 했던 다짐을, 나도 모르게 정말 신이나서 다시 되내게 된 것이다.
어쩔 때는 나도 그냥 나의 하루가 여기서 끝나버렸으면 하곤 했다. 내일이 없었으면. 그렇지만 늘 어김없이 내일이 오고, 그것은 오늘이다. 내가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매일같이 똑같은 하루 하루를 나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삶을 사랑스럽게 만들 것이다. 빌 머레이가 내일을 맞이하여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어쩌면 나도 정말 저런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다시 가져본다. 어쩌면이 아니라, 반드시. 내일도 나는 똑같이 이 침대에서 눈을 뜨고 일어나 별다를 것 없는 하루를 맞이하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한하잖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 할 것. 사랑을 다해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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