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2월 04, 2021

0

0754

오늘 마이클식당에 갔더니 벽 알림판에 쓰여있던 내용들이 바뀌어있었다.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처음으로 바뀌었다.
그 전에 쓰여있던 내용들은 전부 사라지고, 위피 비밀번호와 화장실 위치와 비밀번호를 안내하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가끔 손님들이 화장실에 대해서 물어보면, 우리는 위치와 비밀번호를 열심히 말로 설명해주곤 했었는데, 
나는 항상 비밀번호를 '공칠오사'라고 말했고, 마이클은 '영칠오사'라고 말했다. 
그것이 나는 약간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벽에 나무님이 써놓은 안내문구를 보니, 나무님도 0754라는 아라비아숫자 옆에 '영칠오사'라고 써놓았다. 나는 하루종일 '영'과 '공'에 대해서 생각했다. 
0은 '영'이라고도 부를 수 있고, '공'이라고도 부를 수 있네. 하면서 나는 음이 같은 한자 두개를 떠올렸다. 

靈 신령 영 
空 빌 공 

0은 사실 둘다 될 수 있었다.
비었지만 존재하는 것. 
영 
그러면서 나는 비었음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그래도 무언가 유의미한 이름이 더 멋진 것 같아, 0을 '영'이라고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0을 '영'이라고 부르는 것과 '공'이라고 부르는 것의 차이를 찾아보았다. 



아라비아 숫자 '0'은 '영' 또는 '공'으로 읽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영'과 '공'은 이렇게 풀이되어 있습니다 .

영14(零)
「명사」
「1」값이 없는 수. ‘0’으로 표기한다. ≒공12(空)[Ⅰ]「1」ㆍ제로02(zero)「1」.
¶ 영에 일을 더하면 일이다.
「2」『운동』점수를 얻는 경기에서 한 점도 얻지 못한 점수.
¶ 축구 시합에서 우리 팀이 일 대 영으로 졌다.


공12 (空)
[Ⅰ]「명사」
「1」=영14(零)「1」.
「2」‘Ο월 Ο일’에서 ‘Ο’과 같이 분명하지 않거나 밝히지 않으려고 할 때 쓰는 부호 ‘Ο’을 이르는 말.
「3」『불교』실체가 없고 자성(自性)이 없음을 이르는 말.
[Ⅱ]「수사·관형사」
예전에, 허(虛)의 1억분의 1이 되는 수를 이르던 말. 즉, 10-112을 이른다.



다른 숫자 사이에 있는 0은 '공'
값이 없는 수의 0은 '영'이라고 읽는 것이라는 글도 보았던 것 같은데.. 마이클이 부르는 것이 정답었구나 하면서 신기해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찾아보니 이제는 거의 모든 사람이 0을 공이라고 부른다. 
영일영이라고 번호를 부르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0
o
O

댓글 없음:

댓글 쓰기